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끝에 남은 제주식 다정함…'마씸'을 아시나요

[제주어 가게로 보는 제주 Ⅱ] ⑦ 제주마씸
"말을 둥굴게 마무리하려는 제주인 마음 담겨"

편집자주 ...유네스코 소멸 위기 언어인 제주어가 제주 골목상권의 새로운 브랜드로 숨 쉬고 있습니다. 뉴스1 제주본부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12차례에 걸쳐 제주어 상호를 지닌 매장을 탐방하고, 해당 제주어의 언어적 가치와 그 속에 담긴 정겨운 이야기를 전합니다. 이번 기획기사가 다루는 제주어 상호들은 뉴스1 제주본부 제주어 선정위원회(허영선 시인, 김순자 전 제주학연구센터장, 배영환 제주대학교 인문대학장, 김미진 제주학연구센터 전문연구위원)의 심사를 거쳐 선정됐습니다.

제주시하나로마트 매장내 제주마씸 전용 판매코너./뉴스1

(제주=뉴스1) 강승남 기자 = 최근 인기를 끌었던 드라마 '폭싹 속았수다'.

작품 속 배우들의 대화를 듣다 보면 말끝에 '마씸'이 붙는 장면을 종종 만날 수 있다. 낯선 사람에게는 하나의 단어처럼 들리지만, 제주 사람들에게는 익숙한 말끝이다.

제주어 '마씸'은 문장 끝에 붙어 말을 공손하고 부드럽게 맺는 표현이다. '마씀'으로도 쓰인다. 표준어의 '~입니다', '~습니다', '~어요'에 가까운 말맛을 낸다.

정확한 어원을 단정하기는 어렵다. 다만 제주어 연구 자료에서는 서술어 뒤에 붙어 존대와 대우를 나타내는 말끝 표현으로 설명된다.

제주어사전 역시 '마씸'을 듣는 사람에게 존대의 뜻을 나타내는 보조사로 풀이한다.

'마씸'은 단순한 어미가 아니다.

말을 낮추지 않으면서도 딱딱하게 세우지 않는 제주식 존대다. 부드럽고, 정겹고, 조금은 능청스럽다. 상대를 멀리 두지 않으면서도 예의를 놓치지 않는 말이다.

그래서 '마씸'은 제주어의 온도를 보여준다.

같은 말을 해도 끝에 '마씸'이 붙으면 말맛이 달라진다. 설명은 친절해지고, 인사는 더 정다워진다. 제주어 특유의 억양과 함께 들리면 말끝이 둥글게 접히는 느낌을 준다.

관광객에게도 '마씸'은 비교적 익숙한 제주어다. 시장이나 식당, 관광지 안내문에서 종종 만날 수 있다.

이 말은 오늘날 간판과 브랜드에도 남아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제주마씸'이다.

표준어로 풀면 '제주입니다'라는 뜻으로 읽힌다. 제주도가 품질을 인정하는 제주도 중소기업 공동상표로, 제주산 제품에 지역성과 신뢰를 더 하는 공동브랜드다.

제주도가 인증하고 공동관리하는 만큼 소비자가 믿고 살 수 있는 제주지역 공동브랜드라는 의미를 갖는다.

청정 제주에서 자라난 친환경 농·수·축·임산물, 제주의 자연이 담긴 특별한 맛, 오직 제주에서만 만날 수 있는 고품질 특산품, 제주도가 엄선한 믿을 수 있는 제품에만 허용되는 브랜드이다.

김순자 전 제주학연구센터장은 "그저 '제주'라고 쓰지 않고, 말끝에 '마씸'을 붙이면 단순히 딱딱한 인증 문구가 아니라 사람이 건네는 말처럼 들리게 된다"며 "제주어 보조사 '마씸'에는 제주 사람들이 상대를 대하는 방식, 말을 둥글게 마무리하려고 마음이 담겨 있다"고 말했다.

이 기사는 뉴스1제주본부와 제주도가 공동기획했습니다.

ks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