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텃밭? 정책과 인물이 중요"…'격전지' 전북 새벽부터 '열기'

오전 6시 전부터 대기 줄…출근 전 투표 나선 5070·직장인 발길 이어져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사전투표 첫날인 29일 전북 전주시 서신동주민센터에 마련된 사전투표소를 찾은 유권자들이 줄을 서 있다. 2026.5.29 ⓒ 뉴스1 유경석 기자

(전주=뉴스1) 강교현 장수인 문채연 기자 = "전북이 민주당 텃밭이라는 분위기, 이번 선거에선 깨지길 바랍니다. 정책과 인물이 중요하죠."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사전투표 첫날인 29일 오전 5시 40분. 전북 전주시 완산구 효자3동 사전투표소 앞은 이른 아침 선선한 공기 속에서 30여 명의 유권자가 대기 줄을 길게 형성하고 있었다.

가벼운 옷차림의 유권자들은 투표소 문이 열리기를 기다리며 마지막까지 고심하는 모습이었다. '민주당 텃밭'이라는 오랜 수식어 대신 전북이 도지사 선거에서 '격전지'로 떠오른 이번 선거의 분위기를 반영하듯 투표소 앞은 묘한 긴장감이 흘렀다.

덕진구청에 마련된 진북동 투표소와 서신동 주민센터 투표소 역시 출근 전 일찍 투표를 마치려는 50~70대 시민들과 타지역 유권자들로 활기를 띠었다.

오전 6시 정각, 선거관리원의 안내에 따라 투표소 문이 열리자, 시민들은 '관외'와 '관내'로 나뉘어 입장했다. 7장의 투표용지를 받아 든 유권자들은 기표소 안에서 신중하게 권리를 행사한 뒤 밖으로 나와 스마트폰으로 '인증사진'을 남기며 가벼운 발걸음으로 투표소를 나섰다.

투표를 마친 시민들의 목소리에서는 지역 발전을 향한 간절함과 정치권을 향한 날 선 비판이 공존했다.

효자3동 사전투표소에서 만난 문 모 씨(71)는 "정책과 인물을 고려해서 투표했다"며 "이재명 정부가 잘하고 있고, 새만금은 정말 수십 년 동안 정치권에서 우려먹었는데 이번에는 희망을 갖고, 다음 세대가 잘 살았으면 하는 마음을 담았다"고 말했다.

정치권을 향해 쓴소리를 던진 황 모 씨(53)는 "투표 전 어떤 후보가 전북에 적합한 인물인지 깊이 고민했다"며 "전북이 민주당의 텃밭이라는 이런 분위기는 이번 선거에서 깨지길 바란다. 민주당은 좀 더 겸손해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정당들이 국민을 두려워할 줄 알고 정략에 따라 움직이지 않으며, 정치인들도 국민의 바람과 국가의 발전을 위해 헌신하는 지도자들이 됐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사전투표 첫날인 29일 전북 전주시 서신동주민센터에 마련된 사전투표소를 찾은 유권자가 투표를 하고 있다. 2026.5.29 ⓒ 뉴스1 유경석 기자

진북동 사전투표소에서도 유권자들의 신중한 선택이 이어졌다. 송 모 씨(49)는 "어제 집에서 후보자들의 선거 공약을 꼼꼼히 읽어보고 누구를 선택할지 마음을 정하고 왔다"며 "지역의 미래를 결정하는 중요한 선거인 만큼 출근하기 전 투표소를 찾았다"고 말했다.

한 모 씨(62)는 "전북과 전주시를 위해 직접 발로 뛸 것 같은 후보에게 표를 행사했다"며 "당선 이후에도 초심을 잃지 않고 시민들의 목소리를 제대로 들어주는 정치를 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서신동 사전투표소에서는 지역 경제 침체와 굳어진 정치 지형 변화에 대한 갈증이 쏟아지기도 했다.

신 모 씨(60대)는 "사전투표율을 높여 전북도 살아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어 가족들과 함께 왔다"며 "동네에 일자리가 없어도 너무 없다. 전북 청년들이 학업을 마친 뒤 일자리가 없어 타지로 떠나지 않도록 이번에 당선되는 정치인들이 정책을 잘 다듬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 모 씨(40대)는 "그간 전북 지역은 변화 없이 늘 같은 당, 비슷한 정치인들이 당선되곤 했는데 이번에는 전국적으로 위기감을 줄 수 있는 확실한 변화가 생겨서 치열한 경쟁 지역이 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임 모 씨(70대)도 "이번 선거에서 서로 상대를 헐뜯는 정치 세태에 실망감이 컸다"며 "정치 싸움보다 실제 전북에 도움이 되는 후보가 당선되기를 바라는 간절한 마음으로 일찍 나왔다"고 말했다.

일부 시민은 투표에 필요한 신분증을 챙기지 못해 아쉬운 발걸음을 돌리기도 했다.

황 모 씨(30대)는 "출근 전에 투표하고 가려고 했는데 모바일 신분증이 만료된 줄 몰랐다. 아쉽지만 점심 전에 다시 와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이제 투표는 선택이 아닌, 필수라고 생각한다"며 "특히 전북처럼 20·30세대 젊은 층이 부족한 지역은 투표를 통해서라도 젊은 층이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사전투표는 이날부터 30일까지(오전 6시~오후 6시) 이틀에 걸쳐 진행된다. 도내 사전투표소는 243개소다.

soooin92@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