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4·3의 비극…70여 년만에 유해로 만난 아버지

행방불명됐던 4·3희생자 유해 7구, 가족 품에

3일 오후 제주4・3평화공원 내 평화교육센터에서 열린 '4·3희생자 발굴유해 신원확인 결과 보고회'에서 송승문 전 4·3유족회장이 아버지의 유해를 살펴보고 있다. 2026.2.3/뉴스1 ⓒ News1 고동명 기자

(제주=뉴스1) 고동명 기자 = 행방불명됐던 4·3희생자 유해 7구가 70여 년 만에 가족의 품으로 돌아왔다.

제주도와 제주4·3평화재단은 3일 오후 제주4·3평화공원 내 평화교육센터에서 ‘4·3희생자 발굴유해 신원확인 결과 보고회’를 개최했다.

이번에 신원이 확인된 희생자는 도외 형무소에서 행방불명된 희생자 5명과 도내에서 행방불명된 희생자 2명이다. 대전 골령골 발굴유해 3구(김사림, 양달효, 강두남), 경산 코발트광산 발굴유해 2구(임태훈, 송두선), 제주공항 발굴유해 2구(송태우, 강인경)다.

제주가 아닌 도외 지역에서 발굴된 4·3희생자의 유해를 제주로 봉환한 것은 세 번째다.

이 가운데 도내 희생자인 송태우(당시 17세·제주읍 오라리)는 4·3유족회장을 지낸 송승문씨의 아버지다.

송태우는 1948년 11월 한라산에서 피난 중 토벌대에 연행돼 바다에 수장되거나 제주공항에서 희생됐다는 전언만 있었으나, 유해는 제주공항에서 발굴됐다.

제주도와 제주4·3평화재단은 가족도 없는 타지에서 70여 년간 잠들어 있던 희생자 5명의 유해를 최고의 예우로 고향 제주로 봉환하기 위해 김종민 평화재단 이사장, 김창범 유족회장과 유족 대표 등 22명으로 유해인수단을 꾸렸다.

지난 2일 세종시 추모의집에서 행정안전부에서 유해를 인계받고 세종은하수공원에서 화장한 후 이날 오후 제주국제공항으로 김포발 항공기를 통해 돌아왔다.

제주국제공항에서는 오영훈 제주도지사가 직접 유해를 영접하고, 70여 년 만에 고향 제주로 돌아온 희생자들의 넋을 기리며 유족들을 위로했다.

3일 오후 제주4・3평화공원 내 평화교육센터에서 열린 '4·3희생자 발굴유해 신원확인 결과 보고회'에서 참석자들이 헌화하고 있다.2026.2.3/뉴스1 ⓒ News1 고동명 기자

보고회에서는 조소희 서울대 법의학교실 교수의 신원확인 결과 보고를 시작으로 신원확인 유해 7위가 이름을 찾고 유가족에게 인계됐다.

70여 년이 지나 유해로나마 가족과 상봉하게 된 유가족은 유해에 되찾은 이름이 적힌 이름표를 달고 헌화와 분향으로 희생자를 기렸다.

오영훈 지사는 추도사를 통해 “이번 신원확인은 경산 코발트광산 발굴유해 가운데 최초로 신원이 확인된 사례”라며 “오랜 세월 이름 없이 잠들어야 했던 일곱 분 희생자의 명복을 빌며, 가족의 생사도 모른 채 세월을 견뎌온 유족 여러분께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전했다.

도는 행방불명 희생자 신원확인을 하려면 직계와 방계를 아우르는 8촌(조카, (외)손, 증손 등)까지의 채혈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며 유족의 참여를 당부했다.

이번 신원확인으로 426구의 발굴유해 중 도내 147명, 도외 7명을 아울러 총 154명의 신원이 확인됐다.

채혈은 제주한라병원(월~금, 오후 1시~4시 30분)과 서귀포열린병원(월~금, 오전 9시~오후 5시)에서 가능하다.

kd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