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어지는 남산 곤돌라 법정공방…공사 중단에 매년 13억 '증발'
간접비 7억·예장공원 유지관리비 5.8억 매년 발생
공사비 94억 이미 투입…무산 땐 110억 이상 매몰
- 신건웅 기자
(서울=뉴스1) 신건웅 기자 = 서울 남산 곤돌라를 둘러싼 법정 공방이 장기화하면서 공사가 멈춰 있는 동안 매년 약 13억 원의 비용이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사 중단이 길어질수록 매몰비용은 더 늘어난다. 사업이 최종 무산될 경우 공사비를 포함해 110억 원이 넘는 돈이 매몰될 것으로 추산된다.
26일 서울시에 따르면 남산 곤돌라 공사 중단으로 발생하는 간접비는 연간 약 7억 원이다. 예장공원 유지·관리에도 인건비를 포함해 연간 5억8000만 원이 들어간다. 공사가 멈춰 있는 동안 연간 12억8000만 원의 비용 부담이 발생하는 셈이다.
현재까지 사업에 투입된 공사비는 94억 원이다. 이회영기념관 이전에 4억2000만 원, 시설 철거와 자재 제작 등에 약 90억 원이 들어갔다.
사업이 재개되면 이미 투입한 공사비 상당 부분을 활용할 수 있지만, 사업 자체가 무산되면 이달 기준 약 110억 원이 매몰될 수 있다.
남산 곤돌라는 명동역 인근 예장공원과 남산 정상부 832m를 약 3분 만에 연결하는 사업이다. 10인승 캐빈 25대를 투입해 시간당 2000명 이상을 수송하는 것이 목표다.
서울시는 65년간 이어진 남산케이블카의 독점 운영 구조를 개선하고 남산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곤돌라 사업을 추진했다. 2024년 8월 착공했지만, 기존 남산케이블카 운영사인 한국삭도공업과의 법적 분쟁으로 공사가 중단됐다. 서울시는 1심에서 패소해 항소했고, 항소심 일정은 다음 달 17일로 미뤄진 상태다.
사업이 표류하면서 시민 불편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남산케이블카 이용객은 약 170만 명으로 주말과 성수기에는 1~2시간씩 기다리는 경우가 빈번하다. 휠체어나 유모차 이용객은 명동역에서 케이블카 승강장까지 약 846m를 이동하며 7개 교차로를 지나야 한다.
기존 케이블카 이용을 뒷받침하기 위한 공공재원도 계속 투입되고 있다. 명동과 케이블카 승강장을 연결하는 경사형 엘리베이터 운영에 연간 약 2억 원이 들어가고, 케이블카 연접도로인 소파로 포장과 시설물 유지·관리에도 최근 5년간 약 4억7000만 원이 투입됐다.
안전 문제 역시 무시할 수 없다. 기존 케이블카는 노후화 등으로 사고가 6건 발생했고, 남산을 오가는 노선버스 혼잡도도 198%로 관리 기준인 180%를 웃돈다.
생태환경 부담도 커지고 있다. 남산 도보 방문객은 2016년 411만 명에서 2024년 517만 명으로 늘었다. 무분별한 이용으로 생긴 샛길은 1992년 3398m에서 지난해 9484m로 약 3배 증가했다.
서울시는 법적 분쟁과 별개로 곤돌라 사업을 정상화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도시자연공원구역 내 시설물의 12m 높이 제한을 완화하는 공원녹지법 시행령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시행령이 개정되면 곤돌라 철탑이 들어설 부지를 도시자연공원구역에서 제외하지 않고도 사업을 추진할 법적 근거를 마련할 수 있다.
한편 'G3 서울플랜 기획위원회' 균형발전특별분과는 전날 남산을 찾아 사업 추진 상황을 점검했다. 위원들은 시민과 관광객의 접근성 불편을 장기화하지 않기 위해 중단된 공사를 신속히 재개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남진 균형발전특별분과위원장은 "남산 곤돌라는 누구나 안전하고 편리하게 이동할 수 있도록 하는 '시민의 발'이자 서울의 관광 경쟁력을 끌어올릴 공공 인프라"라며 "남산 곤돌라가 시민의 기대에 부응하는 결실로 이어지도록 지속적으로 관심을 갖고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ke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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