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장 잘못 찾고 수험표 놓고 오고…제주, 16곳 시험장서 수능 시작
도내서 7513명 응시…낮 최고 23도 포근
- 강승남 기자, 고동명 기자, 오미란 기자, 홍수영 기자
(제주=뉴스1) 강승남 고동명 오미란 홍수영 기자 =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제주도내 16곳의 시험장에서 13일 오전 8시 40분 일제히 시작됐다.
이날 제주지역 시험장 16곳(95지구 12곳, 96지구 4곳)에는 이른 아침부터 수험생들을 응원하기 위해 나온 교사와 재학생, 학부모, 지역주민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입실시간(8시10분)이 가까워지자 수험생들도 시험장으로 몰려왔다. 비교적 포근한 날씨에 수험생들의 옷차림도 가벼웠다.
하지만 '수능'이라는 문턱에 직면한 긴장감이 얼굴 곳곳에서 드러났다.
제주도교육청 95지구 제5시험장인 제주고등학교 앞 긴장한 수험생들을 위로한 건 응원단이었다.
평소 딸이 좋아하는 소불고기, 계란말이, 토스트까지 담은 커다란 도시락을 든 아빠, 등을 토닥이며 힘을 불어넣어 주는 엄마, 교문 앞에서 한명 한명 직접 차 문을 여닫아준 경찰 등 각자 방법은 달랐지만 응원하는 마음은 같았다.
수험생들은 교문 앞에서 선생님들이 두 팔 벌려 환영하는 모습에 활짝 웃기도, 왈칵 눈물을 쏟기도 했다.
사촌 동생을 응원하기 위해 달려온 이 모 씨(21)는 "긴장하지 말고 잘 보고 오길 바란다. 평소처럼 하는 게 최고인 거 같다"고 말했다.
긴장감에 중요한 걸 놓친 수험생들도 보였다. 여학생들의 수험장에 학교를 착각한 남학생 2명이 잘못 찾아왔다가 발길을 돌렸다. 신분증을 깜빡해 뒤늦게 교문 앞에서 전달받는 학생도 있었다.
오전 7시50분쯤에는 다급하게 승용차 한 대가 수험장 앞으로 달려왔다. 열린 차 창문 사이로 수험표를 꺼내보인 학부모의 모습에 소란이 벌어졌다. 학부모는 수험표를 건네받은 선생님이 돌아와 "잘 전달했다"고 전하기 전까지 교문 앞을 떠나지 못했다.
95지구 제6시험장인 제주중앙여고에서 만난 학부모는 최 모 씨는 "(수능) 일주일 전부터 똑같은 점심을 만들었고 도시락도 같은 음식으로 쌌다"며 "담대하고 차분하게 하던 대로 임하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으로 믿는다"고 딸을 응원했다.
한 학부모는 교문까지 딸의 손을 잡고 바래다준 뒤에도 학교 안으로 들어가는 한참을 바라보며 자리를 떠나지 못했다.
95지구 제1시험장인 남녕고등학교 앞. 교복은 물론이고, 군복을 입거나 다리에 깁스를 한 채 나타난 수험생도 있었다.
교사, 학부모, 학생들은 수험생들을 만날 때마다 박수치며 큰 목소리로 "수능대박", "화이팅"이라고 외쳤다. 에너지바, 사탕 등이 든 간식 꾸러미는 덤이었다.
제주제일고등학교 학생회장인 오승훈 군(18)은 '프리 허그'에 나서기도 했다. '제일고 69기 선배님, 사나이의 뜨거운 포옹 한 번 어떠십니까'라는 문구를 적은 종이를 들고 이곳을 찾은 오 군은 학교 선배인 수험생들이 보일 때마다 두 팔을 활짝 펼쳐 들었다.
후배의 힘찬 응원에 수험생들은 멋쩍어하면서도 미소와 함께 "고마워"라고 연신 화답했다.
제주에선 이번 수능에 전년보다 551명 증가한 7513명이 응시했다.
한편 기상청은 이날 구름 많은 날씨를 보이겠다고 예보했다. 낮 최고기온은 18~23도로 전망했다.
ks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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