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거 앞둔 '영랑호 부교' 막판 공방…'대관람차'도 법정서 운명 다툰다
부교, 법원 결정·시의회 철거비 의결 거쳐 철거 실시설계 준비
"생태계 복원 이제 시작" vs "공론화 부족"…대관람차, 28일 항소심 변론
- 윤왕근 기자
(속초=뉴스1) 윤왕근 기자 = 한때 강원 속초의 새로운 관광시설로 등장했던 영랑호 부교와 속초해수욕장 대관람차가 나란히 존폐의 기로에 섰다.
영랑호 부교는 법원의 강제조정과 속초시의회의 철거 예산 의결까지 거치며 사실상 철거를 위한 행정절차에 들어갔다. 반면 속초해수욕장 대관람차는 속초시의 철거 명령 등에 불복한 운영업체가 행정소송을 제기하면서 항소심 법정 공방이 진행 중이다.
두 시설 모두 전임 민선 7기에 관광 활성화를 내걸고 조성됐으나 하나는 철거 절차에, 다른 하나는 철거 여부를 가릴 법정 다툼에 놓였다. 한때 북부권과 남부권의 새로운 관광자원으로 등장했던 두 시설에 대한 속초 지역사회의 관심도 커지는 모양새다.
4일 뉴스1 취재를 종합하면 속초시는 영랑호 부교 철거를 위한 실시설계 계약을 준비하고 있다.
실시설계에는 계약 이후 약 90일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설계 종료 시점이 연말과 맞물릴 가능성이 있어 실제 철거공사 착수 시기는 동절기 공사 가능 여부에 따라 결정될 전망이다.
속초시 관계자는 "실시설계 계약을 위한 준비를 하고 있고 계약 이후 실시설계에 약 90일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종료 시점이 연말과 겹칠 수 있어 동절기 공사가 가능한지 등을 보고 실제 공사 시기를 판단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공사에 크게 무리가 없다면 절차에 맞춰 바로 진행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영랑호를 가로지르는 길이 400m 규모의 부교는 2021년 11월 문을 열었다. 그러나 조성 과정부터 국내 대표 석호인 영랑호의 생태환경에 미칠 영향을 두고 논란이 이어졌고 시민·환경단체의 소송으로 법정 다툼까지 번졌다.
법원은 2022년 조정 과정에서 환경조사를 거쳐 환경이 사업 이전 수준으로 회복되지 않거나 악화할 경우 부교 철거 등을 포함한 조치를 하도록 했다. 이후 환경 모니터링 등을 거쳐 2024년 7월 부교 철거를 골자로 하는 강제조정 결정이 내려졌다.
철거 여부를 둘러싼 논쟁은 이후 시의회로 옮겨갔다. 지난해 말 관련 예산이 전액 삭감되기도 했지만 지난 8월 시의회가 철거비 7억 원이 포함된 추가경정예산안을 의결하면서 철거에 필요한 예산까지 확보됐다.
법적 판단에 이어 예산 문제까지 일단락되면서 논쟁의 무게중심도 '철거 여부'에서 '철거 이후'로 이동하는 모습이다.
철거를 요구해 온 환경·시민단체들은 법원의 결정을 이행해 영랑호의 생태적 가치를 회복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특히 단순히 시설 하나를 없애는 데 그치지 않고 철거 이후 영랑호 생태환경을 다시 조사하고 복원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철거를 반대하는 시민단체는 그동안 부교가 관광시설과 통행로로 이용돼 온 만큼 철거 과정에서 충분한 시민 공론화가 이뤄지지 않았다며 주민투표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시의회 역시 철거 예산을 의결하면서 철거 이후 영랑호 생태계 전반에 대한 환경조사를 다시 실시하고, 부교가 담당했던 관광·통행 기능을 고려해 환경에 무해한 지속 가능한 대안을 마련할 것을 시에 주문했다.
영랑호에서 남쪽 속초해수욕장으로 내려오면 대관람차를 둘러싼 논쟁이 진행 중이다. 속초해수욕장 대관람차는 아직 존폐가 결정된 단계가 아니다.
속초시는 민선 7기였던 2022년 민자유치 방식으로 속초해수욕장 일원에 대관람차 등 관광테마시설을 조성했다.
그러나 사업자 선정과 인허가 과정에서 문제가 불거졌고 감사원 감사와 행정안전부 특별감찰 등을 거쳐 시는 2024년 6월 운영업체 쥬간도에 유원시설업 허가 취소와 대관람차·탑승동 해체 명령, 공유수면 점·사용 허가 취소 등 11건의 행정처분을 내렸다.
쥬간도 측은 이에 불복해 행정소송을 냈지만 1심에서 청구가 모두 기각됐고 현재 항소심이 진행되고 있다.
서울고법 춘천재판부 제1행정부는 지난달 18일 속초해수욕장을 직접 찾아 약 1시간 30분 동안 현장검증을 진행했다.
당시 재판부는 대관람차와 탑승동을 둘러보며 시설 위치와 형상 등을 확인했다. 속초시는 가설건축물 허가와 공유수면 침범 문제 등을 주장했고 쥬간도 측은 현장에서 이에 반박했다.
다음 변론기일은 28일 오전 11시다.
wgjh6548@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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