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에 축사도 못 지었다"…민통선 북상에 들뜬 최북단 접경마을(종합)

강원도·고성군 "오랜 규제 푸는 첫걸음"…명파리 주민 "2㎞만 북상해도 엄청난 혜택"

강원 고성군 현내면 민간인출입통제선(민통선) ⓒ 뉴스1 윤왕근 기자

(춘천·고성=뉴스1) 윤왕근 이종재 한귀섭 기자 = 국방부가 접경지역 민간인통제선(민통선)을 군사분계선(MDL) 방향으로 평균 2㎞가량 북상하는 규제 완화 방안을 발표하자 강원특별자치도와 접경 지자체, 정치권, 주민들이 일제히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민통선이 북쪽으로 조정되면 통제구역이 줄어들고, 농경지 출입과 건축·축사 신축 등 재산권 행사에 대한 제약도 일부 완화될 수 있어서다.

17일 국방부는 군사분계선(MDL) 남쪽 평균 8㎞ 안팎에 설정된 민통선을 평균 6㎞ 수준으로 조정해 통제보호구역 일부를 제한보호구역으로 완화하고 군사시설 보호구역도 단계적으로 해제하는 내용을 담은 군사시설 규제 개선 방안을 발표했다. 민통선 조정은 민통초소 이전과 경계시설 보완 등을 거쳐 2027년부터 단계적으로 추진된다.

강원도는 이날 환영 입장을 내고 "이번 규제 완화는 접경지역 주민들의 고통과 불편을 해소하는 의미 있는 첫걸음"이라며 "앞으로도 주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군사 규제 개선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도는 다음 달 강원특별법 군사특례를 활용한 추가 규제 개선안을 국방부에 건의하고, 오는 11월 민관군 협력위원회를 구성해 후속 과제를 논의할 계획이다.

함명준 고성군수도 "이번 민통선 북상과 군사시설 규제 완화는 고성군민의 오랜 생활 불편과 재산권 제약을 덜어줄 의미 있는 전환점"이라며 "안보와 주민 편익이 조화를 이루도록 관계기관과 긴밀히 협력해 접경지역 발전의 실질적 성과로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접경지역을 지역구로 둔 한기호 국민의힘 의원(춘천·철원·화천·양구을)도 "국가 안보를 위해 오랜 기간 재산권 침해와 생활 불편을 감내해 온 주민들을 위한 노력이 결실을 맺게 됐다"며 "민통선 북상이 주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지역 발전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후속 조치 마련에도 힘쓰겠다"고 말했다.

한적한 모습을 보이는 동해안 최북단 강원 고성군 현내면 명파리.ⓒ 뉴스1 윤왕근 기자

동해안 최북단 민통선 접경마을인 고성군 현내면 명파리 주민들의 기대감도 크다.

70여 가구, 300여 명이 거주하는 명파리는 주민 대부분이 민통선 안 농지에서 농사를 짓거나 저도어장에서 조업하는 대표적인 접경마을이다. 한때 금강산 육로관광 관문으로 '평화의 길목'이라 불렸지만, 2008년 금강산 관광 중단 이후 침체를 겪어왔다.

김남명 명파리 이장은 뉴스1과 통화에서 "우리 마을에서는 민통선이 2㎞만 북상해도 엄청난 혜택"이라며 "농경지 이용이 훨씬 수월해지고 주민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금은 민통선 규제로 60평(198㎡) 이상 축사도 짓지 못해 소 13~20마리 정도밖에 키우지 못한다"며 "규제가 완화되면 축사도 더 크게 지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또 "농번기에도 오후 7시면 무조건 밖으로 나와야 하는데 밤에도 들어가 일할 수 있게 되는 것만으로도 큰 변화"라며 "건물과 주택을 지을 수 있고 재산권 행사도 넓어질 것으로 기대해 주민들 모두 환영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wgjh6548@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