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 아파트·호텔 123곳 수도밸브 잠긴다…"격일·시간제 급수 검토"(종합)

6일 오전 9시부터…대수용가 여유량 2~3일치 정도 불과
여유분 떨어지면 '운반급수' 등 조치…강릉시장 "절체절명 위기"

김홍규 강원 강릉시장이 5일 오전 '가뭄대응 비상대책 3차 기자회견'을 통해 강화된 조치를 설명하고 있다. 2025.9.5/뉴스1 윤왕근 기자

(강릉=뉴스1) 윤왕근 기자 = 극심한 가뭄으로 재난사태가 선포된 강원 강릉에서 6일 오전 9시부터 아파트 113곳과 대형숙박업소 10곳 등 총 123곳의 수도 공급이 중단된다.

김홍규 강릉시장은 5일 오전 시청 재난상황실에서 열린 ‘가뭄대응 비상대책 3차 기자회견’에서 "홍제정수장 정수구역 내 대수용가에 대해 제한급수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대수용가(大需用家)란 상수도나 전력 등 공공서비스를 대량으로 사용하는 대규모 시설을 뜻하며, 아파트·대형 건물·공장 등 인원이나 설비가 집중된 곳이 해당한다.

이번 조치로 공급이 끊기는 곳은 홍제정수장 급수구역 내 아파트 113곳(4만 5000여 세대)과 대형숙박시설 10곳으로, 이는 해당 구역 전체 9만 1750세대의 약 49%에 해당한다.

강릉시는 그동안 이 '대수용가'에서 절수 효과가 크지 않았다고 판단, 직접 수도 밸브를 잠가 공급을 차단하기로 했다. 시는 이들 세대의 저수조에 2~3일분의 물이 남아 있다고 보고 있으며, 물이 소진될 경우 '운반급수' 등 긴급 조치를 시행할 방침이다.

극심한 가뭄으로 재난사태가 선포된 강원 강릉에 5일 전 시민을 대상으로 1인당 12L 분량의 생수가 배부된다. 이날 오전 강원 강릉시 포남동 강릉스피드스케이트장에 마련된 '드라이브 스루' 급수 현장. 2025.9.5/뉴스1 윤왕근 기자

아울러 강릉시는 오봉저수지 저수율이 10% 아래로 떨어질 경우, 지난 1일 예고했던 시간제·격일제 급수를 본격 시행하기로 했다. 제한 급수 시간은 오후 10시부터 다음 날 오전 5시까지이며, 격일제 급수 여부는 저수율 상황에 따라 결정된다.

김홍규 시장은 "지금은 비 예보가 없는 절체절명의 시기"라며 "세탁은 모아서 하기, 목욕물 아껴 쓰기, 변기 속에 벽돌이나 페트병 넣기, 허드렛물 재활용하기 등 작은 실천이 모여 큰 힘이 된다"고 호소했다.

이어 "시민 여러분께서 불편을 감내하는 동안 강릉시는 모든 수단과 역량을 동원해 생활용수를 확보하고 불편을 최소화하겠다"며 "가뭄이 해소되는 날까지 시민과 끝까지 함께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한국농어촌공사와 강원도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까지 확인된 오봉저수지의 저수율은 13.2%다. 전날까지 확인된 13.5%보다 0.3%p 더 낮은 수치다.

이는 역대 최저 수준의 저수율로, 이 같은 감소기록은 몇 주째 반복되고 있다. 그간 저수지 일대에 비가 내리긴 했지만, 도움이 되는 수준에는 미치지 못했다.

더욱이 지역 식수 87%를 담당하는 오봉저수지의 저수율이 이 같은 수준을 이어가면, 오봉저수지의 여유 담수는 이번 달을 넘기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현재 강릉에는 정부의 재난 사태 선포를 비롯한 각종 대응책이 마련되고 있다. 5일 예상 수원 확보량은 약 2만 9792톤으로, 전국 주요지역의 지원으로 마련될 계획이다.

행정안전부는 강원도 강릉 가뭄에 대응하기 위해 4일부터 군 물탱크 차량 400대를 본격적으로 투입해 오봉저수지에 급수를 지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진은 군 물탱크를 활용해 오봉저수지에 급수 지원하는 모습. (행안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5.9.4/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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