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스타트업에 AI 산업 경쟁력 키운다…'AX 혁신센터' 출범

스타트업 3곳, 시와 협업해 AI 기술 현장 적용
"AI 도입 전주기 지원, AI 전환 거버넌스 구축"

지난 25일 서울AI허브 메인센터에서 '서울산업 AX혁신센터 출범식'이 진행됐다.(서울시 제공)

(서울=뉴스1) 한지명 기자 = 서울시가 산업 전반의 인공지능(AI) 전환을 앞당기기 위한 핵심 거점 '서울 산업 AX 혁신센터'를 열고 운영에 들어갔다.

26일 서울시에 따르면 서울 산업 AX 혁신센터는 AI를 도입하려는 기업이 상시로 상담하고 기술을 검증할 수 있는 곳으로, 서울시가 추진 중인 '산업 전환'(AX, AI Transformation) 정책의 중심 역할을 하게 된다.

서울시는 올해 11억 원 규모의 AI 전환(AX) 지원사업을 통해 스타트업(공급기업)과 제조·서비스 기업(수요기업)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현장에서 기술을 검증(PoC)하도록 지원하고 있다.

센터는 기업의 AI 수요를 접수하고, 기술을 가진 스타트업과 연결해 컨설팅·실증·사업화로 이어지는 과정을 총괄한다. 서울대와 KAIST 등 주요 AI 대학원과의 협력을 통해 자문단을 운영하고, 'AI 허브–산업 AX 혁신센터–AI 대학원 협의체'로 이어지는 산업 전환 생태계를 구축하는 것이 목표다.

올해 첫 실증사업에는 서울 AI 허브 입주 스타트업 3곳이 참여했다. 영상 인식, 생성형 AI, 챗봇 자동화 등 각기 다른 분야의 기술을 가진 스타트업 '피아스페이스', '누리에에이아이', '도슨티'가 참여하고 있다.

피아스페이스 "건설현장 안전, AI가 직접 판단"

AI 영상분석 전문기업 피아스페이스는 서울시 AX 사업을 통해 MCC건설, 서울대 안창범 교수 연구팀과 협력해 건설현장의 안전관리 AI를 실증했다.

기존 지능형 CCTV는 단순 이미지 인식에 의존해 조명이나 먼지 변화로 오탐이 잦았다. 피아스페이스는 영상과 언어를 함께 학습하는 비전언어모델(VLM)을 적용해 AI가 상황의 의미를 해석하도록 했다.

유현수 피아스페이스 대표는 "AI가 단순히 영상을 보는 수준에서 벗어나, 현장에서 벌어지는 일을 이해하도록 만드는 것이 핵심 기술"이라며 "서울대 연구진, 건설사와 함께 실제 환경에서 기술을 검증할 수 있었던 것이 큰 성과였다"고 말했다.

그는 "서울 AI 허브 입주로 다양한 기관과 협력할 수 있었고, AX 사업을 통해 기술을 산업 안전 분야로 확장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누리에에이아이 "생성형 AI로 디자인 협업 효율화"

AI 트랜스포메이션 솔루션 기업 누리에에이아이는 서울시 AX 사업을 통해 메가스터디, 서울대 최종현 교수팀과 협업해 이미지 생성 AI를 활용한 디자인 자동화 프로젝트를 수행했다.

메가스터디는 교재 표지나 삽화를 외주로 제작해왔지만, 커뮤니케이션 비용과 제작 기간이 문제였다. 누리에에이아이는 기존 디자인 데이터를 학습한 AI가 간단한 문장 입력만으로 내부 기준에 맞는 이미지를 자동으로 생성하도록 했다. 서울대 연구진은 글로벌 생성 모델의 한계를 자문하며 완성도를 높였다.

최수희 누리에에이아이 대표는 "서울시가 스타트업과 대기업, 교수진을 연결해줘 실험과 검증을 동시에 진행할 수 있었다"며 "AX 사업이 스타트업이 산업 현장에서 기술을 시험할 수 있는 현실적인 발판이 됐다"고 말했다.

도슨티 "AI 챗봇으로 무인매장 결제 취소 응대"

AI 챗봇 솔루션 기업 도슨티는 서울시 AX 사업을 통해 유비씨엔(결제단말기 업체), 서울대 강필성 교수팀과 협력해 무인결제 단말기의 고객응대 절차를 자동화했다.

지하철 자판기나 무인매장에서 결제 취소 요청이 들어오면 AI 챗봇이 즉시 응답하고, 내부 결제 시스템과 연동해 인증과 환불 절차를 자동으로 처리한다. 기존에는 운영자가 수동으로 카카오톡을 통해 응대하던 절차를 AI가 대신하는 방식이다.

이일구 도슨티 대표는 "서울시의 지원으로 개발 초기부터 대기업 연구진과 협업할 수 있었다"며 "밋업 행사를 통해 산업 파트너를 만날 기회가 생겼고, 개발과 실증 속도를 높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이번 AX 사업을 시작으로 산업 현장에서 필요한 AI 기술 수요를 꾸준히 발굴하고, 스타트업의 기술이 실제 제조·서비스 공정에 적용될 수 있도록 지원 범위를 넓혀갈 계획이다.

AI 도입 단계부터 컨설팅, 실증, 확산으로 이어지는 전주기 지원 체계를 만들고, AI 대학원과 산업 현장을 잇는 협력 구조도 강화한다. 서울대·KAIST 등 대학, 산업 AX 혁신센터, 서울 AI 허브를 연결하는 '서울형 AI 전환 거버넌스'를 구축한다.

서울시 관계자는 "2026년부터 AX혁신센터 정원을 확대하고 프로그램을 상시화해 센터를 서울을 대표하는 산업 AI 전환 거점으로 육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hj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