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아이스 주의'…맑은 날 교통사고, 눈·비 오는 날보다 많아

빙판길 사고 5년간 4112건…출근길 가장 잦아

폭설 후 한파로 도로 곳곳이 얼어붙은 5일 오전 서울 광화문역 일대에서 한 시민이 빙판길에 미끄러져 넘어지고 있다. 2025.12.5/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서울=뉴스1) 구진욱 기자 = 정부가 겨울철 도로 결빙으로 인한 교통사고가 최근 5년간 4000건을 넘은 것으로 나타났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사고는 출근 시간대에 가장 많이 발생했지만, 사망 위험은 낮 시간대에 더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행정안전부는 17일 최근 5년(2020~2024년)간 도로 결빙으로 발생한 교통사고가 총 4112건에 달했으며, 이로 인해 83명이 숨지고 6664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사고 시기를 보면 전체의 78%(3198건)가 12월과 1월에 집중됐다. 기상 상태별로는 눈이나 비가 오는 날보다 맑거나 흐린 날 사고가 더 많았다. 맑거나 흐린 날 발생한 사고는 2240건(54%)으로, 눈·비가 오는 궂은 날(1872건·46%)을 웃돌았다.

행안부는 노면이 젖은 뒤 기온이 내려가면서 생기는 '도로 살얼음(블랙아이스)'이 육안으로 잘 보이지 않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시간대별로는 기온이 낮고 교통량이 증가하는 오전 8시부터 10시 사이 사고가 798건으로 가장 많았다. 반면 사고 100건당 사망자 수를 뜻하는 치사율은 낮 12시부터 오후 2시 사이가 3.8로 가장 높았다.

빙판길에서는 제동거리가 급격히 늘어나는 만큼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한국교통안전공단 실험 결과, 시속 30㎞ 기준 승용차의 제동거리는 마른 노면에서 1.5m였지만 빙판길에서는 10.7m로 약 7배 길어졌다. 화물차와 버스도 각각 4.6배, 4.9배 늘어났다.

행안부는 겨울철 운전 시 △운행 전 기상·도로 상황 확인 △상습 결빙 구간과 사고 다발 지역 사전 파악 △충분한 안전거리 확보 △급제동·급가속·급조향 자제 등을 당부했다. 특히 교량과 고가도로, 터널과 지하차도 입·출구, 급커브 구간은 노면 결빙 위험이 높은 곳으로 꼽혔다.

또 눈길과 빙판길에 대비해 스노체인 등 월동용품을 차량에 구비하고, 미끄럼 방지 효과가 있는 겨울용 타이어를 장착할 것을 권고했다.

kjwowe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