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이라도 쌀 때 넣자"…2차 석유 최고가격제에 주유소 '북적'

정유소 도매 상한가 인상에 출근길 차랑들 몰려
"당장은 큰 영향 없지만 재고 소진되면 오를 것"

2차 석유 최고가격제 시행 첫날인 27일 오전 8시 30분께 전북 전주시 완산구의 한 주유소에 주유하려는 차량이 들어서고 있다.2026.3.27/뉴스1 문채연 기자

(전주=뉴스1) 문채연 기자 = "조금이라도 쌀 때 넣으려고 출근길에 들렀어요."

제2차 석유 최고가격제 시행 첫날인 27일 오전 8시 30분께 전북 전주시 완산구의 한 주유소에는 주유하려는 차들이 끊임없이 몰려들었다. 석유류 가격 인상 소식이 전해지자 좀 더 저렴한 주유소를 찾아 차량이 몰린 것이다. 이날 해당 주유소의 휘발유·경유 가격은 리터(L)당 1755원으로 전주시 완산구 내에서 가장 저렴했다.

이날 주유소를 찾은 시민들은 가격이 본격적으로 인상하기 전 기름을 넣으려는 모습이었다. 특히 차에 기름이 남아 있음에도 가득 채우려는 이들이 많았다. 주민 김모 씨(40대)는 "기름이 남아 있지만, 고민하는 사이 가격이 확 오를까 봐 서둘러 왔다"며 "이 주유소에 사람이 이렇게 몰린 건 처음 본다"고 말했다.

트럭을 몰고 온 박모 씨(60대)는 "업장에서 쓰는 경유를 한 달에 한 번 받으러 오는데, 이번 달은 가격이 오를까 봐 일찍 왔다"며 "중동 사태 전에는 리터당 1550원이었는데 지금은 200원 넘게 올라 부담이 크다"고 전했다.

2차 석유 최고가격제 시행 첫날인 27일 오전 8시 30분께 전북 전주시 완산구의 한 주유소에 차량들이 주유하고 있다.2026.3.27/뉴스1 문채연 기자

가격 상승에 대한 불안감도 이어졌다. SUV 운전자 이모 씨(30대)는 "오늘부터 기름값 오른다는 이야기가 나오길래 서둘러서 기름 받으러 왔다"며 "평소 5만 원 정도 넣으면 세 칸은 찼는데, 오늘은 두 칸밖에 안 찼다. 이것도 벅찬데, 기름값이 더 오를지 걱정된다"고 말했다.

직장인 양모 씨(20대)는 "어제 친구들 사이에서 기름값이 오른다고 미리 주유해야 한다는 얘기가 나왔는데, 그때 미리 (주유)할 걸 그랬다"며 "밤새 기름값 오르면 어떡하나 걱정하다가 결국 신경 쓰여 오늘 아침 출근길에 기름 넣으러 왔다"고 말했다.

정부는 국제 유가 상승을 고려해 휘발유와 경유의 도매 최고가격을 210원씩 올렸다. 이에 따라 이날 오전 0시부터 다음 달 9일까지 2주간 석유 최고가격은 휘발유 리터당 1934원, 경유 1713원으로 적용된다. 최고가격은 정유사가 주유소에 공급하는 기름 도매가격 상한치를 말한다.

그러나 최고가격 상승에도 전북지역 내 기름 판매가격에는 아직 큰 변화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 한국석유공사 유가 정보서비스 오피넷에 따르면 이날 전북지역 평균 휘발유 가격은 리터당 1816원으로 전날과 같았고, 경유 역시 리터당 1811원으로 닷새 연속 같은 가격을 유지했다.

주유 업계는 기존 기름 재고가 소진된 이후 가격 상승이 본격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전북 전주시 덕진구에서 주유소를 운영하는 A 씨는 "아직 주유소들이 이전 도매가격에 매입한 기름이 남아 있어 당장 가격 변동이 크지는 않을 것"이라며 "이를 다 소진할 때까지는 지금 가격을 유지하겠지만, 이후에는 도매가격 인상분이 반영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tell42@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