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서울패션허브 곳곳이 구멍…활동비 3자 지급에 쪼개기 수의계약까지
서울패션페스타 홍보 인플루언서 104명 심사…1~60위 계약 방침 어겨
동일사업 16건·3억3858만원 나눠 수의계약…서울시 감사서 24건 지적
- 구진욱 기자
(서울=뉴스1) 구진욱 기자 = 서울시 패션산업 지원시설인 서울패션허브가 동대문 패션 브랜드 판로 확대를 위한 행사에 참여할 인플루언서를 선정하면서 당초 계약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던 심사 100위 지원자에게까지 활동비를 지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인플루언서의 활동비는 본인이 아닌 제3자가 받은 사실도 서울시 감사에서 적발됐다.
26일 서울시 감사위원회에 따르면 감사위는 최근 '서울패션허브 관리·운영 실태 특정감사'를 벌여 시정 1건, 주의 16건, 통보 7건 등 총 24건의 처분을 요구했다.
서울패션허브는 서울시 경제실 소관 패션산업 지원시설로, 한국패션협회와 한국패션디자이너연합회가 운영하고 있다.
감사에서 문제가 된 사업은 2024년 12월 열린 '서울패션페스타(SEOUL FASHION FESTA)'와 연계해 진행된 인플루언서 활용 사업이다. 서울패션페스타는 서울패션허브가 동대문 패션상권 활성화를 위해 개최한 B2B·B2C 수주·판매 전시회로, 동대문 패션 브랜드의 판매 채널 확대 등을 목적으로 추진됐다.
서울패션허브는 행사와 참가 브랜드를 홍보하기 위해 국내외 인플루언서를 별도로 공개 모집했다. 인플루언서들은 동대문 패션 브랜드와 협업해 콘텐츠를 제작하고 행사 홍보 등에 참여하는 역할을 맡았다.
서울패션허브는 인플루언서 지원자 104명을 대상으로 심사를 벌여 순위를 정했다. 사업 계획상 1~30위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하고 계약이 성사되지 않으면 31~60위와 추가 계약을 진행하기로 했다.
그러나 감사 결과 실제 활동비 지급 대상자 중에는 1~60위에 들지 못한 인플루언서가 다수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 가운데 한 명은 전체 104명 중 72위였고 다른 한 명은 100위였다.
서울패션허브 측은 행사 일정 변경으로 상위 순위자 상당수가 참여할 수 없게 되자 인플루언서 선정 범위를 전체 지원자 104명으로 확대했다고 설명했다.
감사위는 이처럼 당초 계획과 달리 선정 범위를 확대하려면 그 사유와 추가 선정 기준 등을 정해 사전에 내부 검토를 거쳤어야 하지만 관련 결재 문서가 확인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최종 활동 대상자와 개인별 지급 예정액을 명시한 내부 결재 문서도 없었다.
활동비 지급 과정에서도 허점이 드러났다.
감사위가 지출 증빙자료를 확인한 결과 활동비 지급 대상인 인플루언서와 실제 돈을 받은 사람이 다른 사례가 3건 발견됐다. 지급액은 각각 30만 원, 15만 원, 300만 원으로 총 345만 원이다.
15만원과 300만원 지급 건에서는 실제 활동한 인플루언서가 아닌 제3자를 계약 상대방으로 계약서를 작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패션허브 측은 일부 해외 인플루언서가 국내 계좌를 갖고 있지 않아 제3자를 통해 활동비를 지급했다고 소명했다.
하지만 감사 과정에서는 제3자에게 활동비 수령 권한을 위임했다는 증빙자료가 발견되지 않았다. 제3자가 실제 인플루언서를 대신해 계약을 체결할 권한이 있었다는 사실을 확인할 자료도 없었다.
감사위는 이 때문에 "활동비가 정당한 수령권자에게 지급됐는지 객관적으로 확인하기 어렵다"며 예산집행의 투명성을 확보하지 못했다고 판단했다.
인플루언서 관리 용역에서는 계약상 주요 과업이 완료되지 않았는데도 업체에 용역대가가 지급된 사실도 확인됐다. 이후에도 해당 과업이 완료됐는지를 확인할 내부 결재 문서는 없었고 일부 과업 내용은 변경계약 절차 없이 바뀐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패션허브의 계약 방식도 감사 대상에 올랐다.
서울패션허브는 2024년부터 2025년까지 동일한 행사 또는 사업 목적 아래 서로 연계된 업무를 세부 과업별로 나눠 총 16건, 3억3858만 원 규모의 수의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나타났다.
2025년 바이어 수주전시회 관련 계약만 보면 안내데스크 인력 운영, 인플루언서·라이브커머스 기획 관리, 전시회장 인테리어, 물류서비스, 국내외 바이어 초청 등 총 7건, 1억5261만원 규모가 같은 해 4월 집중적으로 체결됐다.
감사위는 각각의 업무 내용에 차이가 있더라도 동일한 수주전시회를 개최하기 위해 밀접하게 연계된 업무인 만큼 전체 사업 단위에서 통합 발주가 가능한지, 수의계약을 적용하는 것이 적정한지 사전에 검토했어야 한다고 판단했다.
이 밖에도 서울패션허브는 2024년 민간위탁금 정산 과정에서 집행잔액에 해당하는 부가가치세 3237만 원 상당을 서울시에 반납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감사위는 해당 금액을 조속히 반납하도록 시정 요구했다.
서울시 감사위는 이번 감사를 통해 서울패션허브의 예산·회계와 계약, 사업운영, 채용·인사, 문서관리 등에서 총 24건을 지적했다. 서울시 경제실에는 수탁기관에 대한 지도·감독을 강화하고 인플루언서 선정 및 활동비 지급 기준, 계약·예산 집행 절차 등을 개선하도록 요구했다.
kjwowe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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