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구들 아픈 일 없기를" 부처님 오신날 초여름 더위에도 금산사 북적

24일 전북 김제시 금산사에서 열린 불기 2570년 부처님오신날 봉축법요식을 찾은 불자들이 소원지가 달린 연등을 바라보고 있다. 2026.5.24 ⓒ 뉴스1 유경석 기자
24일 전북 김제시 금산사에서 열린 불기 2570년 부처님오신날 봉축법요식을 찾은 불자들이 소원지가 달린 연등을 바라보고 있다. 2026.5.24 ⓒ 뉴스1 유경석 기자

(김제=뉴스1) 문채연 기자 = "식구들 아픈 것 없이, 하는 일 다 잘되라고 빌었어요."

부처님 오신 날인 24일 오전 10시 30분께 전북 김제시 대한불교조계종 제17교구 본사 금산사는 평안과 안녕을 기원하려는 불자와 시민들로 붐볐다. 초여름 더위가 성큼 다가온 이날, 낮 최고기온이 26도까지 오르며 다소 더운 날씨를 보였지만 절을 찾은 불자들의 발걸음을 막지는 못했다.

경내 곳곳은 방문객들로 북적였다. 부모의 손을 잡고 온 어린아이부터 연세 지긋한 노인들까지 두 손을 모아 합장하며 저마다의 소원을 빌었다. 얼굴이 붉게 달아오를 만큼 더운 날씨 속에서도 대웅전 앞은 연신 허리를 숙이며 절을 올리는 이들로 발 디딜 틈 없었다.

24일 전북 김제시 금산사에서 열린 불기 2570년 부처님오신날 봉축법요식을 찾은 불자들이 합장을 하고 기도를 드리고 있다. 2026.5.24 ⓒ 뉴스1 유경석 기자

부모님과 함께 금산사를 찾은 김 모 양(10대)은 "할머니부터 3대째 불교 집안이라 해마다 부처님 오신 날이면 절을 찾는다"며 "오늘은 가족끼리 각자 소원을 빌기로 했는데, 저는 할머니 건강을 빌었다"고 미소 지었다.

김 모 양과 함께 온 어머니 이 모 씨(40대)는 "식구들 아프지 말고 하는 일 다 잘됐으면 좋겠다고 빌었다"며 "매년 부처님 오신 날이면 가족과 함께 절을 찾는데, 이렇게 와서 마음을 한 번씩 다 잡고 나면 한결 편안해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전주에서 온 박 모 씨(40대)는 "절을 올리며 평안을 빌다 보면, 마음속으로 진정 내가 무엇을 원하는지 알 수 있다"며 "요즘 세상이 시끄러운데, 세속에서 벗어나서 평안과 마음의 안정을 잠시나마 찾으러 왔다"고 전했다.

24일 오전 11시께 전북 김제시 금산사에서 부처님오신날 봉축 법요식이 진행되고 있다.2026.5.24/뉴스1 문채연 기자

오전 11시가 되자 대적광전 앞에서는 봉축 법요식이 진행됐다. 이날 행사에는 수많은 불자와 시민이 참여했다. 또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더불어민주당 이원택 전북지사 후보, 국민의힘 양정무 전북지사 후보, 무소속 김관영 전북지사 후보 등 각 후보도 금산사를 찾아 헌화와 관불을 마쳤다.

금산사 회주 취산 도법 대종사는 "오늘 당장 종말을 맞이해도 이상하지 않을 만큼 인류는 총체적 난국에 직면해 있다"며 "지구촌 곳곳에서 이념과 종교, 자국의 이익을 앞세운 분쟁과 전쟁이 일상적으로 일어나고 있고, 경제는 발달하는데 사회는 극단적으로 양극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와 너를 별개의 존재로 나누는 이분법적 사고가 세상을 지옥으로 만들고 있다"며 "더 늦기 전에 부처님께서 가르쳐 주신 관계와 평화를 생명선으로 하는 깨달음을 통해 문명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tell42@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