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서울시, '취객 보호버스' 2028년 도입…내년 1대 시범 제작

사업비 약 6억원 검토…경찰관·응급구조사 공동 대응 구상
밤 11시~오전 5시 취객 보호…유흥가 밀집지역 배치 검토

ⓒ 뉴스1 양혜림 디자이너

(서울=뉴스1) 한지명 기자 = 서울시가 만취해 스스로 귀가하기 어려운 시민을 일시 보호하는 '서울형 세이프 버스(Safe Bus)' 도입을 추진한다. 2028년 운영을 목표로 내년 대형 저상버스 1대를 구입해 특수설계·개조할 계획이다.

유흥가 밀집지역 등에 버스를 세워두고 비응급 만취자를 보호하는 방식이다. 야간·새벽 시간대 경찰관이 주취자를 직접 보호하느라 지역 순찰 등에 공백이 생기는 문제를 줄이겠다는 취지다.

4일 서울시 자치경찰위원회에 따르면 시는 내년 세이프 버스 시범 제작을 위한 사업비로 약 6억 원을 검토하고 있다. 예산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보호 대상은 의식은 있지만 만취로 판단·의사능력을 상실할 위험이 있어 보호조치가 필요한 비응급 만취자다.

버스 내부에는 침상 3~4개를 설치하는 방안을 구상하고 있다. 보호 당시 비응급 상태였더라도 이후 상태가 악화될 수 있는 만큼 경찰관과 응급구조사 등이 함께 대응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응급환자로 판단되면 기존 응급 이송체계와 연계한다.

운영 시간은 오후 11시부터 다음 날 오전 5시까지다. 도심을 돌아다니며 취객을 태우는 것이 아니라 일정 지역에 정차해 주취자를 보호하고, 필요한 구호 조치를 한 뒤 귀가를 지원하거나 보호자에게 인계하는 방식이다.

운영 지역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강남·홍대·이태원 등 유흥가 밀집지역을 검토하고 있으며, 112·119 신고 등 기초 데이터를 분석해 수요가 많은 곳에 탄력적으로 배치할 방침이다.

서울시는 당초 고정형 주취자 보호센터 설치도 검토했다. 그러나 특정 지역에 만취자 보호시설이 들어서는 데 대한 주민 거부감 등을 고려해 필요에 따라 장소를 옮길 수 있는 버스 방식으로 방향을 잡았다.

경찰청 통계에 따르면 서울의 주취자 관련 112 신고는 2021년 30만 456건에서 2022년 37만 3344건, 2023년 39만 6282건, 2024년 41만 8778건으로 증가했다.

지난해에는 40만 6469건으로 전년보다 2.9% 줄었지만, 2021년과 비교하면 10만 6013건(35.3%) 늘었다.

현재 비응급 만취자 신고가 들어오면 지역 경찰이 출동해 보호자에게 인계하는 것이 원칙이다. 다만 즉시 인계하기 어렵거나 만취 정도가 심하면 경찰이 일정 시간 직접 보호해야 한다.

기존 주취자응급의료센터는 치료가 필요한 응급 주취자를 담당한다. 서울에서는 국립중앙의료원, 서울적십자병원, 서울의료원, 동부병원, 보라매병원 등 5곳에서 운영되고 있다.

센터 이용 건수는 2024년 1360건에서 지난해 1940건으로 42.6% 증가했다. 올해 1~5월에는 865건으로 전년 같은 기간 624건보다 38.6% 늘었다.

그러나 비응급 만취자는 응급의료센터에서 받아주지 않는 경우가 많다는 게 자치경찰위 설명이다. 세이프 버스는 이처럼 치료보다 일시 보호가 필요한 비응급 만취자를 보호하는 역할을 맡게 된다.

시는 올해 말까지 관계기관 협의와 사업계획 수립, 예산 심의를 거쳐 사업안을 구체화할 예정이다. 내년도 예산이 반영되면 버스 제작·개조를 거쳐 2028년부터 운영에 들어갈 계획이다.

서울시 자치경찰운영과 관계자는 "주로 저녁이나 새벽 시간에 보호조치가 이뤄지는데 당직 쓰는 경찰관분들이 사실 몇 분 안 계신다"며 "한두 분을 보호하느라 지역 순찰 등에 공백이 생길 수도 있다"고 말했다.

hj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