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 1조 규모 '지방소멸대응기금' 평가 기준 바꾼다…"주민체감 우선"
행안부, 2027년부터 평가체계 개편… 인구유입 효과 검증
사업계획 대비 집행률 관리 탄력적 배분…우수 지역 지원↑
- 이비슬 기자
(서울=뉴스1) 이비슬 기자 = 행정안전부가 인구 감소로 소멸 위기에 처한 지역을 지원하기 위해 매년 1조 원 규모로 투입하는 지방소멸대응기금의 평가·배분체계를 2027년부터 전면 개편한다.
단순히 시설을 짓는 데 그치지 않고 실제 인구를 유입시키고 주민이 체감할 수 있는 성과를 내는 사업에 예산을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행안부는 14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2027년 지방소멸대응기금의 평가 및 배분체계 개편 계획을 발표했다.
지난 2022년 도입한 지방소멸대응기금은 매년 1조 원 규모로 지역이 주도하는 정주여건 개선 사업 등에 투입해 왔다. 대표 사례로는 전북 김제시에서 폐양조장을 청년 창업 활동 공간으로 개선, 강원 홍천군에 임대형 스마트팜 조성, 충북 단양군에 보건의료원을 건립한 사업 등이 있다.
그러나 운영 과정에서 시설 건립 위주의 하드웨어 사업에 편중되거나 단년도 예산 집행으로 장기적인 성과를 내기 어렵고 주민 체감이 낮다는 한계가 지적돼 왔다.
이번 개편에 따라 기존 △대규모 기반 시설 조성 △일회성 투자 △단년도 투자계획 중심 평가 △사업 발굴 및 집행 중심의 투자계획 △1차 서면·현장답사와 2차 발표 방식의 평가 체계는 사라진다.
앞으로는 △인구 활력 중심 프로그램 사업 확대 △재투자를 통한 지역 내 선순환 구축 △다년도 투자계획 및 인구 성과 기반 평가 △지역 문제 해결 중심 투자계획 △1차 서면·현장답사와 필요시 질의응답 방식으로 평가체계를 전환할 방침이다.
가장 큰 변화는 투자계획 평가 기준이다. 2027년 지방소멸대응기금은 일자리, 주거, 돌봄과 같이 주민 의견을 반영한 사회서비스 제공과 정주 여건 개선에 대규모 투입할 예정이다.
이미 완공한 시설물의 운영 상태와 실질적인 인구 유입 효과에 대한 평가 비중을 확대해 '일단 짓고 보기' 식의 투자를 방지하고 효과성 있는 사업 발굴을 지원한다.
기금 배분 과정에서는 사회연대경제조직과 같은 주민 중심 사업체 참여 여부를 평가에 반영한다. 기금이 외부로 유출되지 않고 지역 내에서 도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기 위한 조치다. 특히 사회연대경제 활성화와 '햇빛 소득마을' 지원과 같이 국정 기조를 반영한 사업을 포함한 투자계획에는 가점을 부여한다.
아울러 지방정부가 투자계획을 수립할 때 간담회, 컨설팅 추진을 통해 지역 현장 분석과 주민 의견 수렴하도록 하고 주민 체감 성과를 창출하는 사업이 우선순위를 갖게 할 예정이다.
기금 사업의 안정적인 추진을 위해 기존 단년도 방식에서 벗어나 다년도 투자계획 수립도 가능하도록 개선한다. 이에 따라 연도별 기금 배분액 대비 집행률이 아닌 '사업 계획 대비 집행률'을 관리하게 되며 투자계획에 따라 각 연도에 탄력적으로 기금이 배분된다.
행안부 관계자는 "오랜 기간이 걸리는 기반시설 조성 사업을 단년도 투자계획을 바탕으로 평가, 배분해 실집행률이 저조하고 사업의 안정적 추진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있었다"며 "앞으로는 지방정부가 수립한 중기 계획에 따라 기금을 탄력적으로 운용하도록 해 자율성도 높이고 기금사업을 안정적으로 추진할 수 있게 하겠다"고 밝혔다.
평가 절차도 간소화한다. 필요시 서면 평가와 현장 답사 이후 별도의 발표 평가 없이 질의응답으로 대체하며 종합 회의를 통해 최종 배분액을 결정한다.
배분 구조 역시 나눠주기식을 방지하기 위해 최저 대비 최고 배분액 비율을 확대하고 상위 등급 지역 수를 늘려 성과를 낸 우수 지역이 더 많은 기금을 확보할 수 있도록 인센티브 체계를 강화한다.
기금 배분 구조는 기존 3~4단계 구분은 유지하되 최저 대비 최고 금액 비율을 확대하고 인센티브 금액과 상위 등급 비중을 늘리기로 했다. 투자계획의 완성도가 높은 지역에는 최고배분액 이상 추가배분도 가능하게 했으며 부실한 지역에는 최저배분액 이하로도 배분할 수 있도록 한다.
광역 지방정부 차원의 대응을 지원하는 광역지원계정의 권한과 책임도 확대한다. 기존에는 기초 지방정부에 기금을 단순 재배분하는 방식이었지만 앞으로는 광역 지방정부가 직접 연계·협력 사업을 발굴하거나 기초 지방정부의 기금 투자계획 수립 지원, 지방소멸 대응 과제 발굴 역할을 맡게 된다.
광역지원계정 기금사업은 광역 간 또는 관내 기초 간 연계·협력 사업 발굴과 추진, 광역 차원의 정주 여건 개선 사업, 기초 지방정부의 소멸 대응 역량 강화 및 기반 조성 지원 등으로 운영할 예정이다.
앞서 행안부는 기반시설 조성뿐만 아니라 '제도 및 프로그램 운영'에도 기금을 활용할 수 있도록 지방자치단체 기금관리기본법을 개정했다.
윤호중 행안부 장관은 "지방소멸대응기금이 주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성과를 창출하고 지방의 소멸 위기를 극복하는 데 효과적인 마중물로 활용될 수 있도록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하겠다"고 말했다.
b3@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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