'구민의 힘' 금천구 "가장 큰 변화는 교육에 희망갖게 된 것"
[신년인터뷰] 차성수 서울시 금천구청장
" '교육·복지와 개발'의 양날개로 글로벌 금천 시대 연다"
- 장우성 기자
(서울=뉴스1) 장우성 기자 = 올해 초 금천구 종합병원 조기 건립을 위해 구민들이 자발적으로 벌인 서명운동에 참여한 사람은 모두 25만명이었다. 금천구민 24만명보다 1만명이 더 많았다. 어떻게 된 일일까.
이곳에 종합병원이 들어서면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인근 지역 주민 4만명 가량이 서명에 참여했기 때문이다. 금천구민 중 서명 참여자는 21만명 정도다. 그런데 초등학생 이하를 제외하고 실질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구민이 딱 21만명 수준이라고 한다. 말하자면 금천 사람은 거의 빠짐없이 참여한 셈이다.
"서명운동이 벌어지던 전철역 앞 서명대 앞을 지나가는 구민들이 그 추운 날씨에 장갑을 벗고 종종걸음으로 다가와 기꺼이 서명하는 모습을 보고 가슴이 뭉클했습니다. 금천구민이면 모두 발벗고 나섰습니다. 이게 바로 금천의 힘입니다."
차성수 금천구청장은 구민들 이야기할 때마다 가슴이 벅찬 듯했다. 이런 열정적인 구민과 청장 때문인지 금천구는 민선 5기 때 많은 가능성을 봤다. 21일 금천구청장실에서 이뤄진 뉴스1과의 신년인터뷰에서 차성수 청장은 구민의 숙원인 종합병원 유치를 확신하며, 구청 뒤 옛 군부대 부지가 서남권 중심지로 개발되면 금천구의 미래는 밝다고 역설했다.
구민을 위해 한푼이라도 더 쓰기 위해 자신의 관용차도 팔아버린 차 청장은 금천구의 발전 화두를 '교육·복지와 개발'의 양날개로 집약했다. 학생들의 학업 성취도를 높이면서도 마을이 함께 나서 공교육의 가치를 강화하고, 사각지대를 없애는 효율적인 복지 시스템을 구축한다는 것이다. 대규모 미개발지와 준공업지역의 잠재력을 가산디지털단지와 결합시켜 '경쟁력 있는 녹색창조도시, 글로벌 금천'을 일구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차 청장은 또 오는 6.4 지방선거를 향해 재선 도전 의지를 피력하면서 "교육복지와 개발의 양 틀을 완성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올해 금천구의 역점 과제를 꼽는다면.▲우리 지역 숙원사업은 구청 뒤편에 있는 옛 군부대 부지 개발이다. 이곳엔 반세기 이상 군부대가 주둔했다. 1998년부터 부대 이전을 추진했다. 결국 2010년 6월 도하부대가 경기도 이천으로 옮기고 지금은 비어있다. 여기엔 장기전세주택과 임대주택을 포함해 아파트 3200여세대가 건립될 예정이다. 그 외에도 오피스텔 1200여실, 업무·상업시설과 220실 규모의 관광호텔이 들어선다. 그동안 우리 구엔 경찰서가 없었는데 역시 이곳에 세워진다. 그밖에 초등학교, 공원 2개, 문화체육시설, 사회복지시설도 설치된다.
아파트 단지는 담장을 허물고 공공보행통로를 연결해 '사람중심의 열린공간'으로 만들 것이다. 범죄예방 환경설계인 셉티드(CPTED)를 통해 방범문제 우려도 불식시킨다. 또 태양광, 지열 등의 친환경에너지를 이용하는 '미래형 친환경 생태단지'로 조성할 계획이다. 다음 달 초에 롯데건설에 분양하는 아파트 모델하우스 오픈을 시작으로 사업이 본격 착수된다.현재 금천구에 3차 종합병원이 없어 종합대학병원 유치를 추진중이다. '종합병원 부지 서울시 결정 청원을 위한 금천구 주민운동본부' 중심으로 이달 3일부터 16일까지 서울시에서 대한전선 부지 일부를 도시계획시설로 결정할 것을 청원하는 주민서명운동을 대대적으로 전개해 주민 25만 991명의 서명을 받았다. 주민 공동대표 5인은 서명부를 김병하 행정2부시장(서울시 도시건축공동위원회 위원장)에게 17일 전달했다.
