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대 순금' 가로채려한 피싱조직 수거책 검거…검찰·금감원 사칭

'기소유예 처분받게 해 주겠다' 현혹해 현금 대신 금덩이 요구

제천경찰서./뉴스1

(제천=뉴스1) 손도언 기자 = 충북 제천경찰서는 보이스피싱 범죄에 가담한 30대 A 씨(여)를 전기통신 금융사기 피해 방지 및 피해금 환급에 관한 특별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고 14일 밝혔다.

A 씨는 지난해 12월 24일 오후 2시쯤 제천시 하소동에서 60대 B 씨(여)에게 순금 1억원어치를 가로채려 한 혐의를 받고 있다. A 씨는 현장에서 현행범으로 붙잡혔다.

보이스피싱 조직의 범행 수법은 '조직적이고 지능적'이었다.

조직은 B 씨에게 전화를 걸어 "카드를 배송할 예정"이라고 속였고, 피해자 B 씨는 "카드를 신청한 게 없다"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연히 카드를 신청한 게 없을 것으로 판단한 보이스피싱 조직은 이때부터 B 씨에게 겁을 주고 현혹하기 시작했다.

경찰에 따르면 조직은 B 씨에게 "당신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것 같다"며 악성 코드를 심은 금감원 등의 연락처를 전송했다.

B 씨는 조직이 건넨 전화번호로 연결을 시도했지만, 조직이 건넨 전화번호는 모두 보이스피싱 조직원에게 연결된 것이었다.

금감원·검찰 직원 등이라고 속인 조직원들은 B 씨에게 기소유예 등의 가벼운 처벌을 받게 해주겠다며 현금이 아닌 금덩어리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의심스러웠던 B 씨는 인근 지구대에 이런 사실을 알렸고, 경찰은 수거책 A 씨를 유인해 검거했다. 조직은 수거책인 A 씨에게 장소와 시간을 알려 준 뒤 돈을 챙겨오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조직은 이런 수법으로 제천뿐 아니라 다른 지역에서 억대의 순금을 가로챘던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조직 C 수거책이 제천 보이스피싱 범행 하루 전인 지난달 23일 대전에서 또 다른 피해자에게 1억 원 상당의 순금을 실제로 가로채 보이스피싱 조직 윗선에 건넸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A 씨를 상대로 여죄 수사와 함께 전화금융사기 조직을 쫓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최근엔 보이스피싱 조직은 현금이 아닌 금덩어리를 요구하고 있어 금을 요구하면 더 많이 의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k-55so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