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주 '얼굴 없는 천사' 올해도 왔다…백미 10kg 60포와 손 편지

18년째 이어진 사랑…"희망과 용기로 풍성해지길"

완주군 용진읍 ‘얼굴 없는 천사’가 놓고 간 쌀 포대.(완주군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뉴스1

(완주=뉴스1) 임충식 기자 = 전북 완주군 용진읍 '얼굴 없는 천사'가 올해에도 따뜻한 사랑과 감동을 놓고 사라졌다. 벌써 18년 째 이어진 선행이다.

30일 완주군에 따르면 지난 26일 이른 아침 용진읍 행정복지센터 앞에 백미 10kg 60포대가 쌓여있는 것을 직원이 발견했다. 차곡차곡 쌓아놓은 쌀 포대 위에 한 통의 편지도 놓여 있었다.

편지에는 "가장 외지고 어두운 곳에서 고단한 시간을 보내는 이웃들에게 사랑의 온기를 전하고 싶다. 서로 나누며 살아가는 용진읍민들의 삶이 희망과 용기로 풍성해지기를 바란다"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이 익명의 기부자의 선행이 시작된 것은 2008년부터다. 이후 매년 같은 자리에서, 같은 방식으로 선행이 이어지고 있다. 올해까지 기증한 쌀 만 1080포대(1만800㎏)에 달한다.

설선호 용진읍장은 "18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변함없이 이웃을 생각하며 나눔을 실천해주시는 얼굴없는 천사께 깊은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며 "이러한 따뜻한 마음이 모여 용진읍을 더욱 살기 좋은 공동체로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기탁된 백미는 기부자의 뜻에 따라 용진읍 관내 저소득층과 복지사각지대에 놓인 어려운 이웃들에게 전달될 예정이다.

한편, 용진읍은 매년 이름 없이 전해지는 이 나눔에 보답하는 뜻으로 지난 2016년부터 이장협의회 주관으로 사랑의 쌀 나눔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94chung@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