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사지에 거점형놀이터 조성?…억대 용역비만 날린 전주시"

(전주=뉴스1) 임충식 기자 = 전주시가 경사지에 아이들을 위한 거점형 대형놀이터 조성사업을 추진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위험성 등 문제점이 지적되면서 부지가 변경되기는 했지만, 용역을 위해 투입된 억대 예산을 낭비해야만 했다.

온혜정 의원은 26일 전주시의회에 열린 자원순환녹지국에 대한 행정사무감사에서 "전주시가 거점형 대형놀이터 사업 부지를 선정하는 과정에서 검토를 제대로 하지 않아 억대의 설계 용역비를 낭비했다"고 질타했다.

온 의원에 따르면 시는 당초 '덕진권역 거점형 대형놀이터'를 우아동 지방정원 부지에 조성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해당 부지는 경사로였다. 문제가 있다고 판단한 시는 사업 부지를 송천동 어린이창의체험관 인근으로 변경했다. 부지가 변경되면서 기존 용역 자료는 무용지물이 됐다. 용역에 사용된 예산은 1억 7000만 원이다.

온 의원은 "부지가 사업 추진에 제약이 있는지는 가장 먼저 고려됐어야 할 사안"이라며 "하지만 시는 이 같은 기본적인 사안도 확인하지 않았다. 검토 자체가 부실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번 부지 변경으로 기존 설계용역은 활용할 수 없게 됐고, 이미 집행된 예산만 낭비하게 됐다"며 "기초 조사만 철저히 했어도 막을 수 있었던 대표적 예산 낭비 사례다. 책임 소재를 명확히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온 의원은 "주요 사업의 용역 결과 뒤집기 등 예산 낭비 행태가 반복되고 있지만 책임지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며 "전주시 전체 행정에 대한 신뢰 회복을 위해 분명한 책임 규명과 사업 검토 체계를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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