-구내 종합병원 유치를 위해 노력하고 있는데 가능성은.▲백병원과 1000병동 규모의 종합병원을 짓기로 이미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백병원은 금천구에 확고한 의지를 갖고 있다. 현재 땅주인인 부영 측과 가격 협상 문제가 남아있지만 금천구 땅에 병원을 짓겠다는 의사는 명확하다. 현재 병원이 들어설 옛 대한전선 공장부지 약 8만㎡ 중 약 3만 ㎡를 산업용지로 써야 한다. 이중 2만 ㎡가 병원부지인데, 산업시설을 그만큼 유치하기 힘들다. 하지만 우리가 바이오의료산업단지를 산업시설로 인정해달라고 서울시와 협의를 끝냈다. 병원이 들어서면 땅의 부가가치도 더 커진다. 부영의 사적소유권 침해를 우려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민선5기 구정 동안 최대 성과는.▲가장 큰 변화는 우리가 교육에 희망을 갖게된 점이다. 1995년 구로구에서 분구될 당시 인구가 30만명 정도였는데 지금은 24만명 수준이다. 타 지역 전출 인구가 많은데 교육환경이 가장 큰 이유다. 교육 여건을 개선하기 위해 취임 이후 교육분야를 최우선 과제에 두고 많은 투자를 했다. 20억원 수준이던 교육관련 예산을 100억 규모로 대폭 늘렸다. 교육담당관실을 신설해 현재는 25명 정도의 직원이 담당한다. 구청 지하에는 4개의 강의실과 1개의 동아리실로 구성된 평생학습관을 운영하고 있다. 그 결과 2010학년도 대비 2013학년도 수능성적을 서울 자치구별로 비교했더니 금천구가 지난 4년간 수험생의 학력신장이 가장 두드러진 것으로 나타났다.
2012년부터 금천형 복지전달체계개선사업인 '통통희망나래복지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인력·재정의 부족으로 보살피지 못하는 복지사각지대를 없애고 지역자원을 이끌어냈다. 복지서비스의 중복과 누락을 막는 마을단위 상시 사회안전망이다. 2012년 1월 시흥5동 시범운영 후 7월부터 전지역에서 실시 중이다. '통통복지콜센터'를 통해 주민에게 전화 한통으로 복지정보와 상담을 제공하는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콜센터 운영으로 민원인이 여러 부서를 전전하게 하는 고질적인 전화돌리기가 사라졌다. 자살위험가구 위험성이 높은 가구를 선정해 해피콜을 실시함으로써 자살예방과 고독사를 방지하고 있다.
-금천구 수험생 학력 수준이 많이 향상됐지만 아직 수능 상위 성적 비중은 서울시 자치구 중 가장 낮은데. ▲추가 대책을 실시하려면 예산 문제가 있다. 어쨌든 예상보다 수험생 성적이 빠르게 올랐다. 고교에 자율권을 많이 줬다. 구청과 학교 사이 신뢰관계가 형성된 게 성적 향상의 원동력이다. 구내 한 초등학교는 전교생 30%가 기초학력 미달이었는데 3년만에 한명도 없는 학교가 됐다. 공부만 시킨다고 해결되는 게 아니다. 오케스트라도 만들고 학생 한명당 2악기 배우기, 방과후 문예체 활동 집중 등을 지원했다. 공부할 학생은 공부를, 다른 길 선택하려는 학생에게는 다른 기회를 만들어주는 지원을 계속하겠다. '혁신드림학교'도 더 발전시킬 생각이다. 특목고 유치 요청이 많지만 공교육 활성화가 중요하다 그러려면 학교 혼자 힘만으론 안된다. 지역과 마을이 결합해야 한다. '마을이 학교다' 프로그램 역시 공교육 살리기가 목표다.
-금천구는 다소 낙후된 지역이라는 선입견이 있는데 이를 극복하기 위한 장기 비전은.▲2011년부터 금천구가 서울시 서남권의 중심지로 도약하기 위한 '2030 금천구 도시종합관리계획'을 수립했다. 금천구가 낙후됐다는 선입견의 원인은 서울시 지자체 중 상업지역이 가장 적기 때문이다. 주택단지는 개발이 정체돼 노후한 단독주택 위주다. 도로·공원 등 생활기반시설이 열악하고 주민이 교류할 수 있는 커뮤니티시설이 부족하다. 하지만 대규모 미개발지, 서울시 유일 국가산업단지인 가산디지털단지, 서울시 준공역지역 면적의 15.9%를 차지하는 준공업지역은 미래 서울을 이끌어 갈 수 있는 금천구의 풍부한 산업자원이다. '경쟁력 있는 녹색창조도시, 글로벌 금천'이라는 비전으로 도시기능과 역량을 강화하는 경제, 복지, 녹색, 문화·교육 분야의 전략계획을 마련해 추진 중이다.
