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지원 전세보증금 '꿀꺽'…은행 속여 85억 편취한 일당 송치

허위 임대차계약서 제출, 보증금 지원사업 악용해 대출금 편취

김광수 전북경찰청 형사기동대 1팀장이 16일 전북경찰청 기자실에서 주거 취약계층 대상 전세 임대주택 지원사업(LH)과 청년 전월세 보증금 대출제도를 악용해 85억 원 상당의 허위 전세계약을 맺어 85억 원 상당을 편취한 일당 88명을 검거(5명 구속) 후 송치한 사건을 브리핑하고 있다. 2026.3.16 ⓒ 뉴스1 장수인 기자

(전주=뉴스1) 문채연 기자 = 청년 전월세 보증금 대출제도 등 정부 지원사업을 악용해 수십억 원을 가로챈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전북경찰청 형사기동대는 사기 등 혐의로 부동산 업자인 A 씨(50대) 등 5명을 구속 송치했다고 16일 밝혔다. 또 명의대여자 등 83명을 불구속 송치했다.

이들은 지난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 56세대에 대한 허위 임대차계약서를 제출하는 방법으로 은행 등 6곳에서 68차례에 걸쳐 총 85억을 대출을 받아 편취한 혐의를 받고 있다.

조사결과 A 씨 등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주거 취약계층 전세 임대주택 지원사업과 금융기관의 청년 전월세 보증금 대출제도를 이용해 이 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명의대여자 또한 해당 지원사업과 대출제도 대상자에 부합하는 사회초년생과 무주택자 등이 대다수인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에 따르면 A 씨 등 주요 피의자로 지목된 5명은 범행에 앞서 80여 명의 허위 임차·임대인을 모집해 임대차 계약서를 작성했다. 주범 일당은 명의대여자들에게 2년 뒤 대출금을 갚아주고, 매달 수수료 100만~200만 원을 지급하는 조건으로 허위 계약을 진행했다.

이후 은행으로부터 대출자금이 입금되면 총책인 A 씨가 금액을 배분해 나눠 가진 것으로 파악됐다.

A 씨 등 주범 5명은 자금관리책과 임대인 모집책 등으로 역할을 나눠 치밀하게 범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허위 임차인은 실제 거주하지 않는 상황에서 임대료와 이자를 은행 측에 지급해 전세 계약을 유지하고, 임대인은 허위 임대인이 실거주하지 않아 비어있는 호실에 제3자와 새로운 임대차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과정에서 새로 임대차계약을 작성한 일부 임대인 11명이 약 8억원에 달하는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허위 임대인 한 사람당 대출받은 금액은 5000만 원부터 2억5000만 원에 이르는 것으로 전해졌다.

허위 대출이 이뤄진 사실을 알게 된 은행들은 현재 반환청구 소송을 진행 중이다.

허위 계약서와 장부, 금융계좌 거래내역들을 입수한 경찰은 피의자들의 범죄수익금 배분 구조를 확인해 기소전 몰수·추징보전을 진행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앞으로도 국민 혈세로 마련된 정부보증 전세대출자금 제도를 악용한 사례에 대해 수사력을 집중해 엄정대응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tell42@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