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건만남'에 걸려든 韓남성들…'캄보디아 조직'에 93억 뜯기고 끙끙

강원경찰청, 11명 검거·총책 등 2명 구속

강원경찰청 전경ⓒ 뉴스1 ⓒ News1 이종재 기자

(춘천=뉴스1) 윤왕근 기자 = 여성 노출 사진과 출장 만남을 내세운 사이트를 제작해 조건만남을 빙자해 사기범죄를 벌인 해외 거점 사기단이 무더기로 붙잡혓다.

강원경찰청 형사기동대는 사기 등의 혐의로 A 씨(42) 등 11명을 검거해 이 중 총책 A 씨와 B 씨(26·여) 2명을 구속했다고 2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캄보디아 프놈펜에 거점을 두고 지난 5월부터 약 6개월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허위 조건만남 사이트 광고를 올려 피해자 35명으로부터 가입비와 '보안 심의비' 등의 명목으로 14억 5000만 원을 가로챘다. 경찰은 조직 규모나 범행수법 등을 볼 때 전체 피해 규모는 93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조직은 여성 노출 사진과 출장 만남 알선 내용을 담은 허위 사이트를 직접 제작한 뒤, 페이스북·인스타그램 등 SNS에 무작위로 광고를 게시했다. 사이트에 접속한 피해 남성들이 회원 가입 후 성매매 여성을 요청하면, 단계별 비용을 요구하는 방식으로 금품을 편취했다.

경찰은 사회 초년생들이 해외 취업을 다녀온 뒤 범행에 가담한다는 제보를 입수하고 수사에 착수, 조직의 범행 수법과 자금 흐름을 추적해 검거에 성공했다.

피해자들은 수십만원에서 수억 원에 이르는 피해를 입었음에도, 조건만남을 목적으로 한 피해 사실 신고를 꺼려, 경찰이 추가 피해자를 확인하는데 한계가 있었다.

형기대는 캄보디아에 체류 중인 나머지 조직원들에 대해 국제 공조를 통해 끝까지 추적 검거하고, 추가 피해자도 확인하겠단 계획이다.

경찰 관계자는 "다양한 형태로 진화하고 있는 악성사기 범죄에 대해 수사역량을 집중하여 지속적으로 단속을 전개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wgjh6548@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