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보 재가동 민·민 갈등 심화…"해체하라 vs 탄력 운용"
환경단체 기자회견…반대 시민 1인시위 어수선
환경부-세종시, 찬반 시민단체 서로 "내가 옳다"
- 장동열 기자
(세종=뉴스1) 장동열 기자 = 2018년 이후 가동을 중단한 세종보의 재가동을 놓고 지역사회에서 찬반 논쟁이 심화하고 있다.
세종시와 금강 수변상가의 상인들은 안정적인 수자원 확보를 위해 세종보 재가동에 찬성하는 반면 환경단체들은 환경 피해가 우려된다며 강력하게 반대하고 있다.
세종시민사회연대회의와 세종보 철거를 원하는 시민대책위는 22일 세종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수문이 열리고 7년 동안 금강은 살아나 제 모습을 찾기 시작했다"며 "모든 대책은 강을 흐르게 한 뒤에 그 기반에서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농업용수 확보, 공원 사용 용수 확보 때문에 강을 막을 수 있다는 의식을 송두리째 바꿔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세종보 재가동에 공을 들이는 최민호 세종시장과 국민의힘을 직접 겨냥해 비판을 쏟아냈다.
대책위는 "더 이상 강을 정치·정략적으로 활용하지 말고 모든 선동을 중단하라"며 "강의 자연성 회복에 발맞춰서 행정력을 집중하라. 주민 갈등을 부추기지 말고 자숙하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같은 시간 시청 남쪽 광장에선 보 재가동을 촉구하는 1인 시위가 벌어졌다.
시위에 나선 시민은 '알고 보니 환경단체 주장들은 다 거짓말' '세종보는 4대강 보가 아닌 세종을 살게 하는 심장이다'라고 적힌 손팻말을 들고 세종보 재가동을 촉구했다.
그의 주장은 지난 15일 세종시 한두리대교 아래에서 열린 세종보 가동 촉구 집회에서 나온 발언들과 같은 맥락이다.
당시 집회에 참석한 주민들은 "세종시 개발계획에 따라 조성된 친수시설인 세종보를 즉각 가동해야 한다"며 "환경단체 등 외지인들의 반대로 세종보 담수를 못 하고 친수 공간을 활용하지 못하는 것을 더는 참을 수 없다"고 경고했다.
최민호 시장도 집회에 참석해 환경부 장관의 일방적인 세종보 재가동 중단 결정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최 시장은 그동안 갈수기에 수문을 닫아 담수하고 홍수기 또는 녹조가 심하면 수문을 열어 물을 흘려보내는 탄력적인 세종보 운영을 주장해 왔다.
그러나 김성환 환경부 장관이 취임한 뒤 환경단체 농성장을 찾아 '세종보 문을 닫지 않겠다'고 약속하면서 이 문제는 세종시-환경부, 민·민 갈등 구도로 흐르고 있다.
김 장관이 이후 "공론화가 필요하다"고 한발 물러났으나 불붙은 갈등이 되레 확산하는 모양새가 됐다.
문제 해결을 위한 대화와 관련해서도 세종시는 '환경부 장관이 면담을 받아주지 않는다'는 입장이고, 환경단체는 '세종시장이 대화를 거절한다'고 주장하는 등 네 탓 공방만 하는 형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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