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수공익 지정" vs "준공영제 개편"…오세훈·정원오, 선거 앞두고 공방
오세훈 "공공버스 10대 운영해 본 즉흥적 제안"
정원오 "수익 낮은 노선은 공공버스로" 맞불
- 한지명 기자
(서울=뉴스1) 한지명 기자 = 지난달 역대 최장 기록을 남긴 서울 시내버스 파업 이후, 재발 방지를 둘러싼 논쟁이 6·3 지방선거의 정책 쟁점으로 떠올랐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시내버스를 '필수공익사업'으로 지정해 파업 상황에서도 최소 운행을 보장해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차기 서울시장 후보로 거론되는 정원오 성동구청장은 준공영제의 구조적 모순을 손질하는 '재구조화'가 본질이라며 맞서고 있다.
오 시장은 지난 5일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시내버스 필수공익사업 지정 토론회에서 "필수공익사업 지정은 파업권을 제약하자는 것이 아니라 노동자의 권리를 인정하면서도 시민 이동권을 보장하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도시철도는 필수공익사업으로 지정돼 파업 때도 최소 기능을 유지하는데, 시내버스는 제도적 공백 상태"라며 형평성 문제를 제기했다.
논쟁의 계기는 지난달 13∼14일 벌어진 서울 시내버스 노조의 전면파업이다. 전체 7000여대의 대부분이 파업에 참여해 첫날 운행률이 6.8%에 그치며 출퇴근길 시민 불편이 커졌다. 서울시는 전원 파업이 가능한 구조적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시내버스를 필수공익사업으로 지정해 달라고 고용노동부에 요청했다.
오 시장은 이날 백브리핑에서 정 구청장이 제안한 공공버스 확대 구상에 "한 자치구에서 공공버스 10대 정도 운영해 본 경험으로 서울 전체 7000대에 적용하자는 것은 즉흥적인 제안"이라고 주장했다.
서울시에 따르면 시내 전체 395개 노선 가운데 흑자 노선은 23개(83억 원)에 불과하고, 적자 노선은 372개다. 오 시장은 "공영제로 전환할 경우 차고지와 차량 인수 등 초기 비용만 2조1000억 원이 넘고, 약 100원 수준의 요금 인상 요인이 발생할 수 있다"며 했다.
반면 정 구청장은 구조 개편이 해법이라는 입장이다. 그는 지난 3일 국회 토론회에서 "시내버스 준공영제는 개선을 넘어 혁신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현행 준공영제가 운행 비용뿐 아니라 업체 이윤까지 100% 보전하는 구조여서 경영 효율화 유인이 없고, 그 결과 업체들의 누적 부채가 1조 원을 넘길 것이라는 지적이다.
정 구청장은 성동구청장 재임 중 일명 '성공버스'로 이름 붙인 공공시설 무료 셔틀버스 11대를 투입해 성수·마장 등 구내 주요 거점과 지하철역을 잇는 6개 노선을 밤 10시까지 운영하고 있다. 이 같은 경험을 바탕으로 수익성이 낮은 노선에 공공버스를 도입하는 방안을 제안하고 있다.
정 구청장은 또 민간 업체가 노선권을 보유한 현 구조에서는 교통 수요 변화에 따른 노선 조정이 어렵다고 보고, "수익이 나지 않는 노선은 공공버스로 전환하고, 대중교통 소외 지역에 공공버스를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표준운송원가 산정 시 '이윤 보전' 조항 삭제도 제안했다.
전문가들은 현행 준공영제의 구조적 문제를 지적하면서도 해법을 두고는 접근법을 달리했다.
장재민 한국도시정책연구소 소장(단국대 겸임교수)은 "폭증하는 시내버스 업체들의 적자를 재정지원으로 메워주는 구조 때문에 고위험·고수익·단기 회수를 목표로 하는 사모펀드가 서울 시내버스 회사를 다수 인수하기 시작하고, 이후 배당금을 크게 늘려 가져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준공영제의 구조 문제 해결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임삼진 한국환경조사평가원장은 "노동법 개정으로 준공영제 버스를 필수공익사업에 포함해 파업 시에도 일정 수준의 운행을 강제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조례 제정과 서울시·의회·노사 4자 협의를 통해 최소 서비스 수준을 명문화하는 협약을 체결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hj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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