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밤보다 9월 밤이 더 덥다...제주 가을 열대야 '기승'

'서귀포' 9월 열대야 지난해 18일·올해 12일

제주시 삼양동 용천수 노천탕인 샛도리물(자료사진)뉴스1

(제주=뉴스1) 고동명 기자 = 제주에서 가을 초입인 9월에 열대야가 2년 연속 10일 이상을 기록했다. 열대야는 더 이상 여름밤의 전유물이 아니다.

14일 제주지방기상청에 따르면 제주도는 제주(북부), 서귀포(남부), 성산(동부), 고산(서부) 등 4개 지점에서 주요 기상 현상을 관측한다.

이날까지 '제주' 지점은 올해 열대야 일수가 66일, '서귀포' 71일, '성산' 44일, '고산' 50일을 기록하고 있다.

서귀포는 이미 지난 12일 1961년 이후 열대야 최다 기록(68일)을 넘은 뒤 연일 기록을 경신하고 있다.

나머지 지점의 최다 기록은 제주 75일, 고산 51일, 성산 60일이다.

'제주' 지점 기준 2017년 처음으로 열대야 일수가 50일을 기록한 뒤 30~40일을 보이다 2022년 56일, 2023년 50일, 2024년 75일 그리고 올해 66일 등 4년 연속 50일 이상을 기록했다.

최다 열대야 일수 1~4위가 2022년부터 올해까지 차지하고 있다.

제주 해수욕장의 저녁(자료사진)/뉴스1

최근 30년 간의 기후평년값(1991~2020년)을 보면 제주의 연간 폭염 일수는 3.9일에 불과하지만, 연간 열대야 일수는 이의 6배 인 25.1일로 전국 1위 수준을 보인다.

제주가 열대야 현상이 심한 이유는 2가지다.

먼저 북태평양 고기압이다. 여름철 우리나라는 고온다습한 북태평양 고기압의 영향으로 낮 동안 기온과 습도가 크게 오르는데 밤사이 낮 동안 누적된 열이 충분히 식지 못해 열대야가 자주 나타난다.

이 같은 현상은 제주처럼 사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섬에서 나타나는 해양성 기후 탓이다. 낮에 오른 수온이 밤사이 잘 내려가지 않아 해안지역을 중심으로 열대야가 심화한다.

여기에 해안지역의 습기가 열까지 가둬 밤중에 한증막 더위가 발생하는 것이다.

특히 최근 열대야 추세를 보면 한여름인 7~8월은 물론 9월에도 이어지고 있다.

'제주' 지점은 2022년과 2023년만 해도 9월 열대야가 각각 3일, 1일이었는데 지난해에는 19일, 올해는 10일로 나타났다.

반면 6월 열대야는 2022~2025년 6일, 3일, 1일, 2일 수준을 보인다. 초여름인 6월보다 초가을 밤이 더 무더워진 것이다.

현재까지 올해 열대야 최다일 수를 보이는 '서귀포' 지점도 9월 열대야는 2021년 전만 해도 0~1일이었으나 2022년 3일, 2023년 5일에서 2024년 18일로 급격히 늘었다. 올해는 12일이다.

한편 열대야는 오후 6시 1분부터 이튿날 오전 9시까지 최저기온이 25도 아래로 떨어지지 않는 현상을 말한다.

kdm@news1.kr