-세딸을 입양해 키우고 있는데 어떻게 결심하게 됐나.▲큰 딸이 올해 중학교에 들어가고 둘은 초등학생이다. 장남을 낳고나서부터 입앙을 생각했다. 하지만 당시 제가 동아대 교수로 일하면서 부산에 가족과 떨어져 살아 뜻대로 되지않았다. 아들이 대학 들어간 뒤 더 늦으면 안되겠다 싶어 결심했다. 지금 막내 딸 혜주를 제일 먼저 입양했고 다음이 맏딸 혜인, 둘째 혜윤이가 마지막으로 가족이 됐다. 저는 스무살 때부터 목숨바쳐 우리 사회를 좋은 세상으로 만들기 위해 일했다. 학생운동을 거쳐 시흥야학 활동을 했고 교수가 된 뒤엔 시민사회운동에 참여했다. 30년 정도 민주화 운동에 투신했는데 이제 한사람의 삶을 책임지는 역할을 하고 싶었다. 그래서 사회운동은 사실상 정리하고 입양을 했는데 참여정부 청와대에서 일하게 됐다.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했는데 가다보니 구청장까지 하게 됐다.(웃음) 가족과 같이 지내는 시간이 적어 힘들다. 아이들과 잘 못놀아주지만 아이들이 아빠를 잘 이해해주는 편이다. '아빠는 바깥에 너희보다 힘든 사람들이 많아서 일을 해야한다'고 하면 고개를 끄덕인다.
-부산에서 교수로서 시민운동도 했고 방송 진행도 해 인지도가 높았는데, 18대 총선 때 출마하지 않고 결국 서울로 올라왔다.▲부산 사람들은 섭섭해 했다. 사실 제가 금천구청장 출마하게 된 건 두가지 이유가 있다. 민주당이 이기기 어려운 곳이었는데 한명숙 전 총리가 시장 출마하면서 내게도 강력히 권유했다. 제가 마침 금천구 출신이기도 했다. 두번째는 금천에 30년 살면서 노동야학 할때 같이 했던 사람들 때문이다. 그때 고락을 함께 한 선생님과 학생들은 1980년대 중반부터 90년대 초반까지 감옥에 줄줄이 갔다. 그중엔 분신한 박영신이라는 노동자도 있다. 그들에게, 이 동네에 항상 마음의 빚이 있었다.
-박근혜 대통령 지지율은 50%가 넘고 민주당 지지율은 안철수 신당보다도 뒤진다. 지난 지방선거는 민주당의 대승이어서 이번에는 현상유지조차 가능할지 의문이다.▲정치에 뛰어든 다음부터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이 말씀이 맞다는 걸 새삼 느낀다. 강은 굽이치고 돌아가는 것처럼 보여도 결국 바다로 간다. 개인과 당의 당락 문제가 아니다. 큰 물결처럼 바다로 나아가는 흐름을 따르고 민심을 헤아리면서 가는 수 밖에 없다. 변수인 안철수 신당 등은 민심 향배에 따라 겸손하게 받아들이는 게 맞다. 그래도 국민이 희망이고 힘이고, 그들의 선택에 맡길 수 밖에 없다. 일시적 패배가 있더라도 대한민국의 미래를 근본적으로 훼손하지 않는 방향으로 갈 거라고 확신한다. 선거에 이기고 지는 문제보다 민심을 어떻게 헤아리느냐, 국민 눈높이에 우리 자신을 낮추고 어떻게 신뢰를 얻느냐, 이 고민이 가장 크다. 정치에 대한 신뢰와 희망이 없는 사회에서 약자는 더 살기 힘들다. 국민에게 정치를 비판할 수 있지만 희망과 신뢰의 끈은 놓지 말아달라고 부탁하고싶다.
-학생운동가 시절부터 구청장에 이르기까지 삶 동안 지켜온 좌우명이 있다면.▲중국 불교 법어록 '임제록'에 실린 '수처작주 입처개진'(隨處作主 立處皆眞), 즉 '가는 곳마다 참된 주인이 되라. 지금 서 있는 곳이 바로 참 진리(깨달음)의 세계다'라는 말처럼 매사에 주체적인 삶을 살기위해 노력한다. 지금은 주민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구청장의 역할에 최선을 다 한다. 이를 통해 더불어 살아가는 공동체를 이뤄가는 게 목표다.
