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흙 위 무릎 꿇고 CPR"…심정지 시민 구한 강릉아산병원 방사선사

김세훈 방사선사, 휴일 심정지 시민 구조

최돈기 씨가 강릉아산병원 김세훈 방사선사(사진 왼쪽)의 손을 잡고 감사 인사를 전하고 있다.(강릉아산병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6.5.12/뉴스1

(강릉=뉴스1) 윤왕근 기자 = 강릉아산병원 방사선사가 휴일 심정지 상태에 빠진 시민을 발견하고 신속한 대처로 생명을 구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며 지역사회에 감동을 주고 있다.

12일 강원 강릉아산병원에 따르면 영상의학팀 김세훈 방사선사는 지난 4월 26일 오후 5시쯤 강릉시 한 호텔 인근 도로를 지나던 중 차량 한 대가 도로 옆 도랑에 빠져 있는 현장을 목격했다.

이상함을 느낀 김 방사선사는 곧바로 차량을 세우고 현장으로 달려갔다. 당시 차량 내부에는 최돈기 씨(74)가 의식을 잃은 채 쓰러져 있었으며, 맥박과 호흡이 없는 심정지 상태였다.

119에 신고한 김 방사선사는 즉시 심폐소생술(CPR)이 필요하다고 판단했지만, 최 씨의 다리가 차량 핸들에 끼어 있어 구조 공간 확보조차 쉽지 않은 상황이었다.

김 방사선사는 좁은 차량 내부에서 최 씨를 조심스럽게 차량 밖으로 옮긴 뒤, 진흙이 깔린 바닥 위에서 무릎을 꿇고 곧바로 흉부 압박을 시작했다.

그는 119구급대가 도착할 때까지 약 5분 동안 홀로 심폐소생술을 이어갔고, 현장에 도착한 구급대원에게 환자를 인계했다.

이후 최 씨는 강릉아산병원 권역응급의료센터로 이송돼 치료를 받았다.

특히 심정지 환자의 경우 초기 4~5분 대응 여부가 생존율과 뇌 손상 여부를 좌우하는 '골든타임'으로 꼽히는 만큼, 김 방사선사의 신속한 대처가 환자 회복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생사의 경계에 놓였던 최 씨는 병원 의료진의 치료 끝에 건강을 회복했고, 김 방사선사의 초기 대응 덕분에 지난 8일 뇌 손상 없이 두 다리로 걸어서 퇴원했다.

또 환자가 같은 병원 직원의 가족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병원 안팎에서 더욱 큰 울림을 전하고 있다.

최 씨는 "김세훈 방사선사님이 아니었다면 사랑하는 가족들의 얼굴을 다시는 보지 못했을지도 모른다"며 "가족들과 식사하고 웃으며 하루를 보내는 이 소중한 일상을 지켜주신 은혜를 평생 잊지 못할 것"이라고 감사의 뜻을 전했다.

김세훈 방사선사는 "눈앞에 사람이 쓰러져 있는 상황에서 의료인으로서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이라며 "환자분이 건강을 회복해 가족 곁으로 돌아가게 돼 오히려 제가 더 감사한 마음"이라고 말했다.

wgjh6548@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