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비 등 22억 편취' 이장호 전 군산대 총장 집유

재판부, 뇌물 혐의엔 '증거불충분' 무죄 선고

이장호 전 군산대학교 총장이 12일 전주지법 군산지원에서 열리는 1심 선고 공판에 참석하기 위해 법원으로 들어서던 중 취재진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뉴스1

(군산=뉴스1) 강교현 기자 = 국책사업을 총괄하면서 수십억 원 상당의 공사비를 가로챈 혐의로 법정에 선 이장호 전 군산대 총장이 1심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전주지법 군산지원 제1형사부(백상빈 부장판사)는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사기)과 조세범처벌법 위반 등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이 전 총장에게 12일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했다.

이 전 총장은 지난 2021~22년 해상풍력연구원장 재직 당시 국책사업인 '해상풍력터빈 기술 개발 사업'을 총괄하면서 22억 원 상당의 사업비를 편취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에 따르면 '해상풍력터빈 기술 개발 사업'은 당초 2018년 6월~2022년 5월 진행될 예정이었지만 2021년 6월 중단됐다.

이 전 총장은 해당 사업 중단에도 공사가 완료된 것처럼 전산에 등록하는 방법으로 총 4차례에 걸쳐 22억 원 상당을 편취했다.

조사 결과, 이 전 총장은 사업 진행 과정에서 주관기관이 사업비 지출 서류를 RCMS에 등록하면 별다른 검토 없이 사업비가 지급되는 시스템의 구조적 특성을 악용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파악됐다.

이 전 총장은 이 외에도 산학협력단장 A 씨와 공모해 건설업체 대표로부터 약 4억 8000만 원 상당액이 기재된 허위 전자세금계산서를 수취하기도 했다. 또 그는 연구원 명의 계좌로 입금된 연구 수당을 다시 돌려받는 방법으로 총 4차례에 걸쳐 2800만 원을 가로챈 혐의도 받고 있다.

이 전 총장은 공사 수주 등 각종 이권 제공 대가로 건설업체 대표나 직원들에게서 3억 원 상당의 금품 수수를 약속받거나 이를 요구한 혐의로도 기소됐다.

이에 검찰은 앞서 결심공판에서 이 전 총장에게 징역 14년을 구형했었다.

재판부는 이날 제기된 공소사실 중 대부분에 대해 유죄로 인정했다. 다만 뇌물 혐의에 대해서는 '증거불충분'을 이유로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국책사업 총괄책임자로 국가연구개발사업 과정에서 허위 증빙자료를 등록해 연구개발비를 편취하고, 거짓 세금계산서를 발급받아 조세 질서를 어지럽게 했다"며 "편취 행위에 적극 나아간 점, 혁신 기술 개발을 저해하고 국가 재정에 악영향을 끼친 점 등을 고려하면 죄질이 불량하고 비난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그럼에도 피고인은 범행을 부인하며 반성하지 않고, 연구원들에 대한 경제적 보상 노력도 기울이지 않았다"면서도 "행정소송 등 정상적 절차를 통해 피해 회복이 가능해 보이는 점, 편취한 금원이 개인적 용도로 사용했다고 보기 어려운 점, 사업 완수를 위해 나름 노력을 기울인 점 등을 종합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판시했다.

조세범처벌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전 군산대 산학협력단장 A 씨에게는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이 선고됐으며, 양벌규정에 따라 군산대 산학협력단에eh 벌금 3000만 원이 선고됐다.

이 전 총장은 이날 재판 뒤 "변호인단과 함께 판결문을 검토한 뒤 항소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kyohyun2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