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초는 '워터밤'·강릉은 '제한급수'…'동해안 이웃도시' 왜 이런 일이?
막바지 피서 앞둔 동해안 지자체 표정 엇갈려
속초 상인 '특수' 기대…강릉 상인 '설거지 물' 걱정
- 윤왕근 기자
(강릉·속초=뉴스1) 윤왕근 기자 = 강원 동해안의 막바지 여름, 불과 수십㎞ 떨어진 속초에선 '물 축제'가, 강릉에선 '물 절약 비상령'이 떨어져 표정이 극명하게 갈리고 있다.
속초시는 오는 23일 열리는 대형 물 축제 ‘워터밤 속초’를 앞두고 한창 들떠 있다.
워터밤은 물과 음악이 결합한 공연 콘텐츠로 매년 여름 국내외 관광객을 끌어모으는 대표적인 뮤직 페스티벌이다.
수도권 젊은 층까지 끌어들이는 EDM 공연과 물놀이 행사가 결합된 축제로, 수만 명의 관광객이 속초로 유입될 전망이다. 지역 상권과 숙박업계도 특수를 바라보고 있다.
반면 불과 남쪽으로 60㎞ 떨어진 강릉은 물 때문에 울고 있다.
20일 시에 따르면 강릉시내 대부분을 포함하는 홍제정수장 급수구역 전역이 이날 오전 9시부터 제한급수에 들어간다. 강릉지역 87%의 생활용수를 공급하는 수원인 오봉저수지의 사용 가능 일수가 불과 24일 치밖에 남지 않았기 때문이다.
농어촌공사에 따르면 오봉저수지의 저수율은 전날 기준 21.8%로, 평년 대비 68%까지 떨어졌다. 종전 최저치는 2000년 26%다.
이에 따라 세대에선 수도 공급량이 절반으로 줄게 된다.
김홍규 강릉시장은 전날 관련 기자회견에서 "이런 극심한 가뭄은 30년 만에 처음"이라고 토로하기도 했다.
피서철 막바지, 지역 상권도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속초지역 상인들은 '전국구 물축제'에 특수를 기대하고 있는 반면, 강릉지역 상인들은 '기록적 물부족' 사태에 당장 설거지 물부터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다.
실제 일부 상인들은 물 절약에 자발적으로 동참하며, 손님상에 '물통' 대신 '500ml 생수병'을 내놓고 있다.
경포해수욕장 등 주요해변에선 세족장 수도꼭지도 뽑아놓은 상태지만, 지역 해수욕장 18곳이 지난 17일을 기해 모두 폐장, 피서객 걱정은 한시름 돌린 상태다.
강원 동해안 두 도시는 역시 '물'로 이웃 간의 정을 다시 확인하기도 했다.
속초시가 최근 가뭄 장기화로 식수난을 겪고 있는 동해안 이웃 도시 강릉시에 생수 3만 병을 지원했다.
이병선 속초시장과 속초지역 기업글로벌심층수 김진규 대표는 지난 14일 강릉시를 찾아 3000만 원 상당의 생수 3만 병을 김홍규 시장과 강릉시 임직원들에게 전달했다.
강릉시는 속초시로부터 전달받은 생수를 가뭄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고지대와 비상 급수 지역, 지역 취약계층 등에 전달했다.
이병선 속초시장은 “이번 지원은 물 한 모금이 절실한 이웃에게 전달하는 속초 시민들의 정성”이라며 “시민들의 따뜻한 마음이 강릉 시민들에게 단비 같은 희망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김홍규 강릉시장은 반드시 잊지 않고 보답하겠다고 약속했다.
김 시장은 “지원해 주신 생수는 가뭄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강릉시에 가뭄의 단비”라며 “이병선 시장과 직원들, 글로벌심층수 김진규 대표의 따뜻한 마음에 깊은 감사의 말씀을 전하며, 전해주신 마음은 잊지 않고 보답하겠다”고 감사를 표했다.
wgjh6548@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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