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가을 물들이는 40일간의 예술의 향연…'서울어텀페스타' 개막
도심 한복판서 오페라·발레·판소리 만끽
- 구진욱 기자
(서울=뉴스1) 구진욱 기자 = 긴 추석연휴를 맞아 도심 속에서 순수 공연예술을 즐길 수 있는 대규모 축제 '서울어텀페스타(Seoul Autumn Festa)'가 막을 올렸다.
5일 서울시에 따르면, 시는 전날(4일) 저녁 서울광장에서 개막식을 열고 '공연예술 중심도시 서울' 도약을 선언했다. 개막식 현장에는 시민과 예술인, 국내외 관광객 등 1만여 명이 함께했다.
서울어텀페스타는 서울스프링페스타(봄), 쉬엄쉬엄 한강3종축제(여름), 윈터페스타(겨울)에 이어 '사계절 축제 도시 서울'을 완성하는 마지막 고리다. 다음달 13일까지 40일간 대학로·청계천·노들섬·DDP 등 서울 전역에서 110여 개 공연이 이어진다. 오페라·발레·연극·전통예술·거리예술 등 장르의 경계를 넘는 무대들이 시민과 만난다.
이번 축제는 서울시와 서울문화재단이 공동 주관하며, 서울무용제·서울국제음악제·서울거리예술축제 등 74개 민간 축제도 참여한다. 관(官) 주도가 아닌 예술 현장을 중심으로, 예술가들이 자율성과 창의성을 발휘하는 방식으로 기획된 것이 특징이다.
개막식은 연출가 고선웅이 총괄 구성했다. 서울어린이취타대와 서울시소년소녀합창단의 퍼포먼스로 시작해 오페라·발레·판소리 등 순수예술이 한데 어우러졌다. 노블아트오페라단이 ‘피가로의 결혼’ 중 서곡과 아리아로 클래식 무대를 열었고, 타악그룹 '타고(TAGO)'는 호랑이의 기상을 형상화한 ‘백호’를 통해 전통 타악의 역동성을 선보였다.
윤별발레컴퍼니는 여성 무용수들이 전통 갓을 쓰고 춤추는 창작발레 '갓(GAT)'으로 강인한 여성미를 표현했다. 배우 박정자는 낭독극 '영영이별 영이별'을 무대에 올려 해금 선율과 함께 정순왕후의 삶을 그리며 관객의 마음을 울렸다. 이어 이루다 블랙토무용단의 '서울의 울림 그리고 어울림', 소리꾼 유태평양과 김수인의 판소리 무대가 이어지며 피날레를 장식했다.
관람형 공연을 넘어 시민이 직접 참여하는 체험형 프로그램도 눈길을 끌었다. 시민들은 축제 상징물을 직접 꾸미고, '공연예술 감각'을 실로 연결한 설치작품 제작에도 참여했다.
추석 연휴 기간에는 청계천 복원 20주년을 기념해 청계광장에서 청계9가까지 5.2㎞ 구간을 걸으며 예술공연을 즐기는 '아트레킹(Artrekking)'이 진행된다. 서울거리예술축제(10.6~8), 월드판소리페스티벌(10.8~9), 광화문전통춤페스타(10.6) 등도 연휴 내내 이어진다.
오는 11월 4일에는 DDP에서 '2025 서울국제예술포럼(SAFT)'이 열린다. 예술가와 정책 전문가들이 모여 예술·기술·도시·정책의 새로운 전략과 비전을 논의하는 글로벌 공론장이다.
김태희 서울시 문화본부장은 "서울어텀페스타는 시민과 예술인이 함께 만들어낸 서울 공연예술의 축제이자, 세계 무대 도약을 향한 출발점"이라며 "시민이 일상 속에서 문화예술을 누릴 수 있는 도시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kjwowe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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