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늘고 이혼 줄었지만…서울 10명 중 4명 '나혼자 산다'

국제결혼 10%…황혼이혼 늘며 평균 연령 50대

ⓒ News1 김초희 디자이너

(서울=뉴스1) 한지명 기자 = 코로나19 종식 이후 서울에서 혼인 건수는 2년 연속 늘고, 이혼 건수는 줄었다. 다만 황혼이혼이 크게 늘면서 평균 이혼 연령은 50대로 올라섰다. 또 1인가구와 고령자가구는 급증했지만, 영유아 자녀가구와 한부모가구는 줄어드는 등 가족 형태의 변화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서울시는 15일 통계청 인구총조사와 인구동향조사 등 국가승인통계를 바탕으로 '서울시민의 결혼과 가족 형태의 변화'를 발표했다. 이번 분석은 혼인·이혼 추이와 가구 구조 변화를 종합적으로 정리한 것이다.

혼인 건수는 2000년 이후 줄어들다가 코로나19 시기 급감했으나, 종식 이후 반등했다. 2022년 3만 5752건으로 최저치를 기록했으나 2024년에는 4만 2471건으로 전년 대비 16.9% 늘며 2년 연속 증가세를 보였다. 초혼 평균 연령은 남성 34.3세, 여성 32.4세로 과거보다 높아졌고, 국제결혼은 전체 혼인의 10%를 차지했다.

이혼 건수는 줄었지만 연령대는 높아졌다. 2024년 평균 이혼 연령은 남성 51.9세, 여성 49.4세로, 2000년보다 10년 이상 상승했다. 60세 이상 황혼이혼은 2000년 전체 이혼의 3%대에서 2024년 25% 수준까지 급증했다.

가구 구조도 크게 바뀌고 있다. 1인가구는 약 166만 가구로 전체의 39.9%를 차지해 가장 보편적 형태가 됐으며, 30~40대와 60대까지 전 연령대로 확산되있어 '1인가구=청년'이라는 공식도 점차 옅어지고 있다.

또 서울은 올해 7월 60대 이상 인구 비율이 20%를 넘으며 초고령사회에 진입했고, 고령자가구 비중도 전체의 30%를 넘어섰다.

다문화가구는 약 7만 8000가구로 가구원 수는 20만 명을 넘어섰다. 국제결혼을 통해 형성된 가정이 다수를 차지하지만 귀화자, 다문화 2세 등 다양한 배경의 가족 형태도 점차 늘어나고 있다.

비친족가구는 2016년 6만여 가구에서 2024년 12만여 가구로 두 배 이상 늘었다. 특히 20~30대에서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이를 통해 혼인이나 혈연으로 맺어지지 않은 친구․동료․생활 동반자가 함께 주거를 공유하는 사례가 확산되었음을 알 수 있었다.

반면 영유아 자녀가구는 같은 기간 35만여 가구에서 20만여 가구로 40% 이상 감소하며 저출산 흐름이 뚜렷하게 반영됐다. 한부모가구도 32만여 가구에서 28만여 가구로 줄었다.

서울시는 이러한 변화를 새로운 정책 과제로 보고 있다.

시는 1인가구와 고령자가구 증가에 맞춰 맞춤형 돌봄·주거·복지 정책을 강화하고, 다문화·비친족가구를 제도적으로 포용할 방안을 모색한다. 청년층에는 주거·일자리, 중장년층에는 일·가정 양립, 고령층에는 사회관계망 지원 등 맞춤형 정책을 추진할 계획이다.

강옥현 서울시 디지털도시국장은 "이번 분석을 통해 코로나19 이후 가족 구조와 가치관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음을 확인했다"며 "고립·외로움 예방, 청년 주거 안정, 양육 친화 환경 조성 등 시민 누구도 소외되지 않는 정책을 추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hj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