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기반시설 10곳 중 6곳 '30년 이상'…오세훈, 국비 확대 요청

지하철 5~8호선 전기시설 71.7% D등급…노후 하수관 6309㎞
"보편복지·국가 위임사무 비용 전가…연 3조5738억원 추가 부담"

오세훈 서울시장이 24일(금) 한국재정정보원에서 박홍근 기획예산처 장관(왼쪽)에게 노후 기반시설 개선사업 추진을 위한 국비 지원 건의 내용을 전달하며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서울=뉴스1) 구진욱 기자 = 서울의 도로·교량 등 기반시설 10곳 중 6곳이 준공된 지 30년을 넘긴 가운데 오세훈 서울시장이 박홍근 기획예산처 장관을 만나 노후 기반시설 개선을 위한 국비 지원 확대를 요청했다.

서울시에 따르면 오 시장은 24일 오전 10시30분 한국재정정보원에서 박 장관을 만나 서울 기반시설의 노후화 실태와 재정 부담을 설명하고 국가 차원의 재투자와 국비 지원을 건의했다.

서울의 기반시설은 1970~1980년대 고도성장기에 집중적으로 조성됐다. 지난해 12월 기준 도로·교량 등 기반시설물의 약 58%가 준공 후 30년 이상 지난 상태다.

노후화가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되면서 성능 개선과 유지관리 비용이 늘고 있지만 서울시 자체 재원만으로는 적기에 시설을 정비하기 어렵다는 게 시의 설명이다.

서울지하철 5~8호선 전기 분야 시설물의 71.7%는 노후화로 D등급을 받은 상태다. 서울교통공사의 누적 적자는 무임승차 등에 따라 올해 3월 기준 19조9000억원까지 불어나 자체 재원만으로 시설을 개선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지반침하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되는 노후 하수관로 문제도 거론됐다. 서울의 하수관로 1만884㎞ 가운데 58%인 6309㎞가 설치된 지 30년 이상 지났다.

시는 최근 5년 동안 매년 2000억원 이상의 시비를 투입해 연간 약 100㎞의 노후 하수관로를 정비했다. 하지만 매년 약 150㎞의 관로가 새롭게 노후 시설로 편입되면서 정비 속도가 노후화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다른 지방자치단체는 노후 하수관로 정비사업에 국비를 지원받고 있지만 서울은 지원 대상에서 제외돼 있다.

오 시장은 전국적으로 시행되는 복지사업에서도 서울에 불리한 국비보조율이 적용되고 있다며 제도 개선을 요구했다.

서울시는 사회복지 분야 국고보조사업에서 다른 시·도보다 낮은 국비보조율을 적용받아 연간 3조4523억원을 추가로 부담하는 것으로 추산했다. 전체 국고보조사업을 기준으로 한 추가 부담액은 연간 3조5738억원이다.

아동수당은 전 국민을 대상으로 지급하는 보편적 복지사업이지만 서울의 국비보조율은 60%로, 다른 시·도의 70~80%보다 낮다. 이에 따라 서울시는 올해 1203억원을 추가 부담하고 있다.

정부안대로 내년 서울의 아동수당 국비보조율이 15%포인트 낮아지면 추가 부담액은 2368억원까지 늘어날 것으로 시는 예상했다.

국가가 설계한 정책의 집행 업무를 지방정부로 넘기면서도 필요한 인력과 예산을 충분히 지원하지 않는 문제도 제기됐다. 서울은 보통교부세를 받지 않는 불교부단체여서 정부가 보통교부세를 통해 인건비를 지원하면 지원 대상에서 빠질 수 있다.

최근 지방으로 이관된 노동감독 사무의 경우 다른 시·도는 보통교부세를 통해 인건비를 지원받을 예정이다. 서울은 관련 인건비를 전액 자체 재원으로 부담해야 한다. 제도가 전면 시행되는 2031년에는 연간 약 257억원의 추가 부담이 발생할 것으로 전망된다.

체납관리단과 공정수당·적정임금 제도 역시 중앙정부가 정책을 결정했지만 시행 비용은 서울시가 전액 부담해야 한다고 시는 설명했다.

오 시장은 "서울의 기반시설은 국가 경제와 국민의 일상을 지탱하는 핵심 인프라"라며 "노후 기반시설은 위험이 현실화되기 전에 적기에 재투자해야 한다. 시민 안전과 도시 경쟁력 확보를 위해 중앙정부의 결단과 적극적인 재정 지원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전국적·보편적 복지사업과 국가가 지방에 위임한 사무는 국가가 책임지는 것이 원칙"이라며 "서울시에 대한 불합리한 비용 전가를 막고 국가의 재정 책임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kjwowe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