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 충주맨' 나오나…'무리한 승차 금지' 숏폼 129만 조회 터졌다

서울교통공사 직원 15명 직접 기획·출연…또 다른 영상도 81만 회
행안부, 공무원이 춤추고 AI는 노래하고…직원 '행튜버'도 선발

서울교통공사 직원들이 직접 기획·출연한 숏폼 영상. 조회수 129만 회를 기록한 '무리한 승차 금지'(왼쪽)와 그룹 에이티즈 멤버 산의 'BAD' 안무를 패러디한 콘텐츠 모습.(서울교통공사 제공)

(서울=뉴스1) 한지명 기자 = 무리하게 지하철에 올라타려는 승객을 막아선 '또타맨'. 전문 배우처럼 보이지만 정체는 서울교통공사 직원이다. 현장을 가장 잘 아는 직원들이 직접 아이디어를 내고 연기한 이 숏폼은 조회수 129만 회를 기록했다.

행정안전부에서는 공무원들이 카메라 앞에 서는 데 그치지 않고 영상에 담을 정책을 고르고 가사까지 쓴다. 행안부는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직원 인플루언서인 '행튜버'도 선발하기로 했다.

공공 홍보 콘텐츠에 내부 직원들이 직접 기획하고 출연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충주시 공식 유튜브를 전국구 채널로 키운 '충주맨' 김선태 전 충주시 주무관에 이어 새로운 공공부문 스타가 나올지도 관심이다.

지하철 직원 15명이 만든 콘텐츠 33건…최고 129만 회

26일 서울교통공사에 따르면 사내 홍보 서포터즈 '메트로프렌즈' 4기 직원 15명은 약 4개월 동안 숏폼 영상 25개와 인스타툰 8개 등 총 33건의 콘텐츠를 제작했다.

메트로프렌즈는 사내기자 6명과 연기자 4명, 크리에이터 4명, 아나운서 1명으로 구성됐다. 기계와 지하철보안관, 신호, 역무, 승무 등 여러 직렬의 직원들이 본업에서 쌓은 경험을 콘텐츠에 담았다.

대표작은 직원이 또타맨으로 변신해 열차에 무리하게 타려는 승객을 막는 '무리한 승차 금지' 영상이다. 안전수칙을 일방적으로 설명하는 대신 짧은 상황극으로 풀어내 조회수 129만 회를 기록했다.

현직 지하철보안관과 신호직 직원이 함께 만든 '지하철역 직원이 하는 일' 영상도 조회수 81만 회를 올렸다. 14년 차 지하철보안관이 현장에서 겪은 일을 직접 연기하며 시민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직원들의 업무를 소개했다.

정해진 원고를 외부 출연자에게 맡기는 대신 실제 업무를 하는 직원이 기획과 제작, 출연에 참여했다. 현장 전문성과 직원들의 개성을 함께 살린 콘텐츠라는 점이 특징이다.

송진석 행정안전부 사무관이 본인서명사실확인제도를 소개하는 행안부 공식 SNS 영상에 직접 출연한 모습. (행정안전부 인스타그램 갈무리)
공무원이 춤추고 가사도 쓴다…AI는 제작 도구로

행안부도 정책을 가장 잘 아는 직원을 콘텐츠 전면에 세우고 있다.

본인서명사실확인제도를 소개하는 영상에는 디지털소통팀 과장과 담당 사무관, 인턴들이 직접 출연해 당시 유행하던 춤을 선보였다. 인감도장 없이 서명으로도 확인서를 발급받을 수 있다는 내용을 짧은 자막과 춤으로 전달했다. 이 영상은 지난 13일 오후 1시30분 기준 인스타그램에서 45만 4056회가 조회됐다.

공무원이 콘텐츠 기획자로 나선 사례도 있다. 행안부 정책을 1분 19초 분량의 싱잉랩에 담은 '대체 불가 대한민국, Let's Go!'는 담당 사무관이 영상에 넣을 정책을 선정하고 가사 초안을 직접 작성했다.

제작업체와 협업해 생성형 인공지능(AI)으로 음원과 수묵화 이미지, 영상을 구현했다. 공무원이 정책과 메시지를 설계하고 AI를 제작 도구로 활용했다. 이 영상은 유튜브 조회수 48만 9261회를 기록했으며 지난 5일 행안부 대통령 업무보고의 오프닝 영상으로도 사용됐다.

생성형 AI로 만든 외계인이 행안부를 찾아와 업무협의를 하는 영상도 제작했다. '다른 중앙행정기관의 소관에 속하지 않는 사무는 행안부 장관이 처리한다'는 정부조직법 조항에서 착안한 콘텐츠다.

직원들 사이에서 오가던 '외계인이 나타나도 행안부 소관 아니냐'는 이야기를 AI로 구현하고 실제 정책 설명은 담당 공무원들에게 맡겼다.

행안부 캐릭터 '다행이'가 비빔밥을 만들며 주거·의료·돌봄·교육 정책을 설명한 영상은 유튜브에서 77만 7642회가 조회됐다.

아이돌 그룹 리센느가 국가기념일인 '섬의 날'을 소개하는 숏폼에 출연하는 등 외부 인물과의 협업도 이어지고 있다.

일회성 출연 넘어 직원 크리에이터 키운다…'행튜버' 선발

행안부는 오는 9월 중 직원 인플루언서인 '행튜버'를 선발할 계획이다. 직원이 영상에 출연하는 데 그치지 않고 직접 콘텐츠를 이끄는 크리에이터로 활동하도록 한다는 구상이다.

선발된 직원은 정책 현장을 방문하거나 국민을 인터뷰하고 쇼츠를 제작한다. 정부부처 콘텐츠에 필요한 기준은 지키되 직원의 시각과 개성을 살릴 수 있도록 기획·제작의 자율성을 최대한 보장할 방침이다.

본인서명사실확인제도 영상에 직접 출연한 송진석 행안부 디지털소통팀 사무관은 "처음엔 춤추는 모습이 공식 채널에 올라가는 게 조금 부담스럽기도 했다"면서도 "정책도 어떻게 보여주느냐가 중요하다는 걸 다시 한번 느꼈다"고 말했다.

hj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