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종 셀프 종결'…의문만 가득한 부 경장의 91일간 행적

실종 신고 접수부터 구속까지…여자화장실 침입도
가장 큰 의문점은 범행 동기…최근 일부 혐의 시인

실종 사건 2건을 허위종결한 혐의를 받는 제주서부경찰서 소속 부 모 경장이 25일 제주지방법원에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친 뒤 이동하고 있다. 2026.8.25 ⓒ 뉴스1 안은나 기자

(제주=뉴스1) 고동명 기자 = 실종 신고를 허위 종결한 혐의로 수사받는 부 모 경장(34) 사건은 범행 동기부터 이해하기 힘든 부분이 많다.

경찰 내부에서조차 업무가 과중한 것도 아니고, 승진 등 실익이 없는데도 왜 이 같은 범행을 저질렀는지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 대다수다.

장 모 씨(37) 실종 신고 이후 구속될 때까지 부 경장의 괴이한 91일간의 행적을 되짚어본다.

첫 신고받고 7차례 위치조회 후 "연락됐다" 거짓말

5월 15일 오후 6시 43분쯤. 야간당직 중이던 제주서부경찰서 소속 실종팀 부 경장은 "30대 여성이 지난 12일 오후 10시 15분쯤 숙소를 나간 뒤 실종됐다"는 내용의 신고를 접수했다.

국민의힘 박상웅 국회의원이 제주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부 경장은 신고를 받고 당일 오후 7시 8분부터 8시 55분까지 7차례 112시스템상 위치정보를 조회했다. 해당 조회 기록은 개인 위치 정보 보존 기간인 3개월이 지나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기존에는 부 경장이 실종 신고 후 장 씨와 접촉 시도 자체를 하지 않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있었지만 7차례 위치정보를 조회한 사실이 나타났다.

다만, 부 경장이 위치조회 이후 장 씨에게 직접 통화를 시도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현재까지 경찰 수사를 종합하면 당시는 장 씨가 숨진 뒤였지만, 장 씨의 휴대전화 전원은 다음 날 오전까지 켜져 있었다.

하지만 당시 부 경장은 장 씨 휴대전화 위칫값이 한림항 근처로 확인됐는데도 대면 접촉 없이 "실종자와 연락이 닿았다"며 오후 9시 16분쯤 사건을 자체 종결했다.

장미란 씨 등 실종 사건 2건을 허위종결한 혐의를 받는 제주서부경찰서 소속 부 모 경장이 25일 제주지방법원에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친 뒤 이동하고 있다. 2026.8.25 ⓒ 뉴스1 안은나 기자

약 2개월이 지난 7월 2일 오후 6시 2분쯤 부 경장은 60대 남성이 실종됐다는 가족의 신고도 받았지만 오후 11시 38분쯤 사건을 또 자체 종결했다. '연락이 닿았는데 위치를 알리기 싫어한다'는 거짓말과 함께였다.

같은 달 19일 장 씨 가족이 서울 노원경찰서를 통해 실종 재신고를 하자 부 경장은 7월 20일부터 21일까지 4차례에 걸쳐 다시 장 씨의 휴대전화 위치를 조회한 것으로 드러났다. 본인이 '교통사고로 사망했다'며 실종자 관리 목록 시스템에 입력해 놓은 실종자를 찾겠다며 다시 위치를 추적한 것이다.

장 씨 휴대전화 전원이 이미 꺼진 지 오래라 성과가 있을 리 없었지만, 부 경장은 본인이 신고를 종결했다는 사실도 계속 숨겼다.

허위종결 이후 경찰서 여자 화장실 침입도

자신의 범행이 드러날 수 있는 상황에서 부 경장은 7월 22일 서부경찰서 여자 화장실에 침입했다 발각됐다.

이후에도 경찰은 '연락이 닿았다'는 부 경장의 진술만 믿고 장 씨와 관련한 통화 기록을 찾다가 결국 8월 11일에야 부 경장을 직위해제하고 입건 전 내사 단계에 들어갔다.

그리고 사흘 뒤 부 경장을 입건하고 같은 달 22일 직무유기, 공전자기록 위작·행사,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등 혐의로 긴급체포했다.

24일에 체포적부심을 통해 풀려난 부 경장은 다음 날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통해 구속됐다. 경찰은 부 경장이 지난해 3월부터 실종팀에서 근무하며 처리한 실종 신고 298건 전체를 전수조사 중이다.

한편, 뉴스1 취재 결과 구속된 후에도 '장 씨와 연락이 닿았다'는 주장을 이어오던 부 경장은 최근 자신의 혐의를 일부 인정한 것으로 확인됐다. 제주경찰청은 밤샘 조사를 이어가며 부 경장의 범행 동기를 집중 추궁하고 있다.

kd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