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경찰 향한 성토 도배…'칭찬게시판'이 '비난게시판'으로
장미란 씨 사건 이후 사흘간 비판·비아냥 글 10여건 게시
"개인 일탈이냐" 최고 지휘부 책임론도…경찰 답변 "복붙"
- 강승남 기자
(제주=뉴스1) 강승남 기자 = 제주에서 실종된 장미란 씨가 100여 일 만에 숨진 채 발견되고 담당 경찰관의 허위 사건 종결 사실까지 드러나면서 제주경찰을 향한 비판 여론이 제주경찰청 홈페이지를 도배하다시피 하고 있다.
경찰관의 선행 등을 소개하는 제주경찰청 홈페이지 '칭찬한마디' 게시판에는 장 씨의 시신이 발견된 지난 24일부터 26일까지 제주경찰을 비판하거나 비아냥대는 글이 10건 이상 올라왔다.
게시판의 이름인 '칭찬한마디'가 무색할 정도다.
24일 현 모 씨는 '사람 죽게 만드는 경찰 칭찬할 게 있냐'는 제목의 글을 게시했다.
타지역에 거주한다고 밝힌 이 모 씨는 담당 경찰관이 약 5개월 동안 실종사건 200여 건을 종결한 것으로 알려진 데 대해 "이해하기 어렵다"는 취지의 글을 올렸다. 이 과정에서 외국 범죄단체와의 연관 가능성까지 제기했지만, 현재까지 이를 뒷받침할 만한 사실은 확인되지 않았다.
김 모 씨는 "지금까지 경찰의 행태를 보면 이것이 일개 개인의 일탈이라고 할 수 있느냐"며 "경찰이 국민의 생명과 국가 치안을 보호할 능력이 되는지 의문"이라고 비판했다.
경찰 지휘부의 책임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또 다른 이 모 씨는 "담당 경찰관만의 문제겠느냐"며 제주서부경찰서장과 제주경찰청장의 책임 있는 사과와 대응을 촉구했다. 이어 "꼬리 자르기를 한다고 조용히 넘어갈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25일 박 모 씨는 담당 경찰관이 장 씨와 통화한 것처럼 허위 보고한 것으로 알려진 점을 겨냥해 "사람이 죽든 말든 방치하는 것이 경찰의 일이냐"며 "신고해도 경찰 마음대로 종결하고 사건을 삭제하는 것 아니냐"고 불신을 드러냈다.
경찰과 제주 치안을 비꼬는 글도 잇따랐다.
조 모 씨는 "노고에 아주 감사드린다. 덕분에 무서운 제주도에 여행을 가지 않게 돼 비용을 아꼈다"고 비아냥댔다.
김 모 씨 역시 "제주도를 캄보디아나 멕시코와 같은 곳으로 만들어 준 제주경찰의 노고가 인상 깊다"는 취지의 글을 올렸다.
담당 경찰관에게 더욱 무거운 혐의를 적용해야 한다는 요구도 제기됐다.
26일 차 모 씨는 "왜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 혐의 적용 여부를 검토하지 않느냐"며 "직무 유기 등 표면적으로 보이는 혐의만 다룰 것이 아니라 피해자의 사망과 담당 경찰관의 행위 사이의 연관성을 철저히 살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여성 혼자 제주에 오지 말라거나 밤에 혼자 다니지 말라는 이야기까지 돌고 있다"며 최근 온라인을 중심으로 확산하는 제주 치안 불안론을 언급했다.
이 모 씨는 "실종 신고를 했는데 이를 묻어버리는 것이 말이 되느냐"며 "제주경찰만 수사할 것이 아니라 검찰과 협력해 한 점의 의혹도 남지 않도록 수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러나 비판 글에 대한 제주경찰청의 답변은 사실상 같은 내용이 반복되고 있다.
제주경찰청은 게시글마다 "최근 발생한 실종사건과 관련해 제주경찰청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를 전달한 것으로 이해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실종사건 처리 과정에서 실망을 안겨드린 점에 대해 국민과 유가족에게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법과 원칙에 따라 철저히 수사하고 관련 절차를 개선해 국민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는 경찰로 거듭나겠다"고 했다.
ks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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