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소한 일에 에너지 허비" 최민호 시장, 시의회와 갈등 심경 토로
"예산정국 행정수도특별법 처리 등 중요한데…"
시의회선 "의회 경시" 공세, 최 시장 "비인격적 비난 그만"
- 장동열 기자
(세종=뉴스1) 장동열 기자 = 최민호 세종시장이 13일 최근 시정질문을 둘러싼 시의회와의 갈등에 대해 "그런 사소한 일 때문에 제 신경과 에너지를 허비하고 싶지 않다"고 토로했다.
최 시장은 이날 오후 기자간담회에서 관련 질문에 이렇게 답한 뒤 "답변 안 했냐고 사과를 요구하고 막 이러는데, (이렇게 갈등으로 표출돼)번져나갈 일도 아니고 이런 사소한 일 때문에 큰일을 그르쳐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어 "오늘 (국회) 예결위 간사분들 다 만나고, 황운하·권영진 의원을 만나 행정수도 특별법을 어떻게 (처리)할 건지 논의했다"며 "시간과 에너지를 이런 데 써야지 자꾸 그 비인격적인 비난을 하는 데 쓰는 게 옳겠냐"고 반문했다.
해당 발언은 서로를 강도 높게 비판하는 정쟁을 멈추자는 의미로 풀이된다. 그동안 최 시장은 4대 의회 개원 이후 시의회와 강대강 대결을 마다하지 않았다.
다만 그는 지난 11일 언급한 시정질문 절차상 문제에 대해서는 자신의 뜻을 굽히지 않았다.
당시 최 시장은 "(시정질문) 절차를 먼저 얘기하겠다. 24시간 전에 질문요지를 (시의회에서 집행부에) 송부해야 하는 데 이런 절차가 무시됐다"고 반발했다.
그는 이날도 '의장 직인이 찍힌 정식 공문을 받지 못했다' '집행부에서 받은 건 의회 직원의 쪽지'라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앞서 최 시장은 지난 11일 진행된 의회 시정질의에 출석해 이런 문제를 거론하며 답변을 거부했다.
다음날 시의회는 곧바로 반격에 나섰다. 임채성 의장은 이날 성명을 내 "민선 4기 마지막 정례회를 일방적으로 무시한 최 시장의 행위에 깊은 유감을 표시하며 엄중히 규탄한다"고 밝혔다. 이어 "시정 방향과 내년 예산심의가 있는 중요한 회기임에도 본회의 대신 방송사 시상식에 참석했다"며 "이는 시민을 무시한 오만한 처사"라고 날을 세웠다.
시정질문에 나섰던 김현미 시의원도 ′쪽지 공문′ 등 집행부의 반론에 대해 불쾌한 가정을 숨기지 않았다.
김 의원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집행부의 반복 요청에 따른 불가피한 조치였다"며 "이를 고의적 왜곡으로 몰아가는 건 사실관계를 훼손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해당 쪽지가 이미 공식 질의요지서 송부 후, 집행부가 세부 질문을 지속적으로 요구해 전달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집행부의 ′퇴근 시간 고의 발송′에 대해서도 "사실이 아니다"라며 "이번 긴급현안질문은 정쟁이 아니라 세종시 재정 악화의 본질을 점검하기 위한 필수 의정활동"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번 갈등과 관련해 지역에서는 양측 모두에게 곱지 않은 눈길을 보내고 있다.
가뜩이나 경제도 어렵고, 행정수도 완성을 위해 중요한 시기인데 힘을 모아야 할 양측이 감정 대립을 일삼고 있다는 지적이다.
시청 내부에서도 '이제 그만 싸웠으면 좋겠다'는 소리가 나온다.
한 공무원은 "이유가 어찌 됐든 시장과 의회가 계속해서 갈등하면서 피로감을 호소하는 직원들이 많다"면서 "최 시장과 임 의장이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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