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안부 '스타벅스 불매' 선언…관가 '스벅 상품권' 사라지나
윤호중 장관 "역사·사회적 가치 가볍게 여긴 기업 상품 안 써"
공무원들 "스타벅스 굿즈 버리기도"…몸 사리는 관가
- 한지명 기자
(서울=뉴스1) 한지명 기자 =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이 5·18 민주화운동 기념일 '탱크 데이' 이벤트로 공분을 산 스타벅스 코리아에 대해 사실상 '불매' 방침을 선언하면서 관련 움직임이 관가 전반으로 확산할지 주목된다. 정부 부처가 공개적으로 스타벅스 상품 제공 중단 입장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윤 장관은 21일 오후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에 글을 올려 "민주주의는 수많은 시민들의 희생과 헌신 위에 세워진 것"이라며 "그 역사를 가볍게 여기거나 상업적 소재로 소비하는 행태는 결코 가볍게 넘길 수 없는 문제"라고 밝혔다.
이어 "최근 물의를 빚은 스타벅스 코리아의 반역사적 행태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행정안전부를 비롯한 정부기관들은 그동안 설문조사·공모전·국민참여 이벤트 등에 커피 교환권 등 모바일 상품권을 활용해 왔다"며 "이번 사안을 계기로 앞으로 민주주의 역사와 사회적 가치를 가볍게 여기거나 상업적 소재로 활용한 기업의 상품은 제공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사실상 스타벅스 상품권을 정부 행사와 이벤트 등에서 배제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관가 안팎에서는 그동안 각종 행사 경품과 민원 참여 보상 등으로 활용돼 온 이른바 '스벅 상품권'이 사라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다른 부처와 지방자치단체 등으로 유사한 분위기가 확산될 가능성도 있다.
한 정부 관계자는 "공식적인 불매 방침은 없지만 앞으로 상품권 행사 등에 스타벅스를 쓰기 어려워질 것"이라며 "국민 반감 등을 의식할 수밖에 없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공무원 이 모 씨(40)는 "회사에 오니 스타벅스 굿즈를 실제로 버리는 직원들도 있더라"며 "서울정부청사 바로 앞에 스타벅스가 있는데 다들 눈치를 보고 내부적으로도 상당히 조심스러워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앞서 이재명 대통령도 18일 자신의 엑스에 글을 올려 스타벅스 코리아를 강하게 비판했다.
이 대통령은 "'5·18 탱크 데이' 이벤트라니 희생자들과 시민들의 피어린 투쟁을 모독하는 행위"라며 "대한민국 공동체와 기본적 인권, 민주주의 가치를 부정하는 저질 장사치의 비인간적 막장 행태에 분노한다"고 밝혔다.
이어 "마땅히 그에 상응하는 도덕적·행정적·법적·정치적 책임이 주어져야 할 것"이라며 "5·18 유가족과 피해자들에게 사과는 했느냐"고 지적했다.
한편 스타벅스 코리아는 이달 텀블러 프로모션 행사를 진행하면서 지난 18일 '탱크 데이', '책상에 탁' 등의 문구를 사용했다가 5·18 민주화운동과 박종철 열사 고문치사 사건을 희화화했다는 비판이 확산하자 행사를 중단했다.
이후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은 19일 대국민 사과문을 내고 "모든 책임은 저에게 있다"며 "5·18 민주화운동 영령과 유가족, 국민 여러분께 깊은 상처를 드렸다"고 사과했다.
hj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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