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근 누락·고가 붕괴"…안전사고에 얼어붙은 서울시 공직사회
"적극행정보다 무사고" 분위기 확산
지방선거 앞두고 책임 부담 더 커져
- 신건웅 기자
(서울=뉴스1) 신건웅 기자 = GTX-A 삼성역 철근 누락 논란과 서소문고가 철거 현장 붕괴 등 서울시의 안전문제가 연이어 불거지면서 공직사회가 급격히 위축되고 있다.
책임 공방이 이어지는 가운데 지방선거를 앞두고 감사 압박과 정무적 부담까지 겹치면서 조직 전반에 몸을 사리는 분위기가 확산했다.
일각에서는 보수 행정이 지속되면 사업이 지연돼 결국 시민 불편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9일 서울시에 따르면 GTX-A 삼성역 구간에서 지하 구조물 시공 과정에서 철근이 빠진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 이에 감독 책임을 진 시 공무원들이 국정감사와 시의회 등에서 집중포화를 맞았다.
논란이 채 가라앉기 전 서소문고가 철거 작업 도중 구조물 일부가 무너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도심 한복판에서 대형 사고가 터지면서 시민 불안과 서울시에 대한 비판 여론이 커졌고, 곧바로 책임 소재를 둘러싼 공방이 벌어졌다.
현장 실무를 담당하는 공무원들 사이에서는 "패닉 상태"라는 말이 나온다. 대형 사고로 동료가 다친 상황에서 책임 소재까지 따져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지방선거를 앞두고 작은 실수 하나도 대형 감사나 정무적 리스크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도 확산했다.
이러다 보니 공무원들의 정상적인 의사결정조차 조심스러워졌다는 반응이 나온다. 위험 부담이 큰 사업일수록 실무자들이 판단을 미루거나 전례를 찾게 돼 현장 행정이 위축되는 것이다. 서울시 내부에서도 "최대한 보수적으로 하는 것이 낫다"는 말이 나온다.
진행 중인 사업도 점검에 들어가면서 지연되고, 시민 불편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현재 서울시는 건설공사장 특별점검과 고가·교량시설물에 대한 긴급안전점검을 진행 중이다.
전문가들은 안전 관리와 책임 행정 강화는 필요하지만, 실패와 사고에 대한 문책만 반복될 경우 장기적으로는 도시 행정 전반의 활력이 떨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김준모 건국대 행정학과 교수는 "대형 도시 인프라 사업은 본질적으로 일정 수준의 위험을 동반할 수밖에 없다"며 "개인에게 책임을 묻는 분위기는 적극 행정에 도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도 "책임을 강하게 물을수록 공직사회는 보수적으로 일할 수밖에 없다"며 "사고 예방과 책임 규명은 당연히 필요하지만 처벌을 강화하기보다는 인센티브를 통해 일하는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ke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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