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 현판 다음은 '에스컬레이터 두 줄 서기'…국민에 다시 묻는다
행안부, 8월 29일 두 번째 '모두의 토론회'
문화유산 논쟁서 생활안전으로…9월 시즌2 확대
- 한지명 기자
(서울=뉴스1) 한지명 기자 = 광화문 한글 현판 병기를 국민 토론에 부친 정부가 이번에는 '에스컬레이터 두 줄 서기'를 비롯한 안전한 이용방식을 놓고 국민 의견을 듣는다. 문화유산의 보존과 정체성을 둘러싼 논쟁에 이어 시민들의 일상과 맞닿은 안전 문제까지 국민 숙의의 대상으로 넓히는 것이다.
27일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두 번째 '모두의 토론회'는 다음 달 29일 에스컬레이터 안전이용문화를 주제로 열린다.
행안부는 에스컬레이터 한쪽을 비워두는 관행과 양쪽에 서는 '두 줄 서기' 등을 놓고 구체적인 토론 쟁점을 짜고 있다. 세부 의제와 진행 방식은 승강기정책과가 마련 중이다.
현재 행안부가 안내하는 에스컬레이터 안전수칙에는 한 줄 서기나 두 줄 서기가 따로 포함돼 있지 않다. 대신 △걷거나 뛰지 않기 △손잡이 잡고 이용하기 △노란 안전선 안에 탑승하기 등 '에스컬레이터 3대 안전수칙'을 제시하고 있다.
두 줄 서기는 2015년 국민안전처가 한쪽을 비워두고 걷는 관행을 줄이기 위해 추진했다. 이후 정부는 줄 서는 방식 자체보다 에스컬레이터에서 걷거나 뛰지 않는 등 기본 수칙을 지키는 데 무게를 둬왔다.
행안부는 광화문 한글 현판 병기에 이어 에스컬레이터 안전이용문화를 두 번째 토론 주제로 준비하고 있다.
첫 토론회는 지난 26일 문체부와 함께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학교에서 열렸다. 윤호중 행안부 장관과 최휘영 문체부 장관, 전문가와 국민 200명이 참석해 광화문 한글 현판 병기 방안을 논의했다.
기존 한자 현판을 유지하면서 한글 현판을 추가하는 방안을 놓고, 오늘날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광화문에 담아야 한다는 주장과 문화유산의 원형을 지켜야 한다는 의견이 맞섰다.
찬성 측은 한글이 민주와 평등의 가치를 상징한다고 주장했다. 반대 측은 현판도 건축물의 일부라며 추가 설치가 복원된 광화문의 형상을 바꾸는 일이라고 맞섰다.
한글 현판을 상시 설치하지 않고 디지털 기술이나 빛을 활용해 일시적으로 표출하자는 절충안도 나왔다. 정부는 토론회에서 나온 의견을 토대로 추가 설치 여부를 검토한다.
윤호중 행안부 장관은 "국민주권은 선거를 통해 대표를 선출하는 것에서 끝나지 않는다"며 "국민의 삶과 맞닿아 있는 정책을 만들고 결정하는 과정에도 국민이 함께 참여할 때 비로소 실현된다"고 말했다.
이어 '모두의 토론회'를 "국민과 전문가가 함께 토론하고 숙의하며 더 나은 정책을 만들어 가는 공론의 장이자 국민주권을 실천하는 정책결정 플랫폼"이라고 규정했다.
광화문 현판 논의에 대해서는 "결론을 미리 정해 놓기보다 서로 다른 생각을 충분히 듣고 사회적 공감대를 만들어 가는 과정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모두의 토론회는 정부가 정책을 정한 뒤 설명하는 데 그치지 않고, 의제를 다루는 단계부터 국민과 전문가의 의견을 듣기 위해 마련됐다.
당초 첫 주제로 예고됐던 '탈모치료제 건강보험 급여 적용 확대' 토론회는 취소됐고, 광화문 한글 현판 병기가 첫 의제로 바뀌었다.
행안부는 지난해 11월 국민참여정책과를 신설해 관계 부처와 토론 의제를 조율하고, 국민 참여와 숙의 절차를 지원하고 있다.
행안부는 8월 말까지 안전·복지·문화 분야에서 2~3차례 토론회를 열어 시즌1을 시험 운영한다. 이 기간 관계 부처와 의제를 조율하고 참여자 구성과 토론 결과의 정책 반영 방식 등을 다듬는다.
시즌1에서 드러난 문제를 보완해 9월 말 시즌2에 들어갈 계획이다. 시즌2에서는 참여 부처와 전문가를 늘리고 토론 대상도 여러 정책 분야로 넓힌다.
행안부 관계자는 첫 토론회와 관련해 "무더운 날씨에 하루 종일 진행돼 참석률을 걱정했지만 사전 모집한 국민 200명이 모두 참석했다"며 "국민들이 다양한 생각을 직접 말할 수 있는 자리를 계속 마련해야겠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hj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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