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기리 소각장 패소 후폭풍…남촌리 부지 매입 추진 다시 쟁점
2015년 협약에 소각시설·진입로 부지 '매입 추진' 명시
2차례 시의회 문턱 못 넘어…청주시 "내부적으로 논의"
- 박재원 기자
(청주=뉴스1) 박재원 기자 = 충북 청주시가 오창읍 후기리 소각장 소송에서 최종 패소하면서 10년 넘게 묵혀 있던 옥산면 남촌리 폐기물처리시설 부지 매입 추진 문제가 다시 쟁점으로 떠올랐다.
18일 청주시 등에 따르면 대법원은 서원환경이 청주시를 상대로 낸 '도시관리계획 결정 입안제안 거부처분 취소 청구 소송'에서 업체의 손을 들어준 원심 판단을 확정했다.
이번 소송은 청주시가 2015년 3월 당시 사업자인 이에스청원과 체결한 '오창지역 환경개선 업무협약'에서 비롯됐다.
협약에는 이에스청원이 오창과학산업단지 내 옥산면 남촌리에서 추진·운영하던 폐기물 소각시설과 매립장을 지역 내 다른 장소로 이전하고, 청주시는 이전사업에 적극적으로 협력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전사업이 끝나면 업체는 남촌리 사업부지에서 모든 사업권을 포기하고 철수하기로 했다. 청주시는 시설 이전으로 활용되지 않는 소각시설과 진입로 부지를 공익 목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관계 법령에 따라 매입을 추진하기로 했다.
이에 업체는 같은 해 6월 오창읍 후기리 산47-1번지를 이전 대상지로 확정하고, 소각시설 건립 등을 추진했다.
업체 측은 남촌리에서 운영하던 매립장의 잔여 용량 약 120만㎥를 포기한 뒤 복토해 공터로 조성했고, 소각시설 등 나머지 폐기물처리 사업계획도 철회했다.
청주시는 협약에 따라 2015년과 2016년 두 차례 공유재산관리계획안을 수립해 남촌리 부지 매입을 추진했다.
매입 대상은 소각시설 용지 2만㎡와 진입로 6997㎡ 등 모두 2만 6997㎡였다. 당시 추정 매입가는 100억 원으로 청주시는 부지를 사들여 소방서 용지로 활용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청주시의회가 매입 추정액이 과다하게 산정됐다며 두 차례 제동을 걸면서 계획은 무산됐다. 이후 시장이 바뀌고 시정 방침도 소각장 불허로 선회하면서 10년 넘게 추가 매입 절차는 진행되지 않았다.
청주시는 2021년 환경 훼손과 주민 건강권 침해 우려 등을 이유로 후기리 소각장에 대한 도시관리계획 입안제안을 거부했다. 업체는 이 처분이 2015년 협약과 배치된다며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청주시가 시설 이전에 적극적으로 협력하겠다는 공적 견해를 밝혔고, 이를 믿은 업체가 기존 사업을 포기하는 등 상당한 희생을 감수한 것으로 판단했다. 그러면서 청주시의 거부처분은 신뢰보호 원칙에 어긋난다고 봤다.
대법원에서 청주시가 최종 패소하면서 이 같은 항소심 판단도 확정됐다.
다만 이번 판결은 후기리 부지에 대한 도시관리계획 입안제안 거부처분의 적법성을 다룬 것으로 청주시에 남촌리 부지 매입을 직접 명령한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2015년 협약을 믿고 이전사업을 추진한 업체의 신뢰를 보호해야 한다는 판단이 확정되면서 협약에 명시된 남촌리 소각시설·진입로 부지 매입 추진 문제도 다시 검토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스청원의 전신인 A 합자회사는 2001년 2월 남촌리 폐기물처리시설 용지 18만3619㎡를 116억 4500만 원에 매입했다. 현재 운영을 중단한 매립장에서는 수질검사 등 사후관리만 이뤄지고 있으며, 소각시설 예정지 등 나머지 부지는 활용되지 못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협약 체결 당시 시의회 의결을 거치지 않은 절차상 하자가 있어 청주시에 매입 의무가 없다는 주장도 나온다.
반면 이번 판결을 통해 업체의 신뢰보호 필요성이 인정된 만큼 청주시가 절차상 하자만을 이유로 후속 논의를 외면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향후 협약상 매입 추진 조항의 이행 여부와 공유재산관리계획 재수립, 시의회 동의 여부 등이 후속 쟁점이 될 전망이다.
청주시 관계자는 "땅 매입 부분에 대해서는 아직 검토해 보지는 않았으나 내부적으로 논의가 이뤄질 것"이라고 했다.
ppjjww123@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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