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천 참사 희생자 '마지막 배웅'…"영면하소서'"

26일 마지막 영결식…'남은자들, 떠난 이들 가슴에 묻다'

26일 오전 충북 제천서울병원에서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로 숨진 희생자의 발인식이 진행되고 있다. 2017.12.26/뉴스1 ⓒ News1 김용빈 기자

(제천=뉴스1) 김용빈 송근섭 남궁형진 기자 = 충북 제천 화재 참사 희생자 29명 모두가 먼 길을 떠났다. 각기 다른 사연을 가진 이들은 같은 이유로 세상을 떠났고 남은 자들은 먼저 떠난 이들의 이름을 가슴에 묻었다.

26일 오전 제천서울병원 장례식장에서 스포츠센터 참사로 희생된 고(故)신명남씨(53·여)가 먼 길을 떠났다.

유가족들은 떠나는 고인의 발걸음을 무겁게 할까 눈시울만 붉혔을 뿐 어느 누구도 소리 내어 울지 않았다.

고인을 태운 차량이 떠난 뒤에야 유가족들은 화장장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이시종 충북지사와 이근규 제천시장도 먼 길을 떠나는 고인에게 고개를 숙여 인사했다.

제천 중앙성결교회 고 박한주(62) 담임목사와 드림성결교회 고 박재용(42) 목사의 영결식도 이어졌다.

한때 같은 교회에서 담임 목사와 부목사로 사역한 이들은 사고 당일 목회자 모임 참석 뒤 함께 사우나를 하다 변을 당했다.

이 둘은 같은 날 차량에 나란히 몸을 뉘였고 함께 하나님 곁으로 떠났다.

제천동부교회 고 정희경(56·여) 신도도 영면에 들었다.

24일 충북 제천서울병원에서 열린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로 사망한 세 모녀의 발인식이 열리고 있다. 할머니 김현중 씨, 딸 민윤정 씨, 손녀 김지성 양은 지난 21일 제천 스포츠센터 목욕탕을 찾았다가 사고를 당했다. 2017.12.24/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전날에는 고 안익현씨(58)가 삼남매를 두고 떠났고 고 최숙자(55·여)·채인숙(50·여)·최순정(46·여), 홍은주(59·여)씨도 깊은 잠에 들었다.

지난 24일에는 함께 여행을 다닐 정도로 단란했던 3대(代), 김현중씨(80)씨와 딸 민윤정씨(49), 손녀 김지성양(18)이 먼 길을 떠났다.

희생자 중 가장 어린 김양은 지난달 대입수능을 마치고 내년이면 대학생이 될 예비 새내기였다.

고인을 마지막으로 배웅하는 영결식장에서 유족들은 비통한 심정을 감추지 못하고 계속 오열했다.

한 명만 떠나보내도 견디기 힘든 슬픔을 유가족들은 몇 배로 겪어야 했다.

이날에는 스포츠센터 화재 희생자 29명 중 19명의 영결식이 엄수됐다.

25일 오전 충북 제천체육관에 마련된 노블 휘트니스스파 화재 참사 희생자 합동분향소에서 고 장경자씨 남편 김인동씨가 사진을 어루만지고 있다. 2017.12.25/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23일에는 고 장경자씨(64·여)가 화재 참사 희생자 중 가장 먼저 영면에 들었다. 장씨의 남편 김인동씨(64)는 “뜨거운데 또 들어가 어떡하니. 힘들텐데 빨리 나와라”라고 오열했다.

주변의 부러움을 살 정도로 다정한 부부였던 이들은 이번 참사로 가슴 아픈 이별을 하게 됐다.

이날을 마지막으로 스포츠센터 화재 참사 희생자들의 장례 절차가 모두 마무리됐다.

앞서 지난 21일 오후 3시 53분쯤 제천시 노블휘트니스 스파 건물 1층 주차장에서 화재가 발생해 29명이 숨지고 34명이 다쳤다.

25일 충북 제천시 노블 휘트니스스파 화재 참사 현장에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국화꽃이 놓여 있다. 2017.12.25/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vin06@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