-민선 5기 임기가 많이 남지 않았는데 지금까지 소회는.▲주민자치 역량이 커진 것이 무엇보다 뿌듯하다. 지방자치제도가 활성화되면서 민관의 접점이 만들어지긴 했다. 하지만 기획에서 평가까지 주민들이 함께 하지 않고 집행 과정에 끼어든 정도였다. 하지만 이제는 확연히 달라졌다. 대표적 사례로 지역 내 중학교 이전 문제를 들 수 있다. 중학교 이전 문제는 사실 구청장 권한 밖의 일이다. 그러자 주민들이 나서서 대책위를 만들고 교육청에 직접 찾아가서 문제를 해결했다. 구민들 사이에 동네를 변화시킬 수 있다는 희망과 신뢰가 싹트고 정치인에 대한 불신, 행정에 대한 불신이 줄어들었다.
-금천 토박이 출신 구청장으로서 금천 자랑을 해달라.▲구민이 최고의 자랑이다. 구민의 힘과 애정, 지역과 이웃에 대한 사랑이 금천구의 가장 큰 자랑이다. 서울 어느 구에서 찾아볼수 없는 열정을 갖고 있다. 그런 주민의 힘을 적절하게 분출할 수있도록 만들어주려는 노력이 적었던 것 뿐이다. 방향을 잘 잡으면 주민의 힘이 폭발적으로 나온다. 마을공동체, 마을학교, 종합병원 조기 건립을 위한 서명운동 등에서 봤듯이 주민을 미래를 향해 모이게 하는 것이 구청의 임무다.
-재선에 도전할 계획인데 만약 민선 6기 기회가 주어진다면 무엇이 달라질까.▲더 적극적으로 주민자치의 폭을 넓히겠다. 더 구체적으로 들어가서 어르신·청소년·주부 등 각각 주민 참여의 대표성를 확보하는데 한층 노력을 기울일 것이다. 궁극적 목표는 내가 가진 권력을 주민들에게 더욱 이양해 주민들이 스스로 우리 구를 이끌어나갈 수 있게 하는 것이다. 또 교육복지와 개발의 양 틀을 완성시키고 싶다. 2050년까지 금천이 죽 뻗어나갈 수 있도록 밑그림을 그리고 있다. 빠르면 2030년 정도까지 그 그림을 완성할 수 있다. 주민들이 자부심을 갖고 금천을 만들어나가도록 하고 싶다.
-구민들에게 하고싶은 말은.▲올해는 작년보다 더 심한 저성장, 고물가, 실업난과 극심한 전세난 등 경제상황이 어렵다고 한다. 상황을 헤아리기 어려운 변수가 많다. 하지만 목표가 있는 배는 역풍이 불어도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 도전하는 사람 앞에서 불가능은 가능으로 바뀐다. 구민들 곁으로 한 발짝 더 가까이 다가가 끊임없이 만나고 소통하면서 어려움을 이겨낼 것이다. 올 한 해, 저와 금천구청은 구민 모두의 마음에 꿈과 희망이 깃든 촛불을 켜고 그것이 꼭 이루어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비록 초 한 자루가 세상을 훤히 밝히긴 어려울 것이다. 하지만 우리 모두가 한마음으로 힘을 모으면 우리의 이웃과 사회가 밝아지고 금천구의 앞날도 더욱 환해질 것이라고 확신한다. 저와 금천구청 1000여명 공직자는 구민들 저마다의 소망이 담긴 24만 개의 촛불이 꺼지지 않도록 지켜나가겠다. 오늘보다 내일이 더 행복한 금천구를 만들기 위해 서로 손잡고 희망을 만들며, '구민우선, 사람중심의 금천'을 만들겠다고 여러분께 거듭 말씀 드린다.
◇차성수 금천구청장 프로필▲1957년생 ▲서울 휘문고 졸업 ▲고려대 사회학과 졸업 ▲고려대 대학원 사회학과 석·박사과정 졸업 ▲동아대 사회학과 교수 ▲대통령 자문 국가균형발전위원회 전문위원 ▲청와대 사회조정 1비서관 ▲청와대 시민사회수석 ▲노무현재단 상임운영위원
nevermind@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