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리문 넘고 휘발유 뿌리는데 제지 없어…구멍 뚫린 '정부세종청사'
지난 26일 6층 장관실 앞 '불 지르겠다' 난동…방호 허술
경찰, 특수공무집행 방해 등 혐의로 50대 남성 영장 예정
- 장동열 기자
(세종=뉴스1) 장동열 기자 = 지난 25일 정부세종청사 고용노동부 장관실이 있는 6층에 50대 남성이 침입해 휘발유를 뿌리며 불을 지르겠다며 난동을 부리는 사건이 발생, 청사 방호에 구멍이 뚫렸다는 지적이 나온다.
26일 경찰과 고용노동부 등에 따르면 전날 오후 6시 25분쯤 고용노동부 6층 장관실 입구에서 인화물질과 토치를 들고 난동을 피운 A 씨를 특수공무집행 방해 혐의로 현장에서 체포했다.
A 씨는 1.5리터 페트병 반 정도의 인화물질(휘발유)을 바닥에 뿌리고 불을 붙이려 했고, 고용노동부 청사 직원들의 제지로 방화에는 실패했다.
출동한 경찰이 A 씨를 체포하면서 33분 만에 상황이 종료됐지만, 자칫 대형 화재로 번질뻔한 아찔한 순간이었다.
문제는 A 씨가 청사 6층에 진입할 때까지 누구의 제지도 받지 않았다는 점이다. 그는 인화물질이 든 가방을 메고 청사 정문 옆 담을 뛰어넘어 내부로 들어갔다.
이어 청사 내 보안 검색대 옆 유리문을 넘어 엘리베이터를 타고 6층으로 올라갔다. 이때까지 누구의 제지도 받지 않았다. 당시 경호 요원은 자리를 비운 것으로 알려졌다.
이쯤 되면 청사 방호는 사실상 무방비 상태였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그동안 정부세종청사 관리본부는 최첨단 보안·방호시스템을 갖췄다고 홍보해 왔다.
실제 청사 출입은 엄격하게 통제된다. 일반인 출입의 경우 방문증을 교부하고, 주민등록증 확인, 지문 인식, 반입 물품 검색대 통과 등 복잡한 절차를 거친다.
그런데 이번 사건의 경우 담과 유리문을 넘는 원시적인 방법으로 청사에 들어갔다. 제지하는 인원도 없었다.
경찰은 A 씨의 방화 시도 이유와 침입 경로 등을 조사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오늘 오전 8시 30분부터 A 씨에 대한 조사를 하고 있다"며 "오늘 중 특수공무집행 방해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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