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김경 위원장 시절 문화재단 '쪽지예산' 4건…5년간 최다
총 9억4000만 원…예결위 반영 사례 중 이례적
'의원 발의 사업' 수의계약 강요 의혹 제기도
- 구진욱 기자
(서울=뉴스1) 구진욱 기자 = 서울시의회 문화체육관광위원장을 지낸 김경 의원이 2025년도 예산 편성 과정에서 서울문화재단을 대상으로 이른바 '쪽지예산'이라고 불리는 의원 발의 사업 4건을 단독 발의해 모두 예산에 반영된 것으로 확인됐다.
최근 5년간 문화체육관광위원회 발의 예산 가운데 단일 의원 기준으로는 가장 큰 규모로, 예산 편성 이후 사업 추진 과정에까지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를 두고 관심이 쏠린다.
12일 뉴스1 취재를 종합하면, 2025년도 예산에서 예결위를 거쳐 서울문화재단으로 최종 편성된 문체위원 발의 사업은 총 9건이다. 이 가운데 4건이 김경 의원 단독 발의였고, 나머지 1건만이 의원 5명이 각각 1건씩 발의한 사업이었다.
김승수 국민의힘 의원실을 통해 문화재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김 의원이 발의해 반영된 2025년도 사업은 △서울 아틀리에 투어(2억 5000만 원) △융합예술플랫폼 지역협력 사업(2억 원) △미디어 콘텐츠 기획 및 개발(2억 9000만 원) △서울 문화예술 아카이브 프로젝트(2억 원) 등 총 4건으로 이를 합치면 9억 4000만 원에 달한다.
연도별로 비교하면 김 의원의 2025년도 예산 발의는 더욱 두드러진다. 2022년도에는 예결위를 통과해 반영된 문체위원 발의 사업이 없었다. 2023년도에는 의원 3명이 각각 1건씩 발의한 사업이 반영됐고, 2024년도에는 의원 2명이 각각 1건씩 발의한 사업이 예산에 포함됐다. 2026년도 예산에서는 의원 1명이 단독으로 3건을 발의했고, 다른 의원 2명이 각각 1건씩 발의한 사업이 반영됐다.
반면 2025년도에는 김경 의원이 혼자서 4건을 단독 발의해 예산에 반영됐고, 별도로 의원 5명이 각각 1건씩 발의한 사업이 포함됐다. 특정 연도에 단일 의원의 단독 발의 비중이 유독 높았던 셈이다.
이 같은 예산 편성 방식은 시의회 안팎에서 흔히 '의원 발의 사업', 이른바 '쪽지예산'으로 불린다. 집행부가 제출한 원예산 범위 내에서 예산을 증액·조정하는 구조로, 예결위 협의 과정에서 최종 결정되지만 개별 사업 단위의 조정 내역이 상임위 공식 기록에 상세히 남지 않는 경우가 많다.
서울시의회 관계자는 "의원 발의 예산은 원예산 범위 안에서 조정되는 구조이고, 최종 결정은 예결위 협의 과정에서 이뤄진다"면서도 "다만 세부 사업 내역이 상임위 기록으로 명확히 남지 않는 방식은 오래된 관행"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지난해 집중 발의가 가능했던 배경으로는 당시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운영 파행이 거론된다. 2025년도 추가경정예산 심의 과정에서 문체위는 예비심사를 마무리하지 못했고, 상임위 차원의 의결 없이 심사가 종료됐다.
국민의힘 소속 위원들은 당시 김경 위원장이 합의된 일정에 따른 회의 개회를 거부하거나 절차를 무시하는 운영을 반복하며 위원장 권한을 독단적으로 행사해 상임위 심사 기능을 사실상 무력화했다고 공개적으로 비판한 바 있다.
또한 김 의원이 발의한 해당 사업들을 둘러싸고, 예산 집행 이전부터 재단 내부에서 문제를 제기하는 제보가 여러 차례 제기됐던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해 2월 서울문화재단 소속 민주노총이 김 의원 발의로 예산에 반영된 일부 문화재단 사업의 집행 구조와 수의계약 방식 문제를 지적한 공문이 서울시의회로 전달된 것으로 파악됐다. 같은 해 11월 행정사무감사를 앞두고도 유사한 취지의 제보가 추가로 접수됐지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차원의 공식적인 조사나 감사 착수 등 후속 조치는 이뤄지지 않았다.
제보 문건에는 김 의원 발의 사업이 재단의 기존 기획·집행 체계와 맞지 않고, 영상·미디어 콘텐츠 제작을 전제로 한 사업 방향이 반복적으로 제시돼 내부적으로 이의를 제기하기 어려운 구조였다는 취지의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김 의원은 현재 '공천헌금' 의혹과 관련해 경찰 수사를 받고 있다. 강선우 무소속 의원에게 1억원을 전달한 혐의를 포함한 고발이 제기된 뒤 지난달 31일 미국으로 출국했으나, 수사 일정 조율에 따라 전날(11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경찰은 입국 즉시 출국금지 조치와 소환 조사를 진행했다.
한편, 김 의원은 해당 의혹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문에 대답하지 않고 자신의 텔레그램 계정을 탈퇴했다 재가입했다.
kjwowe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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