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화원 상대 '계엄령 놀이' 강요…양양 공무원 징역 1년8개월

1심 재판부 "죄질 좋지 않고 비난 가능성 커"

강원 양양군청 직장 내 괴롭힘 의혹을 받는 7급 공무원 A 씨.ⓒ 뉴스1 윤왕근 기자

(속초=뉴스1) 윤왕근 기자 = 지휘 관계에 있는 환경미화원들을 상대로 장기간 폭행과 강요, 가혹행위를 일삼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강원 양양군청 소속 공무원에게 법원이 실형을 선고했다.

춘천지법 속초지원 형사부(주철현 판사)는 15일 강요, 상습폭행, 협박, 모욕 혐의로 구속기소 된 양양군 운전직 공무원 A 씨(43)에 대한 선고공판을 열고 징역 1년 8개월을 선고했다.

검찰은 앞서 열린 결심공판에서 A 씨에 대해 징역 5년을 구형한 바 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자백하고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을 종합한 결과 공소사실을 모두 유죄로 인정한다"고 밝혔다.

이어 "범행의 횟수와 수법 등에 비춰 죄질이 좋지 않고 비난 가능성이 크다"며 "피해자들이 신체적·정신적 고통을 겪었을 것으로 보이고 엄벌을 탄원하고 있는 점을 불리한 정상으로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다만 "피고인이 형사 처벌 전력이 없는 점과 피해 회복을 위해 일정 금액을 공탁한 점 등을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했다"면서도 "피해자들이 공탁금 수령을 거절한 점 등을 고려해 제한적으로 반영했다"고 덧붙였다.

강원 양양군청 직장 내 괴롭힘 의혹 피의자 A 씨. ⓒ 뉴스1 윤왕근 기자

A 씨는 지난해 7월부터 11월까지 양양의 한 면사무소에서 쓰레기 수거 차량을 운행하며, 지휘·감독 관계에 있던 환경미화원 3명을 상대로 수십 차례 폭행과 협박, 강요 등을 반복한 혐의를 받는다.

A 씨는 또 특정 색상의 물건 사용을 강요하고, 자신이 보유한 주식이 하락하자 같은 종목을 매수하도록 종용하는 등 수십 차례에 걸쳐 강요 행위를 한 혐의를 받고 있다.

A 씨는 찬송가를 틀어놓은 채 계약직 환경미화원들을 이불에 들어가게 한 뒤 밟는 방식으로 괴롭힘을 이어가며 이를 '계엄령 놀이'라고 불렀고, 피해자들에게 자신을 '교주'라고 부르도록 강요하기도 했다.

또 주식 투자 실패 이후에는 "제물을 바쳐야 한다"며 특정 종목 매수를 종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일부 피해자는 100주 가까이 매수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는 주가가 떨어질 때마다 "같이 죽자"며 쓰레기 수거차를 운전하던 중 핸들을 놓는 등 극단적 행동을 보이기도 하고 비비탄총을 발사하기도 했다.

경찰은 지난해 11월 23일 인지수사로 A 씨를 입건한 뒤 같은 달 27일 양양군청과 자택을 압수수색했으며, 같은 해 12월 10일 구속 송치했다.

재판 과정에서 A 씨 측은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하며 선처를 호소했으나, 피해자들은 "직장이 공포의 공간이었다"며 엄벌을 요구해 왔다.

wgjh6548@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