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동순찰대 창설 1년…전북 112신고 2만7천건 감소, 실효성은?
이상동기범죄 대응 기순대에 인력 차출…지구대·파출소는 대응력 '뚝'
실제 출동은 결국 파출소…조직 내 기동순찰대·형사기동대 비판 여론
- 장수인 기자
(전주=뉴스1) 장수인 기자 = 경찰이 훙기난동 사건 등 이상동기범죄를 선제적으로 대응·예방하고자 기동순찰대를 창설한 지 1년이라는 시간이 지났다. 하지만 여전히 전북 일선 현장 경찰관들 사이에서는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5일 전북경찰청에 따르면 현재 도내 기동순찰대(이하 기순대)에는 3개팀에 96명의 경찰이 배치돼 있다. 지난해 기순대 창설과 함께 각 일선서와 지구대 등에서 이동한 경찰들이다.
이들은 치안 수요가 높은 장소에 집중적으로 배치돼 도보·거점 순찰로 주민과 자연스러운 접촉 기회를 통해 문제를 발굴·해결하는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기순대 창설 효과도 입증됐다. 실제 전북경찰청에 따르면 기순대가 창설된 지난해 2월 말부터 12월까지 도내 살인 사건 등 5대 범죄 발생건수는 전년 동기간 대비 445건이나 감소했다.
112신고건수의 경우도 2만 7795건 감소했으며, 1급서인 전주완산·덕진, 군산, 익산 등 4개 경찰서에서 대응하는 건수도 1만 4451건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수치만 놓고 보면 분명 효과가 있는 셈이다.
하지만 창설 1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이들에 대한 조직 내 시선은 곱지만은 않다. 타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강력 범죄 수요가 적은 전북의 실정과 맞지 않다는 것이 그 이유다.
112 신고건수 등이 감소한 것도 경찰의 여러 역할 수행의 효과일 뿐, 기순대 창설 효과로만 보기 어렵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일각에서는 '점차 축소가 필요한 부서'라는 말까지도 나오는 상황이다. 같은 시기 창설된 형사기동대도 마찬가지다.
20여년간 형사 생활을 한 경찰관은 "이상 동기 범죄에 대응한다고 만들어놨는데, 실제로 어떤 사건이 발생했을 때 112 신고를 받고 대응하는 경찰들은 지구대·파출소"라며 "어쩌다 한번 발생할 수 있는 이상동기범죄에 대응하려고 100여 명에 가까운 경찰 인력을 배치하는 게 맞는 건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기순대에서 할 일이 없으니까 요즘에는 지명수배범 잡으러 다닌다고 들었다"면서 "강력 사건은 일선서에서 다하는데, 형사기동대도 왜 필요한지 모르겠다. 전국 경찰청마다 일괄적으로 운영하기보다, 지금이라도 지역 상황에 맞춰서 운영돼야 한다"고 꼬집었다.
또 다른 경찰관은 "112신고에 대응할 지구대, 파출소 인력이 부족하다 보니 현장 경찰관 수가 적으면 인접해 있는 지구대 등에서 지원을 나오는 상황"이라며 "때문에 최일선 현장의 대응력만 열악해지고 있다. 현장에서 10가지 설명을 해야 하는데 시간이 없으니깐 핵심만 말하고 빠진다든지, 불친절하다는 소리를 들을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한편 기동순찰대와 같은 시기 창설된 전북경찰청 형사기동대 소속 경찰관 수는 76명이다.
soooin92@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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