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 뒤집은 2026 전주세계소리축제…과거 유산 아닌 '현재 진행형 예술'
[되돌아 본 소리축제]① 완창 벗어나 관객 추임새 끌어내는 생동감
66개 프로그램이 입증한 소리의 무한 확장과 동시대적 힘 보여줘
- 장수인 기자
(전주=뉴스1) 장수인 기자 = 전통의 고풍스러운 선율이 전주에서 울려 퍼진 가운데, 유료 객석 점유율 81.2%라는 고무적인 수치와 함께 25년의 내공을 담아낸 '2026 전주세계소리축제'가 지난 16일 닷새간의 여정을 마쳤다.
'소리의 숨결, 모아 판으로'를 주제로 열린 올해 축제는 8개 분야 66개 프로그램에 926명의 아티스트가 참여했다. 2만 8627명의 관객이 다녀간 이번 행사는 전통음악의 가치를 지키면서도 무대를 도시 곳곳으로 확장해, 대중과 소리꾼이 함께 호흡하는 '판'의 본질을 세련되게 풀어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가장 눈에 띈 변화로는 축제의 간판인 '판소리 다섯바탕'의 진화가 꼽힌다. 기존 완창 중심에서 벗어나 명창들의 깊이 있는 판소리에 줄타기와 판굿 등 전통 연희를 더해 관객의 흥을 끌어냈다는 호평이 이어졌다. 실제 현장에서 판소리는 단순히 감상하는 공연에 그치지 않고 관객의 추임새와 호응까지 공연의 일부로 끌어들여 전통예술의 현장성과 생동감을 제대로 보여줬다.
젊은 소리꾼들의 참신한 시각이 담긴 '젊은판소리 다섯바탕'과 '오늘의 시나위' 역시 전통 예술이 동시대와 어떻게 호흡할 수 있는지 증명한 사례로 평가된다.
소리축제의 시야가 한국 전통음악에만 머물지 않았다는 점도 주목받았다. 월드뮤직과 동시대 음악, 대중음악 등 다양한 장르가 축제 안에서 만나며 서로 다른 음악적 언어를 교차시켰다. 우리 소리를 다른 장르와 단순히 결합하는 데 그치지 않고, 각 음악이 가진 고유한 색깔을 바탕으로 새로운 가능성을 모색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반응을 얻었다.
판소리와 전통연희에서 월드뮤직과 동시대 음악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음악이 하나의 축제 안에서 만난 것은 '소리'라는 이름이 가진 확장성을 보여주는 대목으로 풀이된다.
소리축제는 25년간 지켜온 우리 소리를 중심에 두고 그 바깥의 음악들과 적극적으로 만나며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했다는 평가다. 특히 전국 각지에서 모인 'AI 판소리 창작 프로젝트' 작품들은 전통 판소리에 생성형 AI 기술을 접목해 새로운 창작의 지평을 열었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결국 2026년 소리축제가 내세운 '소리의 확장'은 전통에서 멀어지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우리 소리의 본질을 지키면서 만날 수 있는 세계를 넓히는 작업이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소리축제가 25년 동안 이어질 수 있었던 힘은 단순히 전통을 지켜왔기 때문만은 아니라는 게 문화계의 중론이다.
김정수 소리축제 집행위원장은 "2026 소리축제는 25년간 이어온 우리 소리의 깊이를 되새기고, 새로운 세대와 다양한 장르, 기술을 통해 소리의 가능성을 확장한 축제였다"며 "앞으로도 전통의 가치를 지키면서 동시대의 감각과 창의적인 시도로 우리 소리를 더욱 살아 있는 예술로 만들어가겠다"고 말했다.
soooin92@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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