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서 40분 만에 공항에"…양양~제주 하늘길 다시 열렸다
2년 4개월 만에 국내선 정기노선 재개
동해안 주민들 "김포까지 3시간 걸리던 길, 이젠 40분 만에"
- 윤왕근 기자
(양양=뉴스1) 윤왕근 기자 = 화요일인 30일 오전 7시쯤 강원 양양군 손양면 양양국제공항 국내선 대합실. 2년 넘게 적막하던 대합실이 이날 모처럼 북적였다.
여행 가방을 든 연인들, 비행기 모형을 든 아이들, 골프 가방을 수하물에 맡기려 분주한 중장년까지. 2년 4개월 동안 끊겼던 양양~제주 하늘길이 다시 열린다는 소식에 공항은 활기를 되찾았다.
강릉 장현동에서 온 다둥이 아빠 김건휘 씨(30대)는 아내와 딸, 아들까지 다섯 가족이 함께 첫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제주행은 처음이 아니지만, 이전에는 늘 김포공항을 거쳐야 했다. 김 씨는 "강릉에서 제주여행을 가려면 김포까지 차로 3시간 가까이 달려야 했다"며 "오늘은 집에서 40분 만에 공항에 도착했다. 아이들도 힘들지 않고 너무 편하다"고 웃었다.
김 씨 가족은 감귤 체험과 동물원 방문 등으로 여행 일정을 채웠다. 그는 "오후 비행기편 등 추가 편이 더 생기면 더 좋겠다"는 바람도 전했다. 원주에서 온 또 다른 승객은 "새로 출범한 항공기를 직접 타보고 싶어 일부러 양양발 티켓을 끊었다"고 말했다.
오전 7시 30분 체크인이 시작되자 공항과 강원도 관계자들이 나와 승객들에게 세면도구 세트를 선물하며 "잘 다녀오시라"고 인사했다.
이날 이들을 태우고 제주로 향할 비행기는 파라타항공의 WE6701편, 294석 규모 A330이다. 탑승률은 294석을 모두 채워 100%였다.
이날 취항식에서 김진태 강원도지사는 "도로·철도·크루즈에 이어 영동권 하늘길이 다시 열렸다"며 "관광·의료 등과 연계해 도민 모두가 함께 공항을 키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머지않아 국제선 확대와 추가 항공사 진입으로 공항이 본격적으로 살아날 것"이라고도 자신감을 내비쳤다.
양양국제공항은 그간 '유령공항'이라는 오명을 안고 있었다. 2019년 첫 취항한 플라이강원이 코로나19 여파로 2023년 5월 운항을 멈추면서 공항 운영이 사실상 중단됐기 때문이다. 이후 생활가전업체 위닉스가 플라이강원을 인수해 파라타항공을 출범시키면서 공항 정상화의 불씨가 되살아났다.
한편, 이날 오전 8시 30분 출발 예정이던 첫 비행기는 일부 승객의 탑승 절차 지연으로 40여 분 늦은 오전 9시 25분 활주로를 박차고 이륙했다. 엔진 굉음과 함께 솟구쳐 오른 항공기를 바라보는 공항 관계자들과 지역주민들의 얼굴엔 공항 정상화에 동해안 관광산업 발전에 대한 기대감이 드러났다.
wgjh6548@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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