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콜로세움서 광화문까지"…도시가 노래하는 순간

서울 광화문광장 인근 건물 외벽 전광판에 나오는 BTS 공연 홍보 영상. 2026.3.13 ⓒ 뉴스1 김민지 기자
서울 광화문광장 인근 건물 외벽 전광판에 나오는 BTS 공연 홍보 영상. 2026.3.13 ⓒ 뉴스1 김민지 기자

(서울=뉴스1) 신건웅 기자 = 도시는 때로 한 장면으로 기억된다. 그리고 그 장면은 의외로 공연에서 만들어지기도 한다.

2003년 로마 콜로세움 앞에서 열린 폴 매카트니(Paul McCartney) 공연은 그런 순간이었다. 고대 로마 제국의 상징인 콜로세움 앞에서 울려 퍼진 대중음악은 단순한 콘서트를 넘어 도시의 문화적 기억으로 남았다. 당시 약 50만 명이 운집한 이 공연은 지금까지도 로마의 상징적인 문화 이벤트로 회자된다.

최근에도 비슷한 장면이 만들어졌다. 샤키라(Shakira)가 멕시코시티 중앙광장 소칼로(Zócalo)에서 연 공연에는 약 40만 명이 모였다. 도시의 역사적 중심 광장이 세계 대중음악의 무대로 변한 순간이었다.

이처럼 역사적 공간에서 열리는 공연은 단순한 음악 행사를 넘어 도시의 문화적 기억이 된다.

이런 장면이 서울에서도 펼쳐친다. BTS(방탄소년단)는 오는 21일 광화문 광장에서 3년 9개월 만에 완전체 컴백 공연을 연다. 광화문 광장에서 대형 단독 공연이 열리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경복궁과 세종대로 일대 도심 공간이 공연 무대와 관람 공간으로 활용되고, 숭례문·서울타워 등 서울의 주요 장소를 활용한 미디어 파사드도 함께 진행될 계획이다.

이날 공연에는 26만 명이 모일 것으로 예상되며, 넷플릭스를 통해 전 세계 190여 개 국가·지역에 생중계된다.

광화문이라는 장소가 갖는 상징성도 이번 공연 의미를 더한다. 경복궁 정문인 광화문 앞 광장은 조선 시대 국가 의례가 열리던 공간이었다. 현대에 들어서는 시민들이 모여 사회적 목소리를 표현하는 민주주의의 광장으로 자리 잡았다. 전통과 현대, 권력과 시민의 역사가 겹쳐 있는 공간이다. 이제 여기에 세계 대중문화가 더해진다.

도시는 건물만으로 기억되지 않는다. 때로는 그곳에서 만들어진 장면으로 기억된다. 로마에는 콜로세움 공연이 있었고, 멕시코시티에는 소칼로 공연이 있었다.

광화문 공연이 전 세계 수억 명의 화면 속에 남는다면 서울이라는 도시의 새로운 기억이 될지도 모른다. 그날 광화문에서 만들어질 장면이 오래 기억되기를 기대한다.

keo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