좁은 우리 대신 자연형 방사장…서울어린이대공원 동물원 싹 바뀐다
방사장 최대 6배 키우고 개체수 절반으로 조정
30년만에 국제 수준 시설 개선…2029년 마무리
- 한지명 기자
(서울=뉴스1) 한지명 기자 = 서울어린이대공원 동물원이 30여 년 만에 대대적인 변화를 앞두고 있다. 기존의 좁은 우리에서 벗어나, 동물들이 보다 넓고 자연에 가까운 환경에서 생활할 수 있도록 방사장을 최대 6배까지 확대한다.
14일 서울시에 따르면 광진구 능동 서울어린이대공원 동물원 재조성을 위해 1억 2598만 원을 투입해 기본계획 수립 용역을 진행 중이다.
이번 개편은 동물 복지를 고려해 방사장을 대폭 확장하고 동물 종 구성을 조정하는 한편, 국제 동물원 기준 적용, 공사비 산정 및 연차별 추진 계획 수립 등을 포함한다.
현재 어린이대공원 동물원은 1990년대에 조성된 이후 2000년대 일부 개보수가 있었지만, 동물 복지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면서 운영 방식의 변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이어져 왔다.
이번 사업은 원래 2030년부터 추진될 예정이었으나, 시설 노후화와 동물 복지에 대한 사회적 요구가 커지면서 일정이 앞당겨졌다.
서울시는 올해 안에 투자심사를 완료한 뒤 내년 설계를 거쳐 2027년부터 2~3년간 공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개편이 순조롭게 진행되면 2029년까지 재조성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현재 어린이대공원 동물원에는 90여 종의 동물이 서식하고 있지만 개체 수 조정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이어져 왔다. 2018년부터 6년간 199마리의 동물이 폐사했으며, 좁은 생활 공간과 스트레스가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이에 따라 개편 이후에는 방사장 확장이 어려운 대형 동물이나 에너지를 많이 소비하는 종을 제외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며, 전체 개체 수는 절반가량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대신 토종 동물을 중심으로 운영하는 방향이 논의되고 있으며, 세부 종 선정은 전문가 협의를 거쳐 결정될 예정이다.
동물 복지를 위한 시설 개선도 포함된다. 기존 시설 중 일부는 노후화된 사육장 개선과 동물 행동 풍부화를 위한 공간 설계가 검토 중이며, 관람 동선 개편을 통해 관람객과 동물 간 거리를 조정하는 방안도 논의되고 있다.
서울시는 이번 개편을 통해 유럽 동물원·수족관협회(EAZA) 기준을 적용해 국제적인 운영 모델을 도입할 계획이다.
EAZA 기준을 충족하면 방사장 면적, 울타리 구조, 동물 사육시설 등의 조건을 개선할 뿐만 아니라, 유럽 내 동물원과의 교류도 수월해진다. 여기에 어린이 교육 중심의 동물원으로 변화하는 방향도 포함된다.
식물원도 함께 탈바꿈한다. 서울시는 어린이들이 자연을 체험하고 학습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한편, 시민들이 편안하게 머물 수 있는 녹색 쉼터 개념을 도입할 계획이다. 식물원 리모델링 공사는 내년까지 마무리될 예정이다.
손성일 어린이대공원장은 "이번 개편을 통해 어린이 교육과 동물 복지가 공존하는 공간으로 변화할 것"이라며 "서울을 대표하는 동물원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철저히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hjm@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