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배려 없는 행감"…직원 사망에 충북교육청 참담한 슬픔

행정사무감사 지적사항 당사자 지목된 직원 숨진채 발견
"다그치고 소리 지르는 것 이제는 좀 바뀌었으면 좋겠다"

충북도의회 교육위원회 행정사무감사.(충북도의회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뉴스1

(청주=뉴스1) 엄기찬 기자

"너무 고압적이고 공격적이다. 모욕적인 말로 윽박지르고, 취조하듯 몰아붙이고 사람에 대한 배려는 조금도 없는 것 같다. 참담하고 슬프다."

충북도의회 행정사무감사 지적사항의 당사자로 지목된 충북교육청 소속 직원이 안타깝게 생을 마감하면서 교육청 안팎이 슬픔에 잠겼다.

6일 경찰과 소방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1시 19분쯤 청주시 서원구 현도면 하석리 대청호에서 영동교육지원청 소속 6급 직원 A 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앞서 소방 당국은 이날 오전 11시 41분쯤 경찰의 공동 대용 요청으로 수색에 나서 심정지 상태의 A 씨를 발견하고 시신을 인양했다.

A 씨는 전날 행정사무감사에서 지적된 공용 물품 분실과 특근 매식비 부정 사용 의혹과 관련해 당시 업무 담당자였다.

전날 행정사무감사에서 박진희 의원은 "2022년부터 노사정책과 초과 근무 목록과 특급 매식비 지출 증빙 서류 등을 살펴본 결과 문제가 매우 심각하다"며 특근 매식비 부정 사용 의혹을 제기했다.

박 의원은 부서에서 구입한 태블릿PC 가운데 3대가 분실된 문제를 지적하기도 했다. 이런 과정에서 A 씨가 지목됐고, 박 의원과 A 씨의 전임 상사인 교육청 간부 간 고성이 오가기도 했다.

A 씨의 갑작스러운 사망 소식에 교육청은 참담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직원들은 일이 손에 잡히지 않는 듯 슬픔을 삼켰고, 일부는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한 직원은 "마음이 여리고 엄청 착한 사람이다. 얼마 전에도 잠깐 만나 이야기했는데, 아이들 불쌍해서 어떻게 하면 좋으냐"며 눈시울을 붉혔다.

일부 직원들 사이에서는 매년 행정사무감사 때마다 반복되는 의원들의 고압적인 태도와 말투, 과도한 자료 요구 등을 성토하는 격앙된 목소리도 나왔다.

한 직원은 "행감장에 가면 마치 모두 죄인이 된 듯하다. 다그치고 소리 지르는 것 이제는 좀 바뀌었으면 좋겠다. 서로 예의도 지키면서 배려하는 모습으로 그랬으면 좋겠다"며 눈물을 훔쳤다.

도의회 교육위원회는 A 씨의 사망 소식이 전해진 직후 이날 오후 2시부터 재개하려던 충북교육청 본청 행정사무감사를 중단했다. 소속 기관 행정사무감사도 발인 이후로 미뤘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상담 전화 ☎109 또는 SNS 상담 마들랜(www.129.go.kr/etc/madlan)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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