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허락하는 한 봉사할 것" 전북 최고령 의사 강재균 박사

강재균 원장이 27일 오후 전북 전주시 기리오피스텔 6층 강이비인후과에서 진료를 보고 있다. 강 원장은 현재 91세로 전국 최고령 이비인후과 원장이다.2014.12.27/뉴스1 2014.12.27/뉴스1 ⓒ News1 김대웅 기자
강재균 원장이 27일 오후 전북 전주시 기리오피스텔 6층 강이비인후과에서 진료를 보고 있다. 강 원장은 현재 91세로 전국 최고령 이비인후과 원장이다.2014.12.27/뉴스1 2014.12.27/뉴스1 ⓒ News1 김대웅 기자

(전주=뉴스1) 박효익 기자 = 한국 나이로 아흔 하나. 우리나라 국민들의 평균수명인 81세를 넘어선 지 어느덧 10년째다. 서울대 의대 5회 졸업생 동기들은 모두 세상을 떠났다. 초등학교 동창생도 1명밖에 남지 않았고, 고등학교 동기 100명 중에도 7~8명만이 남아 있을 뿐이다.

하지만 여전히 현업에 종사하며 환자들을 돌보고 있는 그다. 그만큼 건강이 뒷받침되기 때문이다.

시력은 젊은 사람 저리 가라다. 안경을 끼지 않고서도 신문을 정독할 수 있을 정도. 청각 또한 환자들과의 의사소통에 전혀 거리낌이 없는 수준이다. 고령자일수록 시각과 청각 등의 인지능력이 떨어지게 마련이지만 그는 예외다.

또한 모악산 정도는 거뜬히 오를 수 있는 체력이다. 젊을 적 군의관 시절 전방 구호소가 설악산 800m 고지에 위치한 까닭에 매일 1.6㎞를 왕래했던 게 밑바탕이 됐다. 요즘도 주말마다 3시간씩 산에 오른다. 근래에는 해발고도가 1915m에 이르는 지리산 천왕봉에도 다녀왔다.

평상 시 꾸준한 관리가 그의 건강 비결이다. 진북동 자택에서 사무실까지 30분 거리를 매일 걸어 다닌다. 웬만하면 전주시내에서는 아예 차를 타지 않는다. 실제 그는 차를 가지고 있지도 않다.

담배는 평생 피운 적이 없다. 술도 반주 정도만 할 뿐, 과음은 하지 않는다. 특히 스트레스를 받지 않으려고 많은 노력을 한다. 욕심을 버리는 것이다.

강재균 원장이 27일 오후 전북 전주시 기리오피스텔 6층 강이비인후과에서 진료를 보고 있다. 강 원장은 현재 91세로 전국 최고령 이비인후과 원장이다.2014.12.27/뉴스1 2014.12.27/뉴스1 ⓒ News1 김대웅 기자

그에게는 요즘 현대인의 필수품인 '자동차'가 없다. 운전을 하면 스트레스가 필연적이기 때문에 아예 운전대를 잡지 않는다는 것이다. 유류비나 보험료도 무시 못 할 수준, 경제적인 부담도 한 이유다.

비록 고액연봉군에 속하는 직업이지만, 강 박사에게는 경제적 여유가 그다지 많지 않다. 병원 목이 좋거나 시설이 좋은 것도, 홍보를 따로 하는 것도 아니어서 주로 아는 사람들만 병원을 찾는다. 환자가 하루 15~16명 정도인데다가 간호사 임금에 기타 부대비용을 제하면 그에게 돌아가는 건 수익의 1/3 정도뿐이다. 오죽하면 어금니가 하나도 없는데 보철치료조차 받지 못할까.

하지만 강 박사는 자족한다. 현재에 만족하고 사는 것도 스트레스를 받지 않고 건강하게 사는 비법 중 하나다. 공무원 집안에서 나름 유복하게 자라서인지 '물욕'에 집착하지는 않는다. 자식들도 크게 속 썩이지 않고 자라줬고, 만혼에 얻은 아내(85)와 단둘이 오순도순 사는 것도 나름의 행복이다. 아침에 일어나 수염을 깎고, 거울을 보며 넥타이를 매는 것에서 소소한 즐거움을 느끼고, 출근을 해 환자들을 돌보며 보람을 찾는다.

강 박사가 환자들을 대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진심'이다. 가족처럼 대하며 말 한 마디 따뜻하게 건네는 것이 백약보다 중요하다는 것이다. 의사가 친절하고 성의껏 진료할 때 환자가 그 진심을 느끼는 것은 당연지사. 환자들이 그러한 진심을 알아줄 때 의사가 보람을 느끼는 것 또한 당연하다. 앞으로도 지금처럼 환자들을 만나 보람을 찾는 게 강 박사의 바람이다.

"건강이 허락하는 한 봉사를 계속 할 생각입니다."

whick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