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휴 끝, 다시 일상으로…전국 관광지 마지막까지 '북적'(종합)
부산 북항 '부캉이' 100만명 눈앞·청원생명축제 6만5000명
포항·강원 가을 나들이객…동대구역 귀경객·고속도로 정체
- 윤왕근 기자
(전국=뉴스1) 윤왕근 기자 = 개천절 연휴 마지막 날이자 대체공휴일인 5일 전국 곳곳은 마지막 휴일을 즐기려는 나들이객과 일상으로 돌아가는 귀경객들로 하루 종일 북적였다.
한쪽에서는 가족과 연인들이 축제장과 가을 바다를 찾아 연휴 끝자락을 붙잡았고, 다른 한쪽에서는 여행용 가방을 든 시민들이 기차역과 버스터미널로 몰려 다음 날 시작될 일상을 준비했다.
부산 북항친수공원에는 상어 '부캉이'를 만나려는 시민과 관광객들이 연휴 마지막 날까지 몰렸다.
"부캉아, 빨리 오렴."
인공수로 난간과 보도교에 늘어선 관람객들은 부캉이가 수면 위로 모습을 드러낼 때마다 탄성을 질렀다. 부캉이가 방향을 바꾸면 휴대전화 카메라를 든 사람들이 난간을 따라 움직이는 작은 '추격전'도 벌어졌다.
아이를 목말 태운 아버지부터 연인과 부부, 학생들까지 관람객의 모습도 다양했다. 부산역에서 내린 뒤 캐리어를 끌고 곧장 북항을 찾은 관광객도 눈에 띄었다.
부캉이를 보기 위해 호주에서 온 가족도 있었다. 호주 시민권자인 신강애 씨(52·여)는 조카 손주들과 북항을 찾아 "호주에 있을 때부터 아이들이 꼭 보고 싶어 했다"며 "실제로 보니 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지난달 18일 처음 발견된 부캉이는 이날까지 18일째 북항 인공수로에 머물고 있다. 지난달 19일부터 전날까지 북항친수공원 방문객은 90만6800명으로, 이날 인파까지 더하면 누적 방문객 100만 명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됐다.
경북 포항 송도해수욕장 방파제에서는 낚싯대를 드리운 강태공과 갓 잡아 온 바위굴을 손질하는 해녀들이 가을 바다와 함께 연휴 마지막 날을 보냈다.
방파제 곳곳에는 제철 생선을 노린 낚시객들이 자리를 잡았다. 바람이 강해 조황은 좋지 않았지만 바다를 찾은 이들의 표정에는 아쉬움보다 여유가 묻어났다.
한 60대 낚시객은 "낚시는 잘되는 날이 있으면 안 되는 날도 있다"며 "오늘은 상쾌한 가을 바다를 보고 가는 것으로 만족한다"고 말했다.
방파제 한쪽에서는 70대 해녀가 바다에서 건져 올린 자연산 바위굴을 손질했다. 송도해수욕장 앞바다를 오가는 포항운하 크루선에도 관광객들이 올라 탁 트인 동해를 바라보며 연휴를 마무리했다.
충북에서는 흐린 날씨와 소나기에도 축제장과 주요 관광지로 향하는 발길이 이어졌다.
개막 사흘째를 맞은 청주시 '청원생명축제'에는 이날 6만5000명이 몰렸다. 가족과 연인, 친구 단위 방문객들은 농업 체험 프로그램과 지역 농특산물, 먹거리를 즐겼다. 청주시는 이날까지 누적 관람객이 30만 명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옛 대통령 별장인 청남대에는 오후 2시 30분 기준 3400명이 찾았다. 전날 같은 시간 4400여 명보다는 줄었지만 궂은 날씨에도 관람객들의 발길은 계속됐다.
속리산국립공원에도 6600여 명이 찾아 가을 산행을 즐겼다. 월악산국립공원에는 전날의 절반 수준인 1200여 명이 방문했다.
강원지역 관광지에도 연휴 마지막 하루를 즐기려는 나들이객들이 몰렸다.
드라마 '도깨비' 촬영지로 알려진 강릉 주문진 방사제에서는 가족과 연인들이 바다를 배경으로 사진을 남겼고, 동해안 해변과 캠핑장에도 가을 바다를 즐기는 관광객의 발길이 이어졌다.
설악산을 비롯한 주요 산에도 가을을 맞으려는 탐방객들이 찾았다. 연휴 막바지까지 바다와 산에는 나들이객이 이어졌지만 귀경 차량이 몰리면서 서울양양고속도로와 영동고속도로 수도권 방향 일부 구간에서는 차량 흐름이 더뎠다.
울산에서는 만화와 애니메이션 팬들이 연휴를 달궜다.
지난 3~4일 울산전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코믹월드'에는 이틀간 약 1만 명이 찾았다.
행사장에는 인기 만화·게임 캐릭터로 분장한 10~30대뿐 아니라 자녀와 함께 온 부모들도 적지 않았다. 세 자녀와 행사장을 찾은 정태식 씨(48)는 "아이 때문에 왔는데 막상 와보니 나도 빠져들었다"고 말했다.
과거 젊은 팬층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코스프레와 2차 창작 문화가 가족 단위 관람객까지 함께 즐기는 행사로 넓어지는 모습이었다.
마지막 휴일을 관광지와 축제장에서 보내는 이들이 있는 반면 기차역에는 이미 '일상 복귀'가 시작되고 있었다.
대구의 관문인 동대구역 대합실과 동대구복합환승센터에는 이날 오전부터 서울과 부산, 제주 등에서 연휴를 보내고 돌아온 귀경객들이 몰렸다.
캐리어를 끄는 시민과 가족·지인을 마중 나온 사람들이 뒤섞였고, 휴대전화로 택시를 호출하거나 버스 출발 시간을 확인하며 서둘러 집으로 향하는 모습도 이어졌다.
북쪽에서 찬 공기가 내려오며 전날보다 쌀쌀해진 날씨에 역사 밖으로 나온 시민들은 옷깃을 여미며 발걸음을 재촉했다.
서울에서 연휴를 보내고 돌아왔다는 정 모 씨(44)는 "오랜만에 지인들과 만나 잘 쉬고 왔다"며 "내일부터 다시 출근한다고 생각하니 벌써 피곤하지만 이제 일상으로 돌아가야 할 것 같다"고 웃었다.
제주 여행을 마친 박 모 씨(32·여)도 "여유 있게 여행할 수 있어 좋았다"며 "대구에 도착하니 연휴가 끝났다는 게 실감 난다"고 했다.
바다와 산, 축제장에서 마지막 휴일을 보내던 발걸음도 하나둘 집으로 향했다. 사흘간의 연휴를 뒤로한 시민들은 그렇게 다시 일상으로 돌아갈 채비를 했다.
(취재=남승렬, 박재원, 박정현, 윤일지, 